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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죽음이 석연찮은 상황에서 장례식장 한 번 찾지 않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업체 태도에 억장이 무너져요."

 

26일 오후 2시께 입관을 앞두고 전북 전주 예수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김아무개(28·여)씨는 아버지 영정사진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를 옆에서 지켜보던 여동생(24)도 언니의 눈물을 닦아주며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지난 25일 오전 11시 55분께, 김아무개(54)씨는 이 병원 중환자실에서 숨졌다. 약물에 의한 사고가 발생한 지 일주일 만이었다.

 

김씨에 따르면 아버지 김씨는 익산에서 전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등 도내 최대규모의 식자재 납품업체로 알려진 K식자재에 근무했다. 1년 이상 익산에서 근무하던 김씨는 지난 17일 전주 사업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이틀 뒤인 19일 오후, 업체에서 고양이를 쫓기 위해 매장에 둔 북어포를 먹고 의식을 잃었다. 김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북어포에는 진딧물 구제에 사용되는 '메소'라는 살충제가 발라져 있었던 것으로 경찰조사 과정에서 밝혀졌다.

 

그러나 이는 업체 직원의 진술에 따른 것으로, 경찰은 이날 아버지 김씨의 시신에서 채취한 시료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결과는 보름 뒤에나 나온다.

 

김씨는 아버지의 석연찮은 죽음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는 매번 번복되는 업체의 사고과정 진술 때문으로, 아버지 김씨가 버리려고 놓아둔 북어포를 먹었다거나 쓰레기통에 버린 것을 실수로 먹었다는 것이다.

 

김씨는 "사고당시 업체에서는 '잘못했다'며 시인했지만, 이틀 뒤 바로 태도를 바꿨다"며 "현재는 연락도 없을 뿐만 아니라 잘못을 떠넘기는 식으로 일관하고 있는 상태다"고 말했다.

 

유가족의 주장 등에 대한 사실 확인을 위해 업체 대표와 여러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경찰은 유가족이 제기한 사망과정에서 나타난 의혹 등 여러 정황을 파악하는 한편, 부검결과에 따라 해당 업체 관계자를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새전북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새전북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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