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2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무기명 비밀투표로 진행된 임명동의안 표결에는 245명의 의원이 참여해 찬성 227명, 반대 17,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양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불법 농지 매매 등 재산 문제, 용산 참사 철거민에게 중형을 선고한 반면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으로 기소된 이건희 회장에게는 면죄부를 준 판결 사례 등이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초 표결 불참을 검토하던 민주당은 본회의에 참석했다. 투표 결과를 보면 상당수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야당 추천 몫인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선출안과 양승태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의 동시 처리를 요구했으나 방침을 바꿨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헌법재판관 야당 추천 몫은 정당 정치의 중요한 골간으로 집권여당이 야당 몫을 지켜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단독처리를 하겠다고 한다"며 "민주당은 솔로몬 왕 앞에서 친자식을 내주며 친자식을 살리려 한 어머니의 마음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삼권분립의 한 축인 사법부 수장을 축복 속에 임명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민주당이 이 자리에 참석했다"며 "민주주의와 정당정치를 지켜나가자, 국민으로부터 버림 받는 정치, 손가락질과 불신을 당하는 정치를 우리가 살려내자"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조용환 헌법재판 후보자 선출안 처리도 촉구했다. 그는 "변화를 요구하는 국민들 목소리에 부응하는 국회가 되기 바란다"며 "헌법재판관 임명동의안을 오늘 처리 못하겠다면 조속한 시일 내에 처리해 달라"고 요구했다.

손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삼권 분립의 민주국가에서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을 단독 처리하겠다는 한나라당의 발상 때문에 정치가 불신·외면당하고 있다"고 유감을 나타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