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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강원도의 텃밭에 양파와 마늘을 심고 비닐로 보온을 했다.
 작년에 강원도의 텃밭에 양파와 마늘을 심고 비닐로 보온을 했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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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여기(강원도)서 양파는 안 돼요. 날이 좀 추워야지…."

고구마 수확을 끝낸 텃밭에 퇴비를 넣는 것을 보고는 마을주민이 괜한 짓 하지 말라는 표정을 짓는다. 그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강원도처럼 겨울이 길고 추운 지방은 양파, 마늘처럼 겨울을 지나야 하는 작물을 키우기에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전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작년에 실험 삼아 양파와 마늘을 재배한 경험으로 올해는 넉넉히 심었다.

9월 초순경에 양파 씨앗으로 모종을 만들었다. 양파 씨앗은 빛이 없어야 발아가 잘 되기 때문에 5mm 정도로 깊이 심어주고, 모종재배기간은 40~50일 정도로 키워내서 밭으로 옮겨심는다. 중부지방은 10월 중순경부터 심고 남부지방은 조금 더 늦게 심는 편이며, 마늘도 양파와 비슷한 시기에 씨마늘을 심는다.

겨울을 지나야 하는 작물은 지역마다 심는 시기와 방법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지역의 종묘상이나 경험이 있는 농부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양파 모종과 씨마늘은 종묘상이나 전통시장에서도 지금 구입할 수 있다.

씨앗은 5mm정도로 깊이 묻어주며, 40여일 정도면 밭으로 옮겨심을수 있다.
▲ 양파모종 씨앗은 5mm정도로 깊이 묻어주며, 40여일 정도면 밭으로 옮겨심을수 있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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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잠을 자는 동물이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 후에 동면을 하는 것처럼, 양파와 마늘도 추운 겨울을 이겨내게 하기 위해서는 밑거름으로 퇴비를 넉넉히 넣어줘야 한다. 작물을 심기 10여 일 전쯤에 1평당 5~8kg 정도의 충분한 퇴비와 함께, 산성화된 흙을 개선하기 위해서 석회나 토양개량제를 같이 넣어준다.

양파와 마늘이 겨울을 잘 나기 위해서는 뿌리가 얼지 않도록 보온을 잘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보온재료는 왕겨와 톱밥, 볏짚과 같은 보온성이 높은 자연재료를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날이 풀리면 자연스럽게 부숙이 되고 거름이 되어 작물성장에도 도움이 된다. 양파와 마늘을 심고 이들 재료를 5cm 이상 텃밭에 두텁게 깔아준다.

왕겨나 볏짚같은 자연재료를 구하기 어렵다면 이랑에 비닐을 먼저 씌운후에 양파를 심고 비닐을 한번 더 씌워서 보온을 한다.
 왕겨나 볏짚같은 자연재료를 구하기 어렵다면 이랑에 비닐을 먼저 씌운후에 양파를 심고 비닐을 한번 더 씌워서 보온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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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보온재료로는 비닐을 사용할 수 있다. 날씨가 추운 지역에서는 왕겨나 톱밭 같은 자연재료를 먼저 덮어준 후에 흰색 비닐을 씌워주면 보온효과가 높아져서 겨울을 무사히 지낼 수가 있다. 작년에 강원도 텃밭에서는 이 방법을 사용했다. 자연재료를 구하기 어렵다면 흰색 비닐을 이랑의 흙 위에 먼저 씌운 후에 구멍을 내고 양파와 마늘을 심은 뒤 한 번 더 비닐을 씌워주면 보온효과가 높다. 비닐은 바람에 날리거나 구멍이 없도록 마무리를 잘 해야 한다.

양파를 심는 줄 간격은 약 25cm, 양파 간격은 15cm 정도로 한다. 이랑은 넓이 1m 정도로 평평하게 만들고, 높이는 15cm 정도로 하며, 골을 파고 양파 모종을 심어주면 된다. 비닐을 씌운 경우에는 호미로 비닐을 찢으면서 흙에 구멍을 파고 모종을 넣은 후에 흙으로 덮어준다. 보온용 덮개 비닐은 햇볕을 받을 수 있도록 반드시 흰색 비닐을 사용해야 한다. 양파 뿌리는 영하 5도까지도 견딜 수 있지만 땅이 얼지 않도록 기온이 영하로 내려갈 쯤에 비닐을 덮어준다.

이랑에 길게 골을 파고 양파를 심는다. 줄간격은 25cm 양파와의 간격은 15cm정도 간격을 둔다
 이랑에 길게 골을 파고 양파를 심는다. 줄간격은 25cm 양파와의 간격은 15cm정도 간격을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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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마늘은 껍질을 벗기지 않은채로 뿌리부분을 아래로 해서 5~7cm깊이로 심어준다
 씨마늘은 껍질을 벗기지 않은채로 뿌리부분을 아래로 해서 5~7cm깊이로 심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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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을 심는 줄 간격은 약 15cm, 마늘 간격은 10cm 정도로 하고, 이랑의 넓이는 1m 정도로 평평하게 만들고 높이는 15cm 정도로 한다. 씨마늘은 너무 얕게 심으면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너무 깊게 심으면 싹을 늦게 틔우거나 수확 때 뽑기 힘들 수 있기에 구멍은 5~7cm 정도 깊이로 적당히 파준다.

씨마늘은 껍질을 벗기지 않고 뿌리 부분이 아래쪽으로 향하게 해서 옆으로 기울어지지 않게 똑바로 넣는다. 흙을 덮은 후에 물을 뿌려 흙이 다져지게 해서 빈 공간을 메우면 찬바람을 막을 수 있다. 보온효과를 높이기 위해 왕겨 같은 자연재료를 두텁게 덮어주거나 흰색 비닐을 씌워서 보온을 해준다.

해를 넘겨 2월 중순경에 날이 풀리기 시작하면 보온용으로 씌워준 비닐은 걷어낸다. 겨울을 나면서 밑거름으로 넣어준 영양분은 거의 다 소모되었기 때문에 추가로 액비(물비료)를 웃거름으로 4월까지 월 2~3회 정도 뿌려줘야 한다. 작물 사이의 간격이 좁아 추비작업이 쉽지 않기 때문에 깻묵액비나 오줌액비를 물과 희석해서 뿌려주는 것이 좋다. 봄가뭄이 오래가면 수분이 부족하지 않도록 물도 충분히 뿌려준다.

작년에 강원도 텃밭에 비닐을 덮어 보온을 한 양파가 겨울을 이겨내고 살아났다.
 작년에 강원도 텃밭에 비닐을 덮어 보온을 한 양파가 겨울을 이겨내고 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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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와 마늘은 비교적 성장기간이 긴 작물로서 5~6월이 되어야 수확을 할 수 있다. 마늘은 5월쯤에 마늘쫑이 올라오면 따주는 것이 좋다. 마늘로 영양분을 집중해서 튼실하게 키울 수 있으며 마늘쫑은 밑반찬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파는 수확 때가 되면 줄기가 쓰러지고 흙 위로 양파가 드러나기 때문에 적당한 때에 수확을 한다.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서 건조를 해주면 오래도록 보관이 가능한 작물이 양파와 마늘이다.

비닐로 먼저 씌운후에 심은것과 흙에 바로 심기도 했다. 날이 좀 더 추워지면 톱밥으로 두텁게 덮어주고 비닐로 한번 더 덮어서 보온을 할 예정이다.
▲ 올해의 양파밭 비닐로 먼저 씌운후에 심은것과 흙에 바로 심기도 했다. 날이 좀 더 추워지면 톱밥으로 두텁게 덮어주고 비닐로 한번 더 덮어서 보온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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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찬 눈보라와 영하의 겨울 추위를 이겨내고 봄날에 싹을 틔워내는 양파와 마늘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뿌듯함과 함께 자연의 섭리에 무한한 존경심이 생겨나기도 한다. 경험 삼아 텃밭 한켠에 적게나마 길러보면, 육식을 많이 하는 요즘 사람들에게 양파와 마늘이 최고의 건강식품인 이유가 혹독한 겨울을 견뎌낸 것과 무관하지 않음을 알게 될 것이다.


태그:#양파, #마늘, #겨울, #왕겨, #씨마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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