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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정체성 상징인 서울, 이 서울을 옮기는데 찬성했던 사람들과 싸워 다시 한 번 서울을 살리기 위해 돌아왔다. 내가 서울 이전을 막았다며 '5적'의 하나로 규정하고 규탄한 사람들을 기억하고 있다."

 

21일 보수진영 시민사회단체의 추대를 받아들여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이석연 변호사(전 법제처장). 그의 일성은 "나는 수도 이전을 막은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이 변호사는 수락연설에서 행정수도 이전을 막기 위해 헌법소원에 앞장섰던 일을 회상하면서 "당시 살해 협박을 무릅쓰고 법조인으로서 마지막 수단인 헌법소원을 제기해 위헌 결정을 받아내 수도 이전을 무산시켰다고 자부한다"며 "그 과정에서 겪었던 고통은 말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울먹이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그게 바로 7년 전인데 그 상황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며 "이제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황혼을 틈타서 미네르바 부엉이가 활동할 시작할 때다. 시대적 전환점에서 시민사회세력과 함께 가겠다"고 선언했다.

 

박세일 "무능하고 자폐증 걸린 여당에 대한민국 장래 맡길 수 없다"

 

이날 오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서정갑 국민행동본부 본부장, 이헌 '시민과 함께 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 서경석 기독교사회책임 상임대표, 하태경 열린북한방송 대표, 이재교 시대정신 상임이사 등 보수단체 대표자와 회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추대선언문을 통해 "한나라당은 216만 서울시민이 사실상 공개투표를 무릅쓰고 (무상급식 주민투표) 투표장으로 향할 때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며 이 변호사 추대 논의의 시발점이 무상급식 주민투표 운동에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추대인 대표로 나선 박세일 이사장은 "민주당과 그 주변에 있는 시민단체 사람이 서울시장이 돼선 안 된다"고 못 박았다. 그는 근거로 ▲수도 이전 추진 및 지지 ▲무상급식 등 복지포퓰리즘 도입 ▲천안함 폭침 북한 소행 불인정 ▲북한인권법 반대 ▲한미FTA 반대 등 5가지 주요 이유를 들었다.

 

박 이사장은 이어 "한나라당은 서울 분할을 막아내지 못했고, 그 중 일부는 적극 찬성해 준 사람도 있다'며 "정신이 있는 사람인가. 수도 이전을 막지 못한 사람이 어떻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 지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이사장은 또 "무상급식을 막지 못해 복지 포퓰리즘의 빗장이 열리는 걸 허용한 정당이 한나라당"이라며 "국민이 한나라당에 정권과 국회 다수석을 준 것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라는 것이었는데 나라의 기본을 바로 잡지 못 했다. 한나라당이 역사에 지은 큰 죄"라고 주장했다.

 

박 이사장은 "(서울시장 선거는) 시민단체가 나설 일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지만, 시대역행적인 야당과 무능하고 자폐증 걸린 여당에 대한민국과 서울의 장래를 맡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조선시대 의병들이 나서 나라를 구하려 했던 그 심정으로 시민 후보를 추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정갑 국민행동본부장도 "지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당이 없다. 지금 있는 정당은 '짝퉁 정당'에 불과하다고 결론 내렸다"며 "건국 63년 역사상 처음으로 시민군이 오늘 루비콘 강을 건너기 위해 이 자리에 모렸다. 시민군의 한 장수로서 이 자리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석연 "한나라당 입당? 내 마음은 활짝 열려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이석연 변호사의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위한 것이었지만 구체적인 공약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이 변호사는 "아직 예비 후보 등록이 안 된 상태여서 원론적인 말씀만 드린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한나라당이 23일을 기한으로 정해놓고 이 변호사의 입당을 종용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 이 변호사는 "내 마음은 활짝 열려 있다"며 확답을 하지 않았다.  

 

이 변호사는 "(한나라당 후보와의 단일화에) 연연하지 않고 큰길로 가겠다. 멀리 볼 수 있는 여유도, 주변을 둘러보는 마음가짐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박세일 이사장이 나서 "한나라당이 변화하지 않으면 당연히 시민 후보는 끝까지 가는 것"이라며 "'큰길을 가겠다'는 것은 원칙과 정도를 지키겠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이사장은 "(한나라당이) 환골탈태해야 대화의 상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박원순 변호사에 대해 "참 좋은 분이고 같이 시민운동도 해왔다, 시민운동의 큰틀을 형성한 분"이라며 "다만 시민운동의 방법론, 낙선운동 같은 것부터 시작해 많은 논쟁을 했다, 지향점이나 목표는 같았지만 방법론에서 (나와 함께 시민운동의) 큰 두 축을 형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태그:#이석연, #서울시장 , #시민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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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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