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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는 세상이 더불어 아름답게 사는 것. 지금 한국의 정치 지도자들의 분위기라면 '빨갱이'라 할지도 모를 일이다.
 경제는 세상이 더불어 아름답게 사는 것. 지금 한국의 정치 지도자들의 분위기라면 '빨갱이'라 할지도 모를 일이다.
ⓒ 봄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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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익숙하고 당연하게 생각되어서 미처 그 뒷면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어린 시절 선생님과 부모님으로부터 지시와 훈계로 양육되는 아이들은 그 말이 진리이고 도덕이라고 생각할 수가 있습니다.

<지구를 구하는 경제책>은 쉬운 말로 차분히 우리가 아는 '진리'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경제학자들의 딱딱한 용어로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살림살이 경제이야기의 전문가답게, 시골에서 삶을 택해 실천하는 강수돌 교수의 철학이 녹아 있습니다.

간단하고도 명료하지만, 답을 내려면 생각해 보지도 않았던 주변의 현상을 더듬어야 합니다. '공부를 잘 하면 돈을 많이 벌까?', '돈이 많으면 행복해질까?', '왜 사람마다 월급이 다를까?', '왜 집값은 오르기만 할까?', '왜 쌀을 수입하면 안 된다고 할까?'라는 기본적인 경제상식부터 '어떤 채소를 먹어야할까?', '고기를먹으면 정말 힘이 세질까?' 등의 살림에 관한 질문 등으로 삶 속의 경제, 살림을 더듬는 작업을 하게 됩니다.

경쟁보다는 나눔의 가치를 강조합니다. 우리가 경쟁을 위해 부지런하라고 강조하는 우화중 대표적인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가 아닌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늑대가 길을 가는 토끼와 거북이에게 말했습니다.

"너희 둘이 달리기 시합을 해서 지는 녀석을 잡아먹겠다."

토끼와 거북이는 잔뜩 겁에 질려서 달리기 시작했답니다. 강물이 나오자 앞서 달리던 토끼는 발만 동동 굴렀지요. 조금 있으니까 거북이가 왔어요. 거북이는 토끼한테 와서 자기 등에 올라타라고 합니다.그렇게 함께 강을 건넜어요.

가파를 언덕이 나타났어요. 거북이는 언덕을 보니까 다리가 더욱 무거워졌지요. 그런데 언덕 밑에서 토끼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토끼는 거북이를 보자마자 업고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토끼하고 거북이는 똑같이 들어왔습니다. 늑대는 지는 녀석을 잡아먹겠다며 군침을 흘리고있었는데 할 말이 없었습니다. 늑대는 슬그머니 꽁무니를 뺐답니다.

지금 세상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이 밖에도 성장에만 치중해 등한시했던 인권, 성차별, 생태, 환경, 행복에 대한 가치를 찾습니다. 어린이를 위해 쉽게 쓴 내용이지만 삶에 지쳐있거나 아무리 노력해도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사회를 등지고 싶은 청소년들이 읽어도 좋습니다.

살림을 위한 경제는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지향합니다. 경쟁보다는 서로 협력하고 가진 자가 가지지 못한 이에게 베푸는 경제를 말합니다. 한 지역에 집중되고 그렇지 못한 지역은 소외를 느끼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개성을 중요시하고 남을 위할 수 있는 일이라면 어떤 일이든 중요하다는 것을 역설합니다.

좀 의심스럽습니다. 너무 급하게 많은 내용을 이 가벼운 책에 다 담으려고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듭니다. 경제는 경세제민(세상을잘 다스려 백성을 구하는)의 준말이며 영어 economy는 Eco('ecology-생태'와 어원이 같습니다)와 nom이 합쳐진 '생계꾸림' 정도로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해봅니다.

이런 기본에서 벗어난 '성장', '경쟁'처럼 왜곡된 현실을 들여다보면 주체인 '나'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그리고 우리별 지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깨닫게 될 수 있을까요?

이 책의 또 좋은 점은 최영순의 그림과 글은 느리지만 행복한 삶이란 어떤 것인지 자신에게 물음을 주는데 글보다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입니다.


지구를 구하는 경제책

강수돌 지음, 최영순 그림, 봄나무(2005)


#지구를구하는경제책#강수돌어린이책#생태와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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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데로 생각하지 않고, 생각하는데로 살기 위해 산골마을에 정착중입니다.이제 슬슬 삶의 즐거움을 느끼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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