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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봉선 가을이 깊어지면 숲속 골짜기나 계곡가는 보랏빛 물봉선으로 가득하다. 보랏빛은 아주 강렬한 빛이다. 가을에 피어나는 꽃들은 보랏빛이 가장 많다.
물봉선가을이 깊어지면 숲속 골짜기나 계곡가는 보랏빛 물봉선으로 가득하다. 보랏빛은 아주 강렬한 빛이다. 가을에 피어나는 꽃들은 보랏빛이 가장 많다. ⓒ 김민수

천남성 잘 익으면 붉은 열매 가득하겠지만, 살아온 세월 평탄치 않았는지 온갖 색깔을 다 담고 있다. 그래서일까? 모든 색들이 인생풍파 다 겪고 부드럽게 다듬어진 사람의 빛깔을 보는듯하다.
천남성잘 익으면 붉은 열매 가득하겠지만, 살아온 세월 평탄치 않았는지 온갖 색깔을 다 담고 있다. 그래서일까? 모든 색들이 인생풍파 다 겪고 부드럽게 다듬어진 사람의 빛깔을 보는듯하다. ⓒ 김민수

흑미 아직은 고개를 꼿꼿하게 세우고 있는 흑미, 가을 빛과 바람에 그들의 이파리는 점점 부드러운 색깔로 변하고, 이삭은 점점 검어진다.
흑미아직은 고개를 꼿꼿하게 세우고 있는 흑미, 가을 빛과 바람에 그들의 이파리는 점점 부드러운 색깔로 변하고, 이삭은 점점 검어진다. ⓒ 김민수

벼 문득 논을 바라보니 벼의 황금빛으로 논의 빛깔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가을의 깊이만큼 벼도 고개를 숙였다. 올해는 여름 내 폭우로 인해 흉작이라고 한다. 그런데 안타까운 일은 흉작을 반기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문득 논을 바라보니 벼의 황금빛으로 논의 빛깔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가을의 깊이만큼 벼도 고개를 숙였다. 올해는 여름 내 폭우로 인해 흉작이라고 한다. 그런데 안타까운 일은 흉작을 반기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 김민수

왕씀배 가을꽃 중에서는 제법 특별한 색을 가진 꽃이다. 아이보리색감의 왕씀배는 초여름 들녘에서 풍성한 이파리를 내면서 쌈으로 어지간히 뜯겨나가는 식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렇게 뜯기면서도 해마다 더 풍성하게 피어난다.
왕씀배가을꽃 중에서는 제법 특별한 색을 가진 꽃이다. 아이보리색감의 왕씀배는 초여름 들녘에서 풍성한 이파리를 내면서 쌈으로 어지간히 뜯겨나가는 식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렇게 뜯기면서도 해마다 더 풍성하게 피어난다. ⓒ 김민수

꽈리 남한산성 오전리 장에서 담은 꽈리, 꽈리의 붉은 빛은 다 말라도 없어지지 않는다. 꽈리의 빛깔처럼 진한 가을.
꽈리남한산성 오전리 장에서 담은 꽈리, 꽈리의 붉은 빛은 다 말라도 없어지지 않는다. 꽈리의 빛깔처럼 진한 가을. ⓒ 김민수

채소의 빛깔 채소들마다 자기의 빛깔이 있다. 잘 다음어진 채소들과 바구니에 담긴 채소들이 마치 하나의 모자이크 작품을 보는듯하다.
채소의 빛깔채소들마다 자기의 빛깔이 있다. 잘 다음어진 채소들과 바구니에 담긴 채소들이 마치 하나의 모자이크 작품을 보는듯하다. ⓒ 김민수

좌판 좌판의 빛깔, 인공의 플라스틱 빌깔과 자연의 빛깔이 대조된다. 자연의 빛깔은 같은 색이라도 획일적이지 않다.
좌판좌판의 빛깔, 인공의 플라스틱 빌깔과 자연의 빛깔이 대조된다. 자연의 빛깔은 같은 색이라도 획일적이지 않다. ⓒ 김민수

추석이 지난 후에도 한낮의 더위가 30도를 오르내리면서 가을이 실감나질 않았다. 그래도 아침저녁으로는 찬바람이 부는가 싶더니만, 어느새 벼가 익어가는 들녘이 부드러운 가을빛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가만가만 그들에게 다가가니 혹은 강렬하게 혹은 부드럽게 다가오는 가을 빛, 오랜 시간 인내한 흔적들을 몸마다 새겨놓고 있다. 아, 가을 빛이 그냥저냥 생긴 것이 아니구나!

가을이 깊어지면 속에 품은 색깔은 더는 숨길 수 없어 내어놓는다.
우리 삶의 마지막 순간에도 역시 그러할 터이다. 과연, 내 삶의 빛은 어떤 빛깔일까?

남한산성 오전리 장에 들렀다.
꽈리가 병풍처럼 장을 장식했다.
점포마다 팔려고 내어놓은 채소들이 플라스틱 바구니에 가지전히 담겨 있다. 바구니의 색깔은 획일적인데, 채소들의 색깔은 같은 채소라도 저마다의 빛깔이 다르다. 인공의 빛깔과 자연의 빛깔의 차이일 터이다.

가을 빛을 보며, 더 선명해질 가을 빛을 기대한다.
그리고, 내 삶의 빛은 어떤 빛인지 돌아본다. 그 모든 빛이 아름답길 바랄 뿐이다.


#가을 빛#물봉선#꽈리#왕씀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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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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