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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정마을 주민들이 마을을 지키기 위해 삼보일배에 나섰다.
 강정마을 주민들이 마을을 지키기 위해 삼보일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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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연휴로 비행기표 매진... 육지 손님들, 참가하기 어렵네

지난 9월 3일 강정마을에서 열렸던 '놀자놀자!강정놀자' 행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후, 강정마을의 평화를 위한 두 번째 한마당이 펼쳐진다. 10월 1일에 '울지마 구럼비, 힘내요 강정'이란 이름으로 제2차 생명평화축제가 강정마을 일대에서 열리는 것.

지난 1차 대회가 9월 2일에 있었던 당국의 공권력 투입과 집회금지 탄압 속에 열렸다면, 2차 대회는 다소 긴장이 풀린 가운데 열릴 예정이다. 그렇다고 상황이 녹록한 것만은 아니다. 지난 대회는 '평화비행기' 두 대를 전세 내야 할 정도로 '육지 손님들'의 관심이 뜨거웠는데, 이번에는 '육지 손님들'의 참가가 그리 쉽지 않을 전망이다.

행사를 준비한 기획팀이 지난 한 달 동안 백방으로 뛰어다녔지만, 1차 대회 때 주최측과 전세기 계약을 맺은 항공사는 물론이고, 모든 국내 항공사들이 전세기 투입에 난색을 표명한 걸로 알려졌다. 육지에서 단체로 비행기를 타고 제주를 방문하는 게 여의치 않게 된 상황. 

 9월 3일 강정마을에서 열렸던 <놀자놀자!강정놀자> 행사 현장
 9월 3일 강정마을에서 열렸던 <놀자놀자!강정놀자> 행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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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10월 1일부터 3일까지 연휴가 겹쳐서 개별적으로 항공권을 구하는 것마저도 어려운 상태다. 이 때문에 뜻있는 시민들은 연휴가 시작되기 며칠 전부터 텐트를 들고 강정마을에 들어오고 있다.

9월 27일에 배를 타고 왔다는 한 시민은 "10월 1일 전후로 알아봤더니 배편도 매진되고 없는 상태였다"며,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목포로 간 다음 목포에서 다시 배를 타고 제주도로 오겠다고 하는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28일에 비행기를 타고 왔다는 방문객도 비슷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비행기를 예약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대기자 명단에 올렸다가 겨우 한 석을 구해서 왔다"고 했다.

지난 추석을 전후로 강정마을을 찾았던 방문객들 대다수가 주민들에게 2차 평화대회가 열릴 때 마을을 다시 찾겠다는 뜻을 비쳤다. 하지만 그들 중 상당수는 본의 아니게 주민들과의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되었다.

이렇듯 육지에서의 참가가 쉽지 않는 상황에서도 행사를 준비한 기획단에서는 2차대회가 훨씬 성황리에 치러질 것이라고 자신한다. 강정마을 상황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이 날이 갈수록 높아져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도의회의 행정사무감사와 국회 국정감사에서 해군기지와 관련한 불법·탈법 사례들이 밝혀졌고, 공사장 11곳에서 문화재들이 쏟아져 나오는데도 해군은 펜스를 굳게 잠근 상태에서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2007년에 문화재 지표조사에 참여한 조사단이 '구럼비 바위가 민간신앙의 대상이기 때문에 보호되어야 된다'고 밝혔는데도 해군이 굴착기를 동원해 구럼비 바위를 처참하게 파괴하자, 당국을 비난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행사 기획단에 속한 이아무개씨는 "실제 1차 한마당에 비해 훨씬 더 많은 도민들이 참가의 뜻을 밝혀왔다"며 "지난 1차 행사 때 참가자들을 실어 나른 평화버스가 21대였던 반면, 2차 대회에는 30대 버스가 예약되었다"고 전했다.

주민들·천주교 성직자들·야5당 "강정마을 외면하시면 안됩니다"

  전국수도원연합회 총부 수녀들 60여명이 강정마을을 방문하여 평화의 미사를 드린 것을 시작으로 많은 성직자들이 마을을 찾고 있다.
 전국수도원연합회 총부 수녀들 60여명이 강정마을을 방문하여 평화의 미사를 드린 것을 시작으로 많은 성직자들이 마을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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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오래 전부터 강정마을 주민들과 해군기지 투쟁을 함께 해온 천주교계는 10월 3일 대회를 계기로 마을 방문을 공식 행사로 추진하기로 했다. 천주교계는 이를 위해 성직자들 각자에게 4박5일 휴가를 주는 것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알려졌다. 지난 9월 28일에 전국수도원연합회 총부 수녀들 60여 명이 강정마을을 방문하여 평화의 미사를 드린 것을 시작으로 많은 성직자들이 마을을 찾고 있다.

야5당도 마을을 지원하기 위해 막바지 힘을 다하고 있다. 지난 29일 국회 문방위 소속 민주당 김재윤, 최종원 의원이 해군기지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제주도 야5당 대표들은 두 의원과 함께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야5당 대표들은 도민들을 향해 "'제발 살려달라'는 강정마을 주민들의 도움의 손길을 외면하지 마시고, 강정마을 주민들의 손을 따스하게 잡아 주자"고 말하며, "10월 1일, '강정마을 생명평화축제'에 함께해주시라"고 호소했다.

야5당은  2차 강정평화축제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기자회견 외에도 평화버스를 탑승할 당원들을 조직하는 상황이다. 

강정마을 주민들도 더욱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민들은 마을회장이 구속 수감 중인 가운데서도, 권한대행을 맏고 있는 고명진 부회장과 고권일 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해군기지 반대 의지를 알리기 위해 삼보일배에 나섰다.

 지난 28일, 제주도 야5당 대표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도민들을 향해 "강정마을 주민들의 손을 맞잡아 주고, 10월 1일 강정마을 생명평화축제에 함께 해 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28일, 제주도 야5당 대표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도민들을 향해 "강정마을 주민들의 손을 맞잡아 주고, 10월 1일 강정마을 생명평화축제에 함께 해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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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저녁, 주민들은 삼보일배로 서귀포시내 일대를 돌며 해군기지의 부당함을 호소했다. 그리고 30일에는 종교계가 주민들과 합세해 제주시내에서 삼보일배를 이어갈 예정인데, 범대위 관계자는 "이날 삼보일배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인원이 20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마을주민들, 범대위 관계자들, 종교계, 야5당 등 2차 한마당을 준비하는 모든 이들의 손길이 분주하기만 하다.

덧붙이는 글 | 평화버스 문의 010-6695-2264
http://bit.ly/peacebus



#강정마을#해군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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