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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한 성형외과의 소득탈루 수법.
ⓒ 국세청

서울에서 사각턱 교정을 전문으로 해 온 강아무개 성형외과 원장. 그는 주로 레이저를 통해 얼굴 안면 사각턱 교정 수술을 전문으로 하면서, 중국과 일본 등 관광객에 큰 인기를 누려왔다.

한번 시술에 적게는 수십여만 원에서 수백만 원을 들였지만, 강 원장은 신용카드보다는 현금결제를 선호했다. 특히, 진료기록부나 수입 금액 등은 전산으로 관리하지 않았다. 이런 방법으로 그는 자신의 소득금액 13억 원을 세무서에 적게 신고했다. 또 각종 소모품 비용 등도 실제보다 부풀려서 장부를 쓰는 방식으로 1억 원의 소득도 뺐다.

국세청은 강씨에 대해 25일 전격적인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국세청은 강씨의 탈루소득 14억 원에 대한 세금 10억 원을 추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수십억씩 세금 탈루한 간큰 변호사, 의사들

강씨뿐 아니다. 국세청이 이날 의사뿐 아니라 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 사업자 37명에 대해 전격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그동안 이들 전문직종 사업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계속 해오고 있지만, 세금 탈루가 줄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 한 대형로펌의 소득 탈루 방법
ⓒ 국세청

실제 국내 한 대형로펌의 박아무개 대표변호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로펌은 고액 사건의 수임료를 회사 계좌로 받지 않았다. 대신 직원 이름의 계좌로 돈을 받는 방법으로 21억 원의 소득을 탈루했다. 또 소송 과정에서 직원들이 유흥비용 등으로 지출한 돈을 복리후생비 등으로 변칙처리한 내용도 적발됐다. 이런 방식으로 박씨의 로펌이 탈루한 소득은 모두 22억 원에 달한다. 국세청은 해당 법무법인에 대해 20억 원의 세금을 추징할 예정이다.

김재웅 국세청 조사2과장은 "올 상반기에도 이들 전문직 사업자 가운데 세금 탈루 혐의가 있는 274명에 대해 세무조사를 진행해 1534억 원을 추징했었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이들 사업자들 사이에서 현금거래나 차명계좌 방법 등으로 세금을 탈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변호사와 의사 이외 회계사, 세무사, 요양병원 운영자 등도 수십억 원에 달하는 소득을 탈루하는 수법으로 세금을 적게냈다. 이들 역시 대체로 자신들의 수입을 회사 계좌 등을 이용하지 않고, 친인척이나 회사직원의 계좌를 쓰는 방식으로 소득을 탈루했다.

특히 최근 노인요양 인구가 늘어나면서 국내 한 대형요양병원은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각종 영양제 등을 현금으로 결제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24억 원에 달하는 소득을 누락시켰다.

국세청은 현재 이들 전문직 사업장에 대한 금융 추적조사와 함께 관련업체 등에 대한 동시조사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사기 등 별도의 세금 포탈 사실이 적발되면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김재웅 조사2과장은 "고소득 전문직 사업자에 대한 변칙적인 탈세 행위는 최근 사회 전반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공정사회 방향에도 어긋난다"면서 "앞으로도 이들 사업자에 대한 세금 탈루 행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그:#국세청, #소득 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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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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