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부산에서는 3차 희망버스 집결을 앞두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30일 저녁 전국에서 1만 명 이상이 부산으로 몰려올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시․영도구청과 관변단체, 한진중공업 사측은 희망버스 반대 여론을 조직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반면, 3차 희망버스가 성공해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까지 이끌어내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찮다.

한진중공업이 있는 부산 영도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영도로 통하는 부산대교․영도대교․남항대교에는 경찰 1개 중대씩 배치되어 29일 오후부터 검문·검색을 벌이고 있다. 또 영도조선소 주변 도로에는 컨테이너가 배치되어 있어 지난 2차 희망버스 때처럼 '차벽'이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

 한진중공업.부산경제살리기 시민대책위원회는 부산역 광장에서 "사람 살리고,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 희망단식"을 29일로 12일째 벌이고 있다.
 한진중공업.부산경제살리기 시민대책위원회는 부산역 광장에서 "사람 살리고,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 희망단식"을 29일로 12일째 벌이고 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영도로 연결되는 도로인 백련사 입구 절영로가 최근 폭우로 일부 붕괴되어 교통통제되고 있다. 영도경찰서 관계자는 "영도 주민들은 희망버스 반대 여론이 많은 것 같다. 특히 교통에 불편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희망버스를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경찰 방침이 세워지지 않았는데, 지난 2차 때 모양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영도와 남포동 일대 등지에는 희망버스에 반대한다는 내용으로 차량을 동원해 안내방송을 하기도 했다. 또 영도를 오고가는 시내버스 안에는 "30~31일 사이 희망버스 때문에 못 다닐 수도 있으니 양해 바란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기도 했다.

부산 영도구청은 29일 민주노총 부산본부 등에 공문을 보내 "희망버스가 오지 않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하루 전날 부산시는 야4당과 민주노총에 공문을 보내 희망버스가 오지 않도록 해달라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시민 68.4%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 있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는 29일 저녁 촛불집회가 열렸다. 시민 3명이 이날 오후 85호 크레인이 보이는 도로 인도에서 108배를 하기도 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관계자는 "시민이라고 밝힌 사람이 계속해서 전화를 해서 욕설을 하고, 노르웨이 총살사건처럼 총살을 시켜야 한다고 하기도 했다"면서 "경찰이 차벽을 설치하지 않고 막지 않으면 희망버스는 평화적으로 열릴 것이다. 경찰과 한진중공업에 전화해서 항의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한진중공업.부산경제살리기 시민대책위원회는 부산역 광장에서 "사람 살리고,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 희망단식"을 29일로 12일째 벌이고 있다. 사진은 부산역 광장에 설치된 게시판에 시민들이 격려문을 써 놓은 모습.
 한진중공업.부산경제살리기 시민대책위원회는 부산역 광장에서 "사람 살리고,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 희망단식"을 29일로 12일째 벌이고 있다. 사진은 부산역 광장에 설치된 게시판에 시민들이 격려문을 써 놓은 모습.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한진중공업·부산경제살리기 부산시민대책위'는 29일 오전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회동향연구소가 지난 27일 성인 1032명을 대상(ARS 여론조사, 95% 신뢰수준에서 ±3.1%p)으로 설문조사 했는데, 응답자 68.4%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 있다"고, 58.5%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측이 먼저 철회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부산역 광장에서는 시민대책위가 이날까지 12일째 '사람 살리고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 희망단식'을 벌이고 있다. 송덕용 진보신당 부산시당 위원장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와 야당 인사들이 릴레이 단식을 벌이고 있다.

단식농성장 앞에는 '85호 크레인에 보내는 희망메시지'를 적도록 해놓았는데, 시민들은 "힘내세요"라거나 "김진숙님 승리할 겁니다", "힘은 왜 있노. 힘 내라고 있다. 힘내세요", "파도는 장애물을 만날수록 더욱 거세진다. 뭉칩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조남호 회장 때문에 선량한 재벌이 욕 먹어"

이날 저녁 부산역 광장에서는 "한진중공업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대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 앞서 장형술 민주노총 부산본부 사무처장은 "며칠 전 조선일보를 보니 한진중 조남호 회장 때문에 선량한 재벌들이 욕을 얻어먹는다는 논조로 보도를 했더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최용국 진보광장 대표는 "한진중공업과 부산시, 관변단체들은 여론을 호도하는 것처럼 하고 있다. 하도 답답해서 돈을 들여 여론조사를 해보았더니 많은 시민들이 한진중공업이 잘못했다고 했다. 진실이 무엇인지 알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중공업.부산경제살리기 시민대책위원회는 29일 저녁 부산역 광장에서 "한진중공업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대토론회"를 열었다.
 한진중공업.부산경제살리기 시민대책위원회는 29일 저녁 부산역 광장에서 "한진중공업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대토론회"를 열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영도 주민 김성모(59)씨는 "영도에는 현장 2개가 있다. 한진중공업 사태와 6년째 끌고 있는 남북항 연결고가도로 문제다. 남북항연결도로 문제에 대해 구청장이며 관변단체 관계자들은 한번도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면서 "희망버스 때문에 주민들이 불편함은 조금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시민들은 사소한 불편은 감수하자는 분위기다. 정리해고를 한 것이 잘못이다. 희망버스는 아름다운 연대다"고 말했다.

한진중공업 해고자 김병철씨는 "조남호 회장이 교섭에 나오지도 않고 해외에 나가 있다. 대기업 오너가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으면 누가 와도 안 된다. 도망 다니면 안 된다. 불을 질러 놓고 다른 사람인 부산시와 경찰, 용역이 불을 끄라고 하면 안 된다"면서 "수주가 안돼 정리해고를 했다고 했는데, 대우조선이며 현대중공업 등 많은 조선업체들은 수주를 많이했다. 한진중공업에 대해서는 이해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 사회를 본 윤영삼 부경대 교수는 "한진중 사태는 부산은 물론 전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이슈가 되었다"면서 "양분된 여론으로 지역 갈등이 심하다. 그동안 서로 소통이 별로 없었다. 토론을 통해 한진중공업 사태에 대해 잘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토론에서는 허민영 박사가 발제하고, 이성숙 부산시의원, 권혁 영도구의원, 최성주 변호사, 차진구 부산경실련 사무처장 등이 토론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한진중공업 정리해고는 잘못되었고, 희망버스는 평화적으로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진중공업.부산경제살리기 시민대책위원회는 29일 저녁 부산역 광장에서 "한진중공업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대토론회"를 열었다.
 한진중공업.부산경제살리기 시민대책위원회는 29일 저녁 부산역 광장에서 "한진중공업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대토론회"를 열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민주노총 "김진숙-이재용 사장 대화, 사측이 약속 어겨"

29일 한진중공업 이재용 사장(조선부문)과 김진숙 지도위원이 대화를 할 예정이었는데,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회사가 약속을 어겨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재용 사장과 김진숙 지도위원은 28일 전화통화를 했고, 이 사장은 29일 크레인으로 올라가 직접 대면하며 대화할 것을 제안했다. 당시 전화통화에서 이 사장은 회사 경영의 어려움과 내려와서 대화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김 지도위원은 정리해고 철회가 우선이라고 밝혔다.

29일 오전에 벌어진 상황에 대해, 민주노총 본부는 "회사 측은 고소사다리를 통해 이재용 사장이 올라가 대화하려고 했다. 김 지도위원은 '이재용 사장이 특공대나 용역을 대동하지 않고, 혼자 올라오는 것이면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면서 "이 사실을 회사 측에 통보했다. 그러자 얼마 뒤 회사 측으로부터 85호 크레인 방문을 하지 않겠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다. 그래서 대화는 무산됐다"고 밝혔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서 29일로 205일째 고공농성하고 있으며, 4명의 정리해고자들은 지난 6월 26일부터 크레인 중간에서 농성하고 있다. 3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30일 오후 부산역 광장에 집결해 영도로 이동한 뒤 1박2일 동안 다양한 행사를 벌인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서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186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 10일 오후 경찰 병력들이 공장 주위를 지나고 있다. 경찰은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2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 7천여명의 경찰을 한진중공업 주위에 배치했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서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186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 10일 오후 경찰 병력들이 공장 주위를 지나고 있다. 경찰은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2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 7천여명의 경찰을 한진중공업 주위에 배치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한진중공업#희망버스#김진숙 지도위원#정리해고 철회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3,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