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0.26재보궐선거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6일 오전 10시 국회 기획재정위 국정감사장에 들어가기에 앞서 국회 중앙홀에서 기자들과 만나 "10.26재보궐선거에 힘을 보태려고 한다"고 밝혔다.

"직접 지원유세에 나설 것이냐", "서울시장 선거뿐 아니라 다른 지역 선거에도 나설 것이냐"는 질문에는 "어떻게 힘을 보탤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게 없고 당 관계자분들과 상의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 지원 유세 등에 대한 여지를 남겨뒀다.

한나라당 선대위 발족식은 불참... "구체적 지원 방안은 당과 상의"

박 전 대표는, 현 정부 출범 이후 지금까지 선거는 당 지도부 중심으로 치러야 한다고 밀해온 것과 달리 이번에는 지원에 나선 이유에 대해서는 "정치가 무엇보다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보다 나은 삶에 대한 희망을 드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참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 뒤 "그동안 정부와 여당이 잘할 수 있도록 제가 한발 물러나 있었는데 지금 상황은 한나라당뿐 아니라 정치 전체가 위기"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모두 힘을 모아야 하고 당과 정치가 새롭게 변할 수 있도록 저도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에서 결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최근 한나라당 복지TF가 만든 복지정책안이 박 전 대표의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를 대폭 수용했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우리나라가 복지 확장기이고, 복지에 대해 더 많은,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그 틀을, 패러다임을 잘 만들어야 한다"며 "경제 성장과 복지가 선순환 되는 한국형 복지가 마련돼야 한다는 생각에서 관계되는 법을 발의했는데 당이 복지 당론을 결정한 것은 평가할 일이고 우리나라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당론이 어떻게 한 사람(박 전 대표)를 따라가느냐는 비판이 나온다"는 질문에는 "그것은 국민을 바라보고 생각하면 답이 나오는 문제"라고 일축했다.

"서울시장선거, 대선과 관계 없어... 성장·복지는 절대 따로 가는 게 아니야"

박 전 대표가 선거지원을 선언한 상황에서, 만약 안철수 서울대 교수도 등장할 경우 이번 재보선이 대선 전초전이 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며 "대선과는 관계없는 선거"라는 의견을 전했다.

박 전 대표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결과를 전망해달라는 질문에는 "지금 시점에선 복지 패러다임을 잘 만들어서 책임 있게 국민 피부에 와닿게 추진해 나가는 게 중요한다"며 "경제성장과 복지를 따로 보는 경향도 있는데 둘은 절대 따로 가는 게 아니고, 복지는 경제 정책에 아주 중요한 한 부분이기 때문에 성장, 복지, 고용, 양극화 해소 등 각종 문제들을 누가 더 책임 있게 잘 해나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표는 '정당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책임 있는 정치가 되려면 정당의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박 전 대표는 "정당 뒷받침 없이 책임 있는 정치와 정책을 펴는 것은 어려우며 잘 될 수가 없게 돼 있다"며 "정당정치가 비판받고 잘못됐다고 해서 정당정치가 필요 없다는 식으로 나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무소속인 박원순 후보와 더 나아가 안철수 교수를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정당정치가 필요하다는 점은 분명한데 여러 가지로 고쳐야 하고 변화하고 개혁해야 한다면 그걸 어떻게 국민이 바라는 방향대로 변화시키느냐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해, 한나라당 등 정치권의 혁신필요성도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지원을 선언했지만, 이날 오전 11시 '나경원 선대위' 발족식에는 불참하고 국감장으로 향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박 전 대표가 사실상 선거지원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했던 복지당론 채택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당 복지TF가 마련한 초안이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에 보고됐다. 애초 복지TF의 정책안 확정은 7일쯤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친박계 핵심인 유승민 최고위원 등의 요구로 앞당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