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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예산 1700억 원 가량 들어간 부산 '영화의전당'에 빗물이 새면서 국제적인 망신을 산 가운데, 부산광역시가 공사 지연 이유를 '화물연대' 때문이라고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화물연대가 소속된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부산시는 종로서 뺨맞고 화물노동자에게 눈 흘기느냐"며 부산시의 사과를 촉구했다.

부산시 건설본부는 19일 영화의전당에 대한 전면 보수공사 방침을 밝히면서 관련 설명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했다. 부산시는 "누수는 구조적인 결함 때문이 아닌 단순한 시공불량으로 사전에 충분한 누수 테스트를 하지 못한 불찰이고 관리 소홀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부산시 건설본부가 빗물이 샌 '영화의전당'과 관련한 보수공사 계획을 19일 발표하면서 관련 자료를 냈는데, 공사 지연의 원인을 '화물연대의 공사장 점거'를 들어 놓았다.
 부산시 건설본부가 빗물이 샌 '영화의전당'과 관련한 보수공사 계획을 19일 발표하면서 관련 자료를 냈는데, 공사 지연의 원인을 '화물연대의 공사장 점거'를 들어 놓았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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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부산시는 '공사가 당초 예상보다 지연된 사유'에 대해 설명하면서 '화물연대 공사장 점거'를 제일 먼저 꼽았다. 부산시는 "영화의전당은 36개월의 공사기간으로 2008년10월13일 착공해 2011년9월28일 준공토록 계약되었으나 착공시 화물연대의 공사장 점거로 3개월간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였다"고 밝혔다.

영화의전당은 아직 준공검사가 나지 않았다. 부산시는 지난 9월 29일 개관식을 가졌고, 6~13일 사이 열렸던 부산국제영화제 때는 임시사용승인을 받아 행사를 열었다. 그러다가 지난 13일 비가 내리면서 누수현상이 벌어졌던 것이다.

부산시는 영화제 기간인 지난 8~9일 사이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 투쟁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왔던 '5차 희망버스'에 대해 '국제적 망신'이라고 했는데, 영화의전당에 빗물이 새면서 그야말로 부산시가 '국제적 망신'을 만들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민주노총 "공사 부실 책임을 화물노동자에게 떠넘기기"

부산국제영화제 전용관인 영화의 전당 곳곳에 빗물이 흘러내리고 있다. 사진은 야외극장 부근 상단 통로 부분에서 떨어지고 있는 빗줄기.
▲ 비 새는 영화의 전당 부산국제영화제 전용관인 영화의 전당 곳곳에 빗물이 흘러내리고 있다. 사진은 야외극장 부근 상단 통로 부분에서 떨어지고 있는 빗줄기.
ⓒ 성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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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부산본부는 20일 "왜곡 날조로 영화의전당 부실 공사 책임을 화물노동자에게 떠넘기는 부산시"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사과를 촉구했다.

민주노총 본부는 "부산시가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국제영화제 행사가 있었던 영화의 전당 부실공사가 이유다. 부실공사로 인해 국제영화제가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 사람을 살리고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희망의 버스'가 국제적 망신이라며 호들갑을 떨던 부산시는 부산시민과 노동자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노총 본부는 "부산시는 부실공사 책임을 오히려 화물노동자에게 떠넘기고 있다. 사뭇 '종로서 뺨맞고 한강에서 눈 흘기는 꼴'이다. 심지어 왜곡과 날조된 허위사실로 노동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뻔뻔함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공사 현장의 화물연대 점거 주장에 대해, 화물연대 관계자는 "사실이 아니다. 당시에는 화물연대 파업 기간도 아니었다. 당시 화물 트럭 주차 공간은 부산시가 마련해 주었고, 옮기라고 해서 다른 곳으로 옮기기도 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본부는 "부산시가 금방 확인될 허위 사실을 유포해 노동자들의 명예를 실추시켰다. 노조 혐오증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부산시가 밝히고 있는 화물연대 무단점거에 따른 공사 지연은 날조된 거짓이다"며 "화물연대가 제시한 근거자료에 따르면 영화의 전당 공사를 화물연대가 방해한 사실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심지어 영화의 전당 공사부지에 있던 화물자동차 주차공간은 부산시가 제공한 곳이었다. 화물연대는 영화의 전당 공사를 위해 주차공간을 비워달라는 부산시의 요구에 대체부지로 옮겼다. 공사를 방해한 사실이 없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노총 본부는 "허위 날조된 자료를 배포한 부산시는 즉각 사과해야 할 것이다. 또, 주차 부지는 화물연대 조합원이 아닌 사람도 이용을 했던 화물노동자들을 위한 편의 공간이었다"며 "그럼에도 부산시는 화물연대를 지칭해 노동조합 혐오증을 숨기지 않았다. 부산시는 즉각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부산 해운대에 있는 영화의 전당.
 부산 해운대에 있는 영화의 전당.
ⓒ 부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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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건설본부 "부지 터럭 문제, 화물연대와 협의했다"

이와 관련해 부산시 건설본부 관계자는 "영화의전당 공사 부지의 트럭 주차 문제를 당시 화물연대와 협의했던 것이고, 공사 지연 원인에 대해 시공사와 감리측에서 모두 화물연대의 점거를 이유로 들었다"고 말했다.

영화의전당은 해운대구 우동 센텀시티 내에 지하 1층, 지상 9층 규모로 들어섰다. 부지면적 3만2137㎡, 연면적 5만4335㎡의 크기다. 총 사업비는 1700억 원이었다. 영화의전당은 2004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2008년 설계를 완료해 한진중공업(건설부문)을 시공업체로 선정한 뒤 공사에 들어가 3년 만에 완공한 것이다.

부산국제영화제 전용상영관인 영화의 전당 전경.
 부산국제영화제 전용상영관인 영화의 전당 전경.
ⓒ 민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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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영화의 전당, #부산광역시, #민주노총 부산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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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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