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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기준 국내 이동통신 사업자별 스마트폰 가입자 수가 모두 1535만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국민 3.3명 당 1명이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셈입니다. 말 그대로 '똑똑한' 전화 스마트폰. 그러나 똑똑한 만큼 쓰다 보면 한가지 문제점도 있습니다. 바로 '너무 빠져든다'는 것입니다. 어른이고 아이고 할 것 없이 모두 스마트폰에 빠져있다 보니 종종 중독을 경고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옵니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스마트폰에 빠져 지낸 사람들의 경험담를 통해 올바른 스마트폰 이용법을 생각해 보는 기획 기사를 세 차례 내보냅니다. [편집자말]
최근에 구입한 내 스마트폰 첫 화면
 최근에 구입한 내 스마트폰 첫 화면
ⓒ 이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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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사기 3일 전]
아빠 : 스마트폰은 너무 중독성이 강해. 학생들이 쓰는 거 난 절대 반대야.
엄마 : 그래, 그걸로 시간도 뺏기고 건강도 해치고.
나 : 알아. 난 이번에 폰 살 때 스마트로 안 살 거야. 나도 시간 뺏기기 싫어.

우리 가족은 열심히 토론했다.

[폰 사는 날]

나 스마트폰 샀다>_<~♥-

내가 보낸 문자에 아빠 기겁. 결국 3일 전 토론은 공(空)론일 뿐이었다.

뜻하지 않은 엄마의 결정에 '깜놀'

이 날, 휴대폰 매장 안. 엄마가 너무 쉽게 스마트폰으로 결정했다. 사실 난 이때 우리가 며칠 전 토론한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아마 엄마가 기억을 못 하나 보다. 그러나 난 말하지 않았다. 스마트폰이면 애들 사이에서 뒤처지거나 창피할 일은 없을 테니까. 난 토론에 열심히 동참하고도 내심 스마트폰을 가지고 싶었던 것이다.

스마트폰을 산 지 오늘(12일)로 13일째. 며칠 안 됐는데도 난 벌써 스마트폰에 중독된 듯하다. 내 폰은 와이파이가 뜨는 곳에서만 인터넷을 할 수 있게 설정이 되어 있다. 그래서 와이파이가 뜨기만 하면 바로 카카오톡이라든가 인터넷에 들어가서 놀기 바쁘다.

그렇게 놀다가 좀 느려지거나, 와이파이가 사라지면 짜증이 났다. 특히 밤만 되면 핸드폰이 뜨거워질 때까지 한다. 그러다보니 늦게 잠들게 되고 자연스레 잠이 모자라게 됐다.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보면, 눈이 충혈되어 있는 내가 웃기기만 했다. 바보같아서.

요 며칠 사이 부모님한테 만날 늦게까지 스마트폰만 잡고 있다고 혼나고 있다. 하지만 뭐라 할 수도 없다. 사실이니까. 부모님도 잔소리를 하면서 답답할 것이다. 그리고 아마 후회도 하실 거다. 특히 스마트폰으로 결정을 내린 엄마가. 

처음엔 내가 절제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건 순전히 생각일 뿐이었다. 한번 잡으면 좀처럼 놓기 힘들었다. 잠깐 놓았다가도 이내 손이 갔다.

'아… 이러면 안 되는데….'

나는 차츰 불안해졌다. 나만 이럴까? 친구들도 이럴까? 그래서 주변 친구들에게 물어보았다(스마트폰 세대답게 카카오톡으로 인터뷰 했다ㅋㅋ).

스마트폰 참 좋은데, 정말 좋은데...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네

홍준이 오빠와 한 카카오톡 인터뷰
 홍준이 오빠와 한 카카오톡 인터뷰
ⓒ 이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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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 하루 어느 정도 사용하냐?홍준이 오빠 : 밥 먹을 때 잠잘 때 빼곤 다
다은이 : 하루에 4시간 정도?

☞ 홍준이 오빠는 고1. 친한 사이로 말을 놓고 지낸다. 다은이는 내 소중한 친구다. 둘 다 예의상 가명으로 하려고 했는데 실명으로 해달란다.

- 스마트폰으로  뭐하냐?
홍준이 오빠 : 나? 카톡 하고, 아프리카 TV 보고.
다은이 : 카톡하고, e- 북 보고, 게임도 하고.

- 스마트폰 때문에 밤 늦게 잔 적 있어?
홍준이 오빠 : ㅇㅇ 당연한 거 아님. 누구나 그럼.
다은이 : 새벽에 잔 적이 늘어났어.
나 : 나도ㅡㅡ.

- 스마트폰 산 걸 후회한 적 있어?
홍준이 오빠 : 네버
다은이 : 아니, 전혀.

휴, 다행이다. 나만 그런 게 아니어서.

이외에 스마트폰을 가진 다른 아이들도 대답이 비슷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걱정도 됐다. 이렇게 내 또래 아이들이(물론 나도) 스마트폰에 빠져들다가 나중에 헤어나오지 못해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까.  내 친구 다은이는 이런 말도 했다.

"스마트폰 역시 인터넷의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인터넷 중독이 있듯 스마트폰 중독도 있는것 같아" (얜 말을 왜 이렇게 잘해?)

다은이 말처럼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이나 그게 그거다. 따라서 중독된다면 그 폐해도 같지 않을까.

하지만 확실한 건 나나 내 또래 아이들은 스마트폰을 무척 좋아한다는 것이다. 재밌으니까. 스마트폰이 없는 애들은 시험성적을 올리겠다는 무기로 엄마에게 사달라고 조르기도 한다. 실제 지금 스마트폰을 사달라고 부모님한테 시위하는 친구 짱구(얘는 가명)에게 왜 스마트폰을 그리도 갖고 싶어하는지 물어보았다.

- 왜 스마트폰을 가지고 싶어?
짱구 : 왜 갑자기 스마트폰 이야기야. 염장 지르냐?

-에이.. 대답좀 해주라. 인터뷰해야 해. 왜 스마트폰을 가지고 싶어?
짱구 : 내 폰 구려서ㅡ

-아, 그래.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애들이 왜 부러워?
짱구 : 넓적한 화면으로 게임하고 카톡 해대는 게 부러워서! 됐냐!!

이 친구 말고도 스마트폰을 갖고 싶어하는 친구는 많다. 또 우리 반에 스마트폰을 갖는 친구는 하루가 갈수록 늘고 있다. 조만간 스마트폰을 가진 애들이 일반폰 가진 애들보다 더 많아질 것 같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학교에서 올바른 스마트폰 사용법이랄까 뭐 이런 교육을 하면 좋겠다. 내가 다니는 학교는 무조건 핸드폰을 압수한다. 이렇게 못하게만 하지 말고 어차피 쓸 것 제대로 쓰는 방법을 교육하면 더 좋지 않을까?

그러고 보니 오늘 샘한테 핸폰 뺏겼네. ㅠㅠ

덧붙이는 글 | 이진선 기자는 중학교 2학년 학생입니다. 뿌잉☞>ㅂ<☜



태그:#스마트폰,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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