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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운동가 출신인 강병기 경상남도 정무부지사는 "처음에는 소위 말하는 '운동권'의 부정적 이미지가 강해 고성과 험악한 분위기가 도청 전반에 흐를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했던 것으로 안다"면서 "심지어 걱정으로 울음을 터트린 여비서가 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강 부지사는 진주여성회가 19일 진주여성문화센터에서 연 "여성, 인문학을 만나다"는 제목의 인문학강좌에서 특강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진보지방자치, 우리의 멘토를 찾아서"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그는 지방자치와 정치가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과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등을 지낸 그는 '운동권' 출신이라는 경력을 달고 있다. 그는 경남도정을 맡은 뒤 공직사회에 대한 인식을 바꾸었다고 밝혔다.

 

그는 "강병기가 정무부지사로 온다고 했을 때 가장 긴장하고 걱정한 사람은 경남도청 공무원이었다"고 말했다. 강 부지사가 도정을 맡고 난 뒤부터 경남도청 공무원도 자신에 대한 인식을 바꾸었고, 자신도 공직사회에 대한 인식을 바꾸었다는 것.

 

강병기 부지사는 "도청에 들어오기 전에는 공무원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 이전에는 우리나라 공무원들은 수동적이고 소극적이라 생각했고, 하는 일 없이 요령만 피운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과 함께 도정을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지 걱정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도정을 맡은 지 1년이 지났다. 공무원들도 저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특히 과격할 것이라거나 구호 투성이 외곬수일 것이라는 오해가 있었는데, 그런 인식은 바뀌었다"고 전했다.

 

자신도 공무원에 대한 인식을 바꾸었다는 것. 그는 "농민운동할 때는 정치나 공직사회를 4·19혁명처럼 확 뒤집어 엎어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도청에 들어간 뒤 생각이 확 바뀌었다. 젊은 공무원들은 높은 학력 수준에다 정말 똑똑하다. 나이가 든 공무원들은 그 분야에서 엄청난 경험을 가진 실무전문가들이다. 그런 조직이 우리나라를 운영할 수 있게 하는 힘이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강 부지사는 "정치라는 것은 국민들로부터 권한을 위임 받은 것이다. 위임 받은 권한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면서 "위임받은 권한을 자신의 것으로 착각하는 정치인들로 인해 서민들이 정치에 대해 냉소와 정치혐오, 무관심이 생긴다. 여기서 모순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남도 예산은 6조원 정도이다. 도청에 들어가기 전에는 소위 말하는 잘못된 집단이 권력을 잡고 있어 그 많은 예산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 도청에 들어가 현실을 보니 그렇지 않더라. 국가사업에 대한 대응자금을 빼고 나면 얼마 남지 않더라. 바로 예산의 한계였다"고 말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의 진주 유치와 함께 경남도가 추진하고 있는 진주의료원의 '보호자 없는 병동사업', 노인틀니 보급사업, 민주도정협의회 등에 대해 설명한 그는 "이는 그동안 소외되어 왔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려는 방향으로 도정을 이끌어왔다"고 말했다.

 

강병기 부지사는 "2012년을 주목해야한다"면서 "총선과 대선을 통해 뽑힌 정치가들의 결정은 서민의 생활에 끼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그런 생각을 해보면 올바른 지도자를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태그:#강병기 경남도 정무부지사, #진주여성회, #경상남도, #운동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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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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