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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1일 오전 맑은 날씨 속에 바이칼호수 안에 자리 잡은 알혼섬에 있는 민속박물관을 둘러보았습니다. 이 박물관은 알혼섬 소학교 안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이 박물관은 처음 이 학교의 교장선생님이 당시 섬 주위에 흩어져 있는 생활도구를 모으면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이 박물관에는 시베리아 다른 지역에서 보기 어려운 귀한 자료들이 있어서 재미있게 둘러보았습니다. 

 

사람이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땅을 파야합니다. 땅을 파는 데는 사람이 팔 수도 있지만 짐승의 힘을 이용하면 쉽게 더 깊이 팔 수 있습니다. 이렇게 땅을 파기 위해서 사용한 농기구가 쟁기입니다. 인류 역사에서 쟁기는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왔습니다.

 

시베리아 지역에서 사용된 쟁기는 시베리아의 넓은 땅을 갈기 위해서인지 튼튼한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그래서 보습과 소나 말을 연결하는 성에가 둘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사용된 쟁기는 소가 아니고 힘이 센 말이 끈 것으로 보입니다.

 

시베리아에는 자작나무와 잣나무가 많습니다. 잣나무에서 나는 잣을 수확하는 기구가 인상적입니다. 이 도구는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것입니다. 잣나무가 있고 잣을 생산하는 곳에서만 볼 수 있겠지요. 그리고 거두어들인 곡물을 빻아서 가루로 만드는 맷돌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맷돌의 규모가 크고 단단해 보입니다. 그리고 맷돌을 나무 상자에 넣어서 가루가 한쪽으로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시베리아사람들이 지어서 살던 나무집 율타도 반으로 잘라서 보기 좋게 진열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살림살이로 가득합니다. 잠을 자는 침대, 요리를 하는 부엌, 밥을 먹거나 일을 하는 공간이 모두 한 곳, 율타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공간이 좁고 작지만 효율적으로 이용된 것 같습니다. 아마도 많이 나는 나무를 이용하고 추위를 견디기 위해서 생각해낸 집이겠지요.

 

그밖에 민속박물관 안에는 쇠로 만든 여러 가지 기구나 꾸미개, 바이칼에서 생산된 여러 가지 물고기나 조개, 시베리아 생활에 필요한 생활도구 등이 가득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박물관에 전시된 물건들은 지금 사용되고 있지 않는 것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과거 이 땅에 살던 사람들의 생활을 이해하고, 그들이 가꾸어온 삶의 모습과 이해하는 데는 박물관만한 곳도 없습니다. 박물관을 살아있는 역사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류코쿠(Ryukoku, 龍谷) 대학에서 주로 한국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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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정연학, 한중농기구 비교연구-따비에서 쟁기까지, 민속원, 2003.


태그:#알혼섬 민속박물관, #율타, #쟁기, #말 꾸미개, #맷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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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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