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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의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와 8일 권재진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정부의 '인사청문회 대응방법'이 저돌적, 공세적으로 변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권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앞서 야당 의원들은 권 후보자 장남의 예금 입출금 내역, 신용카드 사용내역 등을 요구해왔다. 장남이 포천에 있는 공장에서 제대로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해 왔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권 후보자 측은 청문회 이전까지 이 자료들을 제출하지 않다가 청문회 당일 질의·답변 과정에서 "장남이 포천 회사에 근무하면서 포천 소재 금융기관에서 입·출금한 내역을 찾았다. 자료를 보여 드리겠다"며 미리 준비한 표를 들어보였다.

 

권재진 장남 자료 깜짝 공개... 뒤통수 맞은 야당 

 

자료 제출을 끈질기게 요구해왔던 야당 의원들로선 뒤통수를 맞은 격이었다. 반면, 권 후보자로선 미리 낼 수 있는 자료도 안 내고 있다가 청문회 당일 후보자가 자신 있게 설명하는 장면을 연출한 것이다.

 

권 후보자가 제시한 자료를 분석한 야당 의원들은 '평균 한 달에 한 번 입출금한 내역으로, 포천 공장에서 성실히 근무한 증빙이 되지 않는다' '산업기능요원 복무 초반 1년에 대한 내용이 없다'고 지적하고 나서면서 의원들이 권 후보자 제시 자료를 열람하게 됐다.

 

그러나 이 통장은 장남 개인 소유 계좌가 아니라, 장남 이름으로 개설된 사우회 통장이었다. 야당 의원들은 '장남 개인 통장 내역을 달라'고 요구한 반면 권 후보자는 "포천 공장 근무를 입증할 내역을 달라고 해서 아들이 사우회 총무를 지낸 자료를 제시한 것"이라고 맞섰다.

 

지난 4일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야당 의원들은 한 후보자가 군 면제를 받은 디스크 수술 기록과 진료기록 등을 줄기차게 요구했지만 한 후보자측은 '자료가 남아있지 않다'면서 제출하지 않았다.

 

그러나 서울대병원측에 이 자료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고, 이에 대해 추궁하자 한 후보자는 '프라이버시 때문에 제출이 어렵다'고 버텼다. 이 자료는 결국에는 제출되긴 했지만, 낼 수 있는 자료를 숨겨왔다는 점에서 '야당 약올리기'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가 자료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판을 들고 해명하는 장면은 현역 의원으로 있다가 문화부장관으로 발탁된 정병국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 이후로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야당의 공세에 구두로 답변하는 수세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자료'를 들고 당당한 자세로 설명하려는 모습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높아진 '청문회 돌파 의지'는 한상대 후보자가 컨설팅회사까지 동원해 인사청문회 리허설을 했다는 사실에서도 확인된다.

 

"신재민·김태호·이재훈 낙마 뒤부터 저돌적으로 변해"

 

지난 4일과 8일의 인사청문회를 준비해온 민주당 의원실 소속 한 보좌관은 "예전엔 후보자에게 유리한 자료라고 판단되면 청문회 이전에 제출을 했는데 이제는 그마저도 제출받기가 여의치 않다"며 "어떤 자료건 조금이라도 인사청문회에서 유리하게 활용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보좌관은 또 "지난해 8월 신재민·김태호·이재훈 등의 낙마 뒤부터 이명박 정부의 인사청문회 대응이 저돌적으로 변했다"고 평가했다.


태그:#권재진, #한상대, #인사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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