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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입을 열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7일 고용노동부 국정감사 때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고, 8~9일 5차 희망버스를 앞두고 있으며,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선거를 앞두고 입장을 밝힌 것이다.

김 지도위원은 "사측은 지금까지 일관되게 시간만 지나면 사람들한테 잊힐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크레인에서 내려가지 않는 한, 정리해고 94명의 동지들이 공장 바깥에 있는 한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 문제는 몇 년이 가더라도"라고 말했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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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 희망버스를 앞두고 찬반 논란이 뜨거운데, 부산시는 부산국제영화제 때 희망버스가 오면 '국제적 망신'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김진숙 지도위원은 "부당한 정리해고를 해놓고도 1년째 해결하지 않는 게 국제적 망신이다"고 말했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 35m 높이에서 6일까지 274일째, 해고자 정홍형·박영제·박성호씨는 중간층에서 102일째 농성 중이다.

다음은 김진숙 지도위원과 6일 오전 전화 인터뷰한 내용이다.

"조남호 회장도 밝힐 게 있으면 밝히고, 잘못된 것 바로 잡아야"


- 건강은?
"건강은 묻지 않았으면 한다. 그냥 그렇다."

- 날씨가 추워지고, 아침저녁으로 쌀쌀한데?
"지난 겨울에 쓰던 이불을 다시 쓴다. 겨울에 입었던 옷을 내려보냈는데 지금은 없어졌다고 한다. 겨울을 나기 위해 옷이며 양말, 내복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지난 9월 30일 한 시인이 겨울 잠바를 사서 보냈더라. 그날 좀 추웠는데, 그 옷을 입고 잘 잤다. 무어라 표현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고마웠다. 이 싸움을 계속해 온 게 그런 사람들의 관심과 애정인데, 다시금 그런 것을 느꼈다."

- 지난 8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한진중공업 관련 청문회를 열었지만 사측의 태도는 변화된 게 없는데?
"사측은 지금까지 일관되게 시간만 지나면 사람들한테 잊힐 것이라 생각한다. 시간이 가면 해결될 것이라 본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제가 크레인에서 내려가지 않는 한 이 상황은 끝나지 않을 것이고, 정리해고 94명의 동지들이 공장 바깥에 있는 한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이 문제는 몇 년이 가더라도."

- 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노동부 국정감사를 하는데, 조남호 회장이 증인으로 채택되었다. 하고 싶은 말은?
"조남호 회장이 출석하는지 모르겠다. 지난 청문회 때 다들 봐서 알겠지만, 쇼를 하고 있다. 대기업 회장이 그런 망신을 당하지 않았느냐. 그런 태도로는 안 된다. 국정감사에서는 정리해고의 부당함에 대해 따질 것은 제대로 따져야 한다. 조남호 회장도 밝힐 게 있으면 밝히고,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 나가야 한다."

- 국정감사와 관련해 여야 국회의원들에게 주문하고 싶은 사항은?
"국회의원들이 알아서 준비를 잘 할 것이라 본다. 청문회 때 밝혀졌지만, 한진중공업 정리해고는 명백하게 부당해고다. 한진중공업 문제는 한 기업의 울타리를 벗어나 있다. 회사 사람들의 능력으로 풀 수 있느냐에 의문이 든다. 정치인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나서야 한다. 국회의원들이 그동안 외친 게 민생안정이고 민생복지다. 더 이상 부당해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게 민생이다. 부당 정리해고를 못하도록 하는 법적 장치를 만들어 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부당 정리해고는 되풀이 된다."

- 야당은 한진중공업 사태와 관련해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지만, 한나라당이 받을 것이라 보는지?
"솔직히 말해 국정조사까지 안 갔으면 한다. 해결되지 않으니까 국정조사도 가야 한다. 민주당 정동영 의원이 한진중공업과 관련해 4대 의혹을 제기한 게 있다. 국정조사를 해서 명명백백 밝혀서 잘못을 바로 잡는 길로 가는 게 한진중공업이 사는 길이다. 국정조사를 통해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 그렇게 해야 고용과 생존이 보장된다. 정리해고 이후에도 해고자만이 아니라 현장에 복귀한 동지들도 엄청난 고통을 당하고 있다. 휴게실도 없어지는 등 근로복지 수준이 떨어지고 있다. 국정조사를 통해 바로 잡아야 한다."

"프랑스는 칸 영화제 때 경찰이 파업했지만..."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이다. 35미터 높이에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6일로 274일째 농성 중이며, 중간층에는 박영제, 박성호, 정홍형씨가 102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이다. 35미터 높이에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6일로 274일째 농성 중이며, 중간층에는 박영제, 박성호, 정홍형씨가 102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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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8~9일 5차 희망버스를 앞두고 부산에서는 찬반 논란이 높은데?
"보수단체들은 희망버스에 대해 '외부세력'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그 사람들은 '내부세력'이냐. 한진중공업 정리해고는 내부에서 당사자들끼리 해결이 되었으면 좋은데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금 크레인에 몇 사람이 올라와 있고, 날씨도 추워지고 있다. 희망버스는 인도적인 측면에서 간절한 마음에서 오는 것이다. 이번에는 부산국제영화제를 핑계 대고 있다.

지난 3차 희망버스 때 부산시는 영도에서 일어났던 수해를 핑계 댔다. 수해 현장은 아직도 복구가 되지 않고 있다고 하더라. 이런 저런 핑계를 대서 희망버스를 반대하는 것은 맞지 않다. 희망버스를 축제로 만들어 내는 게 부산과 한진중공업을 살려내는 것이고, 부산의 이미지를 살려내는 데 큰 효과가 있다. 그릇된 기업에 편향적인 태도들이 부산경제를 망치고, 물가와 고용도 나쁜 도시로 만든 것이다. 노동자 편을 들어 달라는 이야기를 하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중립적인 입장에서 질타할 것은 질타해야 한다."

- 부산시는 부산국제영화제 때 희망버스가 오면 국제적 망신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명백하게 부당해고, 정리해고를 해놓고도 1년 동안 해결하지 않는 게 국제적 망신이다. 어버이연합이나 보수단체들은 썩은 계란을 던져서 희망버스를 막겠다고 하는데, 그런 것이 더 수치스러운 것이다. 평화적으로 사람을 살리겠다고 하는 것을 매도해서는 안 된다. 시민들이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자유로운 시위문화를 만들어 내고 그런 것을 알리는 것이 대한민국 민주주의 수준을 세계에 알리는 길이다. 프랑스는 칸 영화제 때 경찰이 파업을 했지만, 경찰을 매도하지 않았고 영화제를 잘 치렀다고 하더라. 희망버스를 매도하면 외국인들은 우리나라 민주주의 수준을 우습게 볼 것이다."

- 희망버스와 관련해 경찰의 태도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이번에는 제발 부끄러운 짓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 일방적으로 막으면 안 된다. 평화시위를 천명하는데도 막는 게 어디있나. 담배꽁초와 쓰레기도 줍는 시위대가 어디 있나. 그런 사람에 대해 일방적으로 막는 것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 공권력이 그렇게 하는 것이야말로 부끄럽게 하는 것이다."

"5차 희망버스는 진짜 평화적으로, 축제로 벌어지기 바란다"

- 이번 희망버스는 '가을소풍'이라는데, 참가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이번에는 날이 추워서 걱정이다. 채비를 잘해 와서 감기 드는 분이 없었으면 한다. 부산의 가을바다가 좋다. 굳이 경찰에 막히는 일이 없이, 크레인 앞에 와서 손이라고 한번 흔들고 가기를 바란다."

-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가 새 지도부를 구성하기 위한 선거를 치른다. 6일 후보 등록 결과 지회장 선거에 3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그런데 지난 6월 27일 '현장 복귀'를 선언했던 채길용 지회장이 명예회복을 위해 출마했는데?
"글쎄다. 채길용 지회장은 심판을 받으러 나왔다고 하는데, 이미 대중적으로 심판은 끝난 것이다. 지난 2년간 집권했는데, 그동안 정리해고된 노동자가 몇 명이냐. 막아내지 못했다. 명예회복을 위해 출마한다는 게 유익한 일인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 노조 지회 임원 선거와 관련해 조합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현장 복귀한 조합원은 그럴 수밖에 없었던 상황들을 백번 이해한다. 지금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상황에 와 있다. 노동조합과 민주노조를 지켜내는 일이 그야말로 생존권과 노동자의 삶을 지키는 일이다. 어제(5일) 쌍용자동차 현장 복귀 조합원 한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6번째라고 한다. 민주노조를 빼앗기다 보니 현장에 북귀했더라도 노동강도가 높아지고 임금이 줄어들게 되었다. 동료와 유대 관계도 없다. 동료끼리 모여 술 한 잔도 못하는 상황이다. 한진중공업은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이번이 민주노조를 지리는 마지막 기회다. 민주노조를 지키고, 조합원의 생존권을 지킬 수 있는 후보가 누구인지 잘 판단해야 할 것이다."

- 더 하고 싶은 말은?
"없다. 5차 희망버스는 진짜 평화적으로, 축제로 벌어지기를 바란다."


태그:#한진중공업, #희망버스, #김진숙 지도위원, #정리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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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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