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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부터 금강유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4대강 살리기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금강살리기 공사 현장 곳곳이 유실되는 등 우기철관리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장맛비가 쏟아지는 지난 11일 대전충남녹색연합 활동가들과 함께 금강살리기 공사 현장을 찾았다.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충남 연기군 금강살리기 세종1지구 생태하천조성사업 구간이다. 이곳에는 최근 식재한 나무들이 말라 죽어 있었고 장맛비로 인해 산책로와 데크, 인공연못 등이 물에 잠겨 있었다.

 

이에 대해 현장을 찾은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둔치에 맞지 않는 육상식물을 식재해 모두 말라서 고사한 것"이라며 "큰 비가 오면 침수되어 어린나무들이 죽어갈 수밖에 없다, 강에 심은 육상행수종은 살아가기 어렵다는 것을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주민 이용이 떨어지는 둔치에 공원을 조성한 것도 문제지만 요트접안 시설물이 빗물에 잠기고, 산책로와 공원데크, 인공연못 등은 비만 오면 잠기는 곳인데, 이런 곳에 인공적으로 공원을 조성한다는 것은 세금낭비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물이 찼다가 빠지고 나면 토사가 쌓이고 쓰레기가 떠밀려 오기 때문에 매번 물청소를 하고 시설물을 수리하고 정비해야 하는데 그 유지보수비용으로 국민들의 혈세를 낭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공주시 장기면 대교천을 찾았다. 최근에 보강공사를 마무리한 자전거도로의 우측 사면이 빗물에 잠겨있었고, 물이 흘러간 자리에는 깊게 고랑이 패여 보수공사가 불가피한 상태였다.

 

이에 대해 양 처장은 "금강과 합류하는 합수부 사면이 공사로 인해 안정화 되지 않을 경우 토사가 유실되고, 유실된 토사는 다시 준설을 한 금강으로 흘러들어 재퇴적을 반복하게 될 것"이라며 "이 구간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구간인데, 합수부 부분이 계속해서 넓어지고 있으며, 자전거도로 사면도 2~3일 전까지 되메우기 공사를 했는데 또다시 유실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설치해서는 안 될 시설물을 설치하다보니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언제까지 반복적으로 보수 공사를 하고 또 할 것인지 한심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금강을 따라 차량으로 이동하던 중 이번에는 '금강사업 4공구 구간에 중장비가 물속에 잠겨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재빨리 찾아간 현장은 부여군 장암면 장하리 공사현장. 장맛비로 물이 불어나면서 '페이로더'가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물속에 잠겨 있었고, 임시방편으로 파란 천막으로 장비를 덮어놓았다. 또한 기름운반선도 버려진 듯 방치되어 있었다.

 

이후 부여군 장암면 기토리 금강살리기 4공구 준설토 적치장을 둘러봤다. 쌓아두었던 준설토는 망도 치지 않은 채 방치되어 있었고, 배수로 시설도 없어 빗물과 함께 준설토가 흘러내리면서 깊이 15m, 폭 10m정도의 협곡을 만들고 있었다. 또한 흘러내린 준설토가 지방도를 덮쳐 일부가 유실되고 어린 소나무가 묻히는 등 허술한 준설토 관리로 인한 피해가 발생한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양 처장은 "금강에서 준설한 모래와 자갈 등을 적치하면서 우기를 대비한 기본적인 시설물도 없이 방치하여 도로 일부가 붕괴되고, 현장에 쌓아놓은 준설토가 상당량 유실 되는 등 안전조치가 전혀 없다"며 "준설토 또한 국민들의 자산인데 관리부실로 국민들의 혈세를 낭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한탄했다.

 

마지막으로 찾아간 곳은 부여군 충화면 복금리 저수지. 이곳은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저수지 뚝높이기 사업이 벌어지는 현장이다. 이 현장에서는 장마철임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공사를 강행하면서 가물막이와 철골 구조물이 유실되어 주민들의 안전까지도 위협하고 있었다.

 

4대강 공사 현장을 둘러 본 결과, 우려했던 대로 장마철 안전대책이 상당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장마철임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 주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었으며, 시설물 곳곳이 유실되어 다시 보수를 해야해 혈세낭비가 불가피한 것으로 확인 됐다.

 

덧붙이는 글 | 충남 공주시에서 발행하는 인터넷신문 <백제신문>에도 동일하게 기재됩니다.


태그:#4대강, #금강살리기, #장맛비, #금강정비사업,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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