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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지그프리트의 검 하나가 된 지그프리트의 검
빛나는 지그프리트의 검하나가 된 지그프리트의 검 ⓒ 국립오페라단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는 전야제 작품 '라인의 황금'을 포함하여 4일동안 공연되는 대작이다. 지난 3일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펼쳐진 국립오페라단의 '지크프리트의 검' 공연은 원작의 4일에 걸친 16시간짜리 오페라 대작을 1시간 40분으로 줄이면서 동시에 어린이용 오페라로 선보여 대단히 인상적이고 성공적인 무대를 보여주었다.

바그너의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는 그 배역수만 해도 엄청나다. 국립 오페라단의 '지크프리트의 검'에서는 열 개의 주요배역으로 압축하면서, 특히 어린이 관객들이 이해하기에 쉽고도 원작의 훼손이 최대한 덜하게 간추린 점이 대단하였다. 

지그프리트와 브륀힐데, 보탄, 군터와 하겐, 발퀴레 요정들, 파프너, 미메, 지그문트와 지클린데, 알베리히로 간추려진 주요 배역들은 한글로 번역되어 노래되는 바그너의 오페라를 깔끔하고 맛깔스럽게 노래하며 연기하였다. 특히 미메는 장난스러운 표정 가득하게 연기하며 노래하여 어린이 관객들에게 어필하였다.

사실상 공연 시작전에는 오페라적 극의 전개요소, 특히 바그너의 오페라라서 특히 어린이들에게 어려울 수도 있을거라는 우려가 되었다. 하지만, 첫 무대부터 익살 가득하면서 명확한 발음으로 우리말로 노래하는 미메의 모습이나, 만화속에서 갓 튀어나온 것 같은 발퀴레 요정들의 3화음이 공연 전체를 안정된 무대로 이끌었다. 

미메와 대장마차 미메가 대장간 마차 앞에서 조각난 검을 들고 노래하고 있다
미메와 대장마차미메가 대장간 마차 앞에서 조각난 검을 들고 노래하고 있다 ⓒ 국립오페라단

잘생기고 멋진 지크프리트, 아름답고도 늠름한 브륀힐데의 연기와 노래도 인상적이었지만, 더욱 인상적인 것은 어린이 관객들의 반응이었다.  무대와 관객석을 오가며 연기를 펼치는 오페라 가수들의 열연에 아이들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무대를 뒤쫓고 있었으며, 동시에 휴식시간에는 무대에 놓인 '지크프리트의 검과 그 마차를 보기 위해 달려나오며 무대앞을 가득 메웠다.

오케스트라의 음향은 다소 아쉬웠다. 오페라 가수들과 합창의 드라마틱한 음성과 연기에 비하여 오케스트라의 불협화음이 때때로  듣는 이를 불편하게 하였다. 물론 오페라 무대장치와 극본, 연기, 성악은 모두 훌륭하였지만, 막판의 후반작업도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사실상 후반작업이 아니라 오페라이기 때문에 음악은 제일 골조가 되는 작업임에 틀림없다. 극 진행에 방해가 되는 정도는 아니었으나 오페라 극장을 찾는 인구중에는 음악인이 꽤 많음을 감안하면 훨씬 더 잘 광내는 음악반주작업이 되어야 하겠다는 생각이다. 

지크프리트와 브륀힐데 지크프리트와 브륀힐데의 애틋한 모습
지크프리트와 브륀힐데지크프리트와 브륀힐데의 애틋한 모습 ⓒ 국립오페라단

이날 국립오페라단의 '지크프리트의 검'에서 한가지 특이한 점은 원작과 달리 마지막 엔딩이 해피엔딩으로 끝난다는 점이다. 이는 어린이들에게 더욱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공연으로 아이들이 오페라를 친숙하게 느낄 수 있게 하는 장점요소로 작용하겠다.

이번 공연은 '어린이 오페라 지크프리트의 검'으로 명칭 붙여서  니벨룽의 반지에 근거하지만 아예 또 다른 브랜드 '지크프리트의 검'으로 변화시켰으며,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 시리즈를 본 어린이들 세대에서는 친숙하게 관람할 수 있었다. 바그너의 오페라를 모르는 어른들이었다고 해도 이 공연 자체로도 꽤 흥미로웠던 작품이었다. 한 가지 다른 측면으로 아쉬운 것은 언제쯤 한국에서 바그너의 반지 오페라 시리즈를 세트로 관람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다.


#지그프리트의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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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전공하고 작곡과 사운드아트 미디어 아트 분야에서 대학강의 및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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