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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덴리참고관에 있는 한국 관련 유물입니다. 사진 왼쪽은 여러 가지 생활도구이고 오른쪽은 우리나라 박탈입니다. 박탈을 종류별로 알기 쉽게 진열해 두었습니다.
 덴리참고관에 있는 한국 관련 유물입니다. 사진 왼쪽은 여러 가지 생활도구이고 오른쪽은 우리나라 박탈입니다. 박탈을 종류별로 알기 쉽게 진열해 두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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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일 오후 일본 나라현 덴리시 덴리교본부 앞에 있는 덴리대학 부속 덴리참고관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은 덴리교 2대 교주인 나카야마 소젠(中山正善)이 중심이 되어 1930년 만들었습니다. 참고관이라고 표현했지만 박물관입니다.

1층과 2층은 세계의 생활과 문화라는 주제로 방이 열셋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이곳에는 홋카이도 아이누 옷감, 한국 전통 생활, 중국과 대만의 생활과 민속, 인도네시아 발리의 신앙, 보르네오 열대우림의 전통 미술품, 인도의 힌두교 풍습, 어로 생활 용구, 멕시코와 과테말라의 베 짜는 기술과 베틀, 파푸아뉴기니아의 숲속 정령들, 일본 서민들의 생활과 교통 등을 테마로 유물들을 전시했습니다.

3층에는 고고미술품을 주제로 세계 여러 곳의 고고미술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삼층 로비에는 현 덴리교 중심부에 있었던 후루(布留)유적을 복원전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후루유적은 제사터로 짐작되는 곳입니다. 이것은 상징적으로 덴리교가 신흥종교이기는 하지만 옛 후루유적의 고대 종교적 정통을 잇고 있다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덴리교는 일본에서 생긴 종교로 120여 년 전 시작되었습니다. 현재 일본에서 창가학회에 이어서 두 번째로 신도수가 많은 신흥종교입니다. 덴리교에서는 일찍부터 덴리교의 포교와 교세 확장을 위해서 외국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서양에서는 식민지 개척이나 포교를 위해서 먼저 선교사를 보내서 현지 사정을 파악하고, 조사하기도 했습니다.

 덴리교 본부는 후루(布留)유적 위에 설립되었습니다. 후루유적은 옛날 제사터였던 곳입니다. 위에 있는 사진은 후루유적을 복원해 놓은 것입니다. 아래 왼쪽은 덴리교 본부이고, 아래 오른쪽 사진은 덴리교 본부에서 바라본 덴리참고관입니다. 이 건물 왼쪽에 입구가 있습니다.
 덴리교 본부는 후루(布留)유적 위에 설립되었습니다. 후루유적은 옛날 제사터였던 곳입니다. 위에 있는 사진은 후루유적을 복원해 놓은 것입니다. 아래 왼쪽은 덴리교 본부이고, 아래 오른쪽 사진은 덴리교 본부에서 바라본 덴리참고관입니다. 이 건물 왼쪽에 입구가 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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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리교에서도 일찍부터 외국 포교에 관심을 두고 외국에 사람을 내보내서 현지 사정을 조사하게 하고, 진귀한 것들을 수집하였습니다. 이것은 현지의 사정이나 문화를 이해하는 중요한 자료가 되어 새로이 포교자를 파송할 때에는 현지 이해와 교육 자료로 이용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1930년대부터 수집해온 덴리 참고관의 외국 유물은 방대합니다. 고대 이집트의 미이라에서 이라크에서 출토된 BC 22세기의 구데아상, 중국 신장성 돌판에서 출토된 견회복희여와도도 있습니다. 전 세계 각지의 진귀한 유물들이 모두 모여 있습니다. 특히 한반도에서 수집한 다양한 유물을 볼 때 마치 한국의 어느 박물관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사진 왼쪽 위, 금동제환두파두(金銅製環頭把頭), 칼 손잡이 끝 꾸미개입니다.  사진 오른쪽 위, 부산지역에서 발굴된 뿔잔입니다. 각배나 류톤(rhyton)이라고 하는데 맹서나 계약을 할 때 주로 사용합니다. 처음 짐승의 뿔을 직접 사용하다가 뒤에 금, 은 등 금속이나 도기나 자기 등으로 만들었습니다. 오래된 뿔잔을 주로 한반도 부산지방에서 많이 나옵니다. 사진 아래, 마구소환경판부비(馬具素環鏡板付?), 말재갈입니다. 이 세 가지는 모두 삼국시대 출토유물입니다.
 사진 왼쪽 위, 금동제환두파두(金銅製環頭把頭), 칼 손잡이 끝 꾸미개입니다. 사진 오른쪽 위, 부산지역에서 발굴된 뿔잔입니다. 각배나 류톤(rhyton)이라고 하는데 맹서나 계약을 할 때 주로 사용합니다. 처음 짐승의 뿔을 직접 사용하다가 뒤에 금, 은 등 금속이나 도기나 자기 등으로 만들었습니다. 오래된 뿔잔을 주로 한반도 부산지방에서 많이 나옵니다. 사진 아래, 마구소환경판부비(馬具素環鏡板付?), 말재갈입니다. 이 세 가지는 모두 삼국시대 출토유물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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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신라 지역에서 출토된 뿔잔에서 통일신라 때 화문횡적 등등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특히 덴리 참고관에 전시된 유물은 덴리대학 도서관에 보관하고 있는 한반도 도서 자료에 비하면 매우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덴리대학에서 소장하고 있는 한반도 고서자료는 1530여 종, 탁본 338종이 있습니다. 그밖에 칠지도나 조선시대 지도나 진귀한 소장품도 있습니다.

우리 선조들이 이들의 가치를 모르고 그냥 내주거나 버리거나, 임진왜란이나 일제 강점기 때 몰래 빼가거나, 헐값에 넘긴 귀중한 우리 문화유산이 먼 곳 타국에서 잠들어 있습니다. 언제가 우리 손으로 이들의 진정한 가치와 문화적 의미를 파악하고 연구할 수 있는 날이 하루 속히 왔으면 합니다. 

 한국 기와 수막새를 시대별로 전시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와 수막새를 시대별로 전시하고 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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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법> 텐리시는 오사카 난바나 교토에서 긴테츠 전차를 타고 갑니다. 직접 가는 것도 있고 야마토사이다이지(大和西大寺)에서 갈아타고 갑니다. 그리고 텐리 역에서는 걸어서 덴리교 본부까지 간 뒤 다시 본부 정면, 남쪽으로 보이는 건물 안에 덴리 참고관이 있습니다.

참고문헌> 국립문화재연구소, 해외전적문화재조사목록 일본천리대학 천리도서관 소장 한국본, 2005. 1-517쪽.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류코쿠(Ryukoku, 龍谷) 대학에서 주로 한국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태그:#덴리참고관, #덴리교, #수막새, #박탈, #후루(布留)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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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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