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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석웅 전교조 위원장(오른쪽)이 25일 양현당을 찾아 장두석 이사장(가운데)과 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은 장 위원장 부인 윤명숙 씨.
장석웅 전교조 위원장(오른쪽)이 25일 양현당을 찾아 장두석 이사장(가운데)과 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은 장 위원장 부인 윤명숙 씨. ⓒ 인병문

장석웅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은 1979년 긴급조치 9호로, 1989년 전교조 사태 등으로 세 차례 해직과 복직을 반복하다 올해부터 7만 명의 교사 조합원을 이끄는 전교조 위원장을 맡고 있다.

 

특히, 올해 공안당국이 전교조 소속 교사와 전국공무원노조에 대해 정당 소액 후원을 빌미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전국적으로 2000여 명을 기소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해 지난 6월 29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16일간의 단식투쟁을 전개하기도 했다.

 

장석웅 전교조 위원장이 25일 오후 전남 화순군 이서면에 위치한 민족생활학교 교육원 '양현당'을 찾았다. (사)한민족생활문화연구회(이사장 장두석) 부설 민족생활학교 155기 교육장을 방문해 생활건강법, 민족문화와 민족의식 등에 대해 교육을 받고 있는 환우들을 격려하고 '양현당' 개원을 축하하기 위해서다.

 

장 위원장과 최근 사회적 쟁점이 되고 있는 교사·공무원에 대한 대규모 기소사건과 무상급식 주민투표 논란, 진보 대통합 문제, 통일교육 등에 대해 담화를 나눴다. 이명박 정부와 직접 관련이 있는 이들 사안과 관련해 장 위원장은 현장에서 느끼는 민심이반 현상을 강조하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단일 사안 최대 기소사건으로 기록될 2000여 명에 이르는 교사·공무원에 대한 정치자금법 위반 기소에 대해 장 위원장은 공안당국의 표적수사이자 명백한 정치탄압이라고 비난했다.

 

장 위원장은 "교사·공무원 이전에 국민의 참정권의 문제이자 시민적 권리보장의 문제임에도 당국은 무자비한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13만 공무원 노조와 7만 교사 노조를 위축시켜 선거를 유리하게 이끌려는 정치탄압이자 공무원 길들이기"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G20 국가 중 유일하게 교사·공무원의 정당활동을 금지하여 정치참여를 막고 있는 나라가 한국"이라며 "유럽의 여러 나라에선 교사·공무원의 정치활동을 규제하는 법률 자체가 없으며, 미국에서도 오바마 재선을 가장 먼저 지지한 곳이 교사단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2009년 교사들의 대규모 시국선언을 빌미로 공안당국이 전교조와 공무원노조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일부 조합원이 민주노동당 등 야당에 소액후원을 한 것이 발견되면서 '별건사건'으로 처리, 지금의 대규모 기소로 이어지고 있어 '특정 단체 죽이기'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에 대해 장 위원장은 시대적 대세인 교육복지와 무상급식을 외면하며 교묘히 '복지'라는 의제를 선점하기 위해 벌이는 샅바싸움이라고 지적했다.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 오세훈 시장의 정치적 행보...바람직하지 않다" 
 
장 위원장은 "작년 6·2지방선거 이후 6명의 진보교육감이 한 목소리로 무상급식을 주장하며 교육가치를 공유하는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개인의 정치적 야욕을 위해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이라며 "주민투표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으며, 실질적 효력도 없다"고 밝혔다.

 

논란이 일고 있는 진보 대통합과 관련, 장 위원장은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기층당원들 사이에선 무조건적 통합 의견이 대세"라며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국민참여당의 지도부들이 기득권을 버리고 국민에게 감동을 안겨주며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를 안아 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전교조의 통일교육과 관련해 장 위원장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10년 동안 6·15선언 공동수업 등 통일교육을 위해 매진했다"면서 "이제는 평화교육의 이름으로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꾸준히 진행되어 온 대북 인도적 지원도 이명박 정부 들어 모두 차단되면서 어려움이 많다"며 "대지진 피해를 당한 재일동포의 조선학교, 일명 '우리학교'를 돕기 위해 문화예술인이 중심이 되어 결성된 '몽당연필'과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력 교체해 비인간적 교육 패러다임 바꿔야"

 

장 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말까지로, 이제 임기 7개월째다. 아직 앞길이 창창하다. 하지만 조합원에 대한 대규모 기소 등 탄압이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장 위원장은 향후 목표와 관련해서는 단호했다.

 

"시장경제 중심 무한경쟁 일변도의 몰가치, 비인간적 교육에서 협력과 상생, 인간성 회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교육 패러다임을 바꿔내는 데 전교조가 중심적 역할을 할 것이다. 지금 거리를 나가 봐라. 폭등하는 물가와 양극화로 민심이반이 민란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명박 정부 4년간 뼈저리게 느낀 것은 정치권력이 잘못되면 모든 것이 피폐해진다는 것이다. 2000여 명이 기소되는 초유의 사태지만 1500여 명이 해직되면서도 결국 쟁취해낸 전교조 합법화의 역사를 거울삼아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기필고 승리를 견인해 낼 것이다."

 

한편, 대담 내내 자리를 함께 한 부인 윤명숙씨는 장 위원장과 59세 동갑나기다. 부인의 희망을 소박했다.

 

윤씨는 "모시고 있는 84세 시어머님이 살아 계시는 동안 정말 편하고 행복했으면 하는 게 저의 꿈"이라며 "남편도 건강을 잃지 않으면서 소기의 성과를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석웅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민족생활학교 교육생들에게 인사말을 통해 "몸과 마음을 새롭게 고쳐 제2의 인생을 살기 위해 오신 여러분들이 정말 장하다"며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지도해 시대를 이끌어가는 동량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사람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장석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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