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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노사는 대화할까? 지난해 12월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시작된 한진중 사태가 8개월째 계속되고, '85호 크레인 농성'이 210일을 넘었으며, '희망버스'가 세 차례나 다녀간 가운데 노사 대화 재개 여부에 관심이 높다.

한진중공업은 8월 첫째주 여름휴가 기간을 보내고 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4일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를 방문해 이재용 사장(조선부문)을 만나 노사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야5당은 여당에 국회 청문회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7월 30일 '3차 희망버스'를 타지 않았던 손 대표는 이날 비행기로 부산에 도착해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를 방문했다. 손 대표는 지난 1월과 3월, 7월에 이어 네 번째 영도조선소를 찾은 것이다. 손 대표는 이날 1시간 동안 이재용 사장을 만나 비공개 면담했다.

민주당 부산시당 관계자는 "당초 예정에 없었는데, 갑자기 방문한 것이다. 손 대표는 사측을 만나 노사 대화 재개를 거듭 촉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날 손 대표는 김진숙 지도위원과 휴대전화 통화로 건강 상태를 물은 뒤 "노사 대화를 통해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손 대표는 노측인 전국금속노동조합 부산양산지부 한진중공업지회는 만나지 않았다.

노조 지회 최우영 사무장은 "사전에 연락이 없았다"고 말했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트위터에 "한진중공업에 다녀왔다. 200일이 넘게 고공 크레인에서 고생하는 김진숙 지도위원과 손을 흔들어 인사하는 저의 마음은 무겁기만 했다. 하루빨리 문제가 해결되어 김진숙 위원이 크레인에서 내려올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혀 놓았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은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면 35m 높이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서 이날까지 211일째 고공농성 중이다. 해고자 4명은 크레인 중간 높이에서 6월 27일부터 농성하고 있다. 이들은 정리해고 철회 없이는 내려오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은 지난 6월 말 해외로 나간 뒤 한 달 넘도록 귀국하지 않고 있어 일부에서는 '도피'라 보고 있다. 한진중공업 사측 관계자는 "수주하러 해외에 머물고 있다. 선박 건조 수주를 해야 할 것 아니냐. 수주도 하지 말라는 말이냐"고 말했다.

경찰이 '3차 희망버스'의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 행진을 불허한 가운데, 31일 오전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중인 김진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생각에 잠겨있다.
 경찰이 '3차 희망버스'의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 행진을 불허한 가운데, 31일 오전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중인 김진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생각에 잠겨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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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해고-크레인 농성 협상 대상이냐 아니냐?

한진중공업 사측은 지난 6월 27일 채길용 노조 지회장과 '합의이행협의서'에 서명했다. 채 지회장은 이날 파업 종료를 선언했으며, 비해고 조합원들은 현장 복귀했다. 당시 채 지회장의 '합의이행협의서'는 조합원들의 동의를 얻지 않고 이루어져 논란을 빚었다.

노사 양측은 입장이 평행선이다. 사측은 '정리해고 문제'는 협상 대상이 아니고, '85호 크레인 농성'을 먼저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노측은 두 문제를 같이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6월 27일 '협의서' 이후 노사 양측은 한때 대화를 했지만, 의제를 놓고 의견접근을 보지 못했으며, 이후 대화가 끊겼다.

한진중공업 사측 관계자는 "회사 정상화를 위해서라면 못 만날 사람은 없다. 회사는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노측에서 노사합의(6월 27일)를 무효화하려고 하는데, 그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기존 합의는 인정하고, 다음 단계로 가야 한다. 정리해고 문제는 노사 협상에 넣을 수 없고, 85호 크레인 농성을 먼저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 지회 최우영 사무장은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정리해고가 현안이기 때문에 협상 대상에 넣어야 하고, 85호 크레인 문제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 노사 의견 차이가 있지만 대화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태그:#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 #손학규 민주당 대표, #김진숙 지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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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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