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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에게 탈당 요구? 나는 배신의 정치라고 본다.…박근혜 전 대표가 (내년 대선에 대한) 압도적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다. 지금 국민여론이 그렇지 않나."

 

7·4 한나라당 당대표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29일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범친이계로 불리지만 사실상 무계파인 그의 전당대회 전략이 읽히는 대목이다. 결기 넘치는 그의 스타일상 대통령을 치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는 친이계를 무마하는 한편, 1인2표 중에서 '친박단일후보' 유승민 후보를 제외하고 누구를 지지할 것인지 고민하는 친박계에 대한 '호소'기 때문이다. 또 자신이 친이와 친박에 대한 안정적 관리를 통해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는 적임자임을 강조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는 '홍준표 당대표'의 의미에 대해서도 "비주류가 당 대표가 되는 순간 국민들은 한나라당이 변했다고 느낄 것"이라며 "계파 없는 사람이 당 대표 된 것 자체가 한나라당의 혁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기획재정부 장관 등 5개부처를 바꾼 지난 5월 6일 개각과 관련해 "입각요청을 받았다"고 확인하면서 "당에 남아서 할 일이 많다고 사양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원희룡과 다툴 일 없다"

 

홍 의원은 대표선거와 관련해 날카롭게 맞서 온 원희룡 의원에 대해서는 "그와 다툴 일이 없다"면서도 "소장 개혁파 대표였던 원 의원이 일부 구주류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그런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은 상당히 유감스런 일이기는 하다"고 말했다.

 

원 의원이 이날 "음해공격에 대해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나는 네거티브 공세를 한 일이 없다, 원 의원이 네거티브를 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고마운 결정"이라고 답했다.

 

그는 다른 후보들의 집중 공격대상이 되고 있다. 그는 그 이유를  "(후보들 중에) 내가 맏형이고, 1위를 달리다 보니 어느 후보라도 날 공격해야 득점 포인트가 되니까"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57세의 나이에 '졸지'에 최연장자 후보가 됐다. 그의 경험과 전투력은 인정받고 있지만, 40대 후보들의 도전이 거세다.

 

다음은 홍준표 후보와 나눈 일문일답 전문.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구조 단절됐다"

 

- 당 비대위가 7·4 전당대회와 관련한 당헌을 재의결하기 위한 전국위를 재소집하기로 했다. 전국위원 과반수가 모여서 회의가 열리느냐도 문제다.

"법원 판결의 취지에 따라 절차상 하자를 고치기 위해 소집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국위 소집을 반대해선 안 된다. 재적 과반수가 모이지 않으면 관련 사안을 상임전국위에서 의결해놓고 전당대회에서 의결하는 방법도 있다."

 

-'홍준표 당대표'가 내년 대선까지 한나라당에 주는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우선 비주류가 당 대표가 되는 순간 국민들은 한나라당이 변했다고 느낄 것이다. 계파가 없는 사람이 당 대표 된 것 자체가 한나라당의 혁명이고, 정치권 전체의 변화이기도 하다."

 

- 한나라당이 며칠 전부터 대기업을 강력 비판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고 다시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구조가 단절됐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재벌이 독점적 지배 구조를 강화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의 고유 영역에 재벌이 침입하는 것을 제한해야 한다. 과거엔 그걸 했는데, 지금은 법이 다 풀려서 두부시장도 대기업이 점유하고 있는 현실이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다시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구조를 다시 만들어야 하는데 지금 추세는 중견기업이 인수합병을 통해 대기업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은 나중에 새로운 재벌 부실을 초래할 수 있다."

 

- 한나라당의 재벌 비판에 청와대가 제동을 걸고 나섰는데.

"사실이라면 아마도 과도한 재벌 비판은 하지 말라는 뜻일 것이다. 재벌이라고 해서 다 나쁜 건 아니다. 재벌 독식 구조는 옳지 않지만 재벌이 한국 사회에 기여한 점도 인정해야 하고, 재벌도 사회적 책임을 갖고 각종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해야 한다."

 

- 친이계 중에 이재오계를 향해 '계파 공작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는데 사실상 원희룡 후보를 견제한 것 아닌가.

"특정인을 말한 적 없다. 하지만 계파 간 갈등을 더 가속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제 그 주장은 더 이상 하지 않겠다. 내가 원희룡 후보와 다툴 일이 없다. 전당대회 초기엔 특정 계파와 다툼이 있었고, 지금도 특정 계파가 특정 후보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계파 전당대회는 안 된다. 자율 전당대회로 하자'고 한 것이지, 내가 원 후보를 지칭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러나 (원 후보를 견제한 것으로) 느껴지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소장개혁파 대표였던 원 후보가, 일부 구주류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그런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은 상당히 유감스러운 일이기는 하다."

 

- 방금 전 원희룡 후보도 기자회견을 열고 '음해공격에 대해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나는 네거티브 공세를 한 일 없다. 원 후보가 네거티브를 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고마운 결정이다."

 

"병역문제, 한나라당의 아킬레스건..."

 

- 28일 '새로운 한나라' 주최 전당대회 후보 토론회에서 원희룡 후보가 발가락 장애로 군 면제를 받았다는 내용이 거론됐다.

"개인의 일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 다만 이회창 총재 10년 동안 병역 문제가 계속 제기됐고, 안상수 대표 때도 병역이 문제됐고, 이 정부의 고위직들이 대부분 병역 문제 시비가 있어 왔다. 병역 문제는 한나라당의 아킬레스건이다."

 

- 서민특위 위원장을 맡으면서 참여연대와도 정책협의를 하는 등 당에서 '친서민' 선두주자였지만 이번 전당대회에선 상대적으로 친서민 색이 바랜 듯하다.

"그렇지 않다. 나는 참여연대와 논의해서 그 쪽에서 주장하는 대기업의 기술도용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중소기업의 납품단가 조정권 등 많은 서민정책을 받아들였고 현실화했다."

 

-서민정책을 강조하면서도 무상급식에 대해서는 비판적이다.

"무상급식이 아니다. 국민 세금을 쓰는 세금급식이지 않은가. 무상급식 주장은 무상의료, 무상교육까지 이어진다. 무상의료가 건강보험료 인상하지 않고 어떻게 가능한가. 다 국민 세금이다. 민주당에선 대학 무상교육을 이야기 하지만 이걸 하면 국가 재정이 거덜 나게 된다. 국가 재정을 어떻게 배분하느냐의 문제인데, 무상급식 같은 것은 국가 재정이 튼튼할 때 접근할 수 있는 것이다.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세금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 문제다."

 

- 등록금 문제 해결책은 여전히 등록금 차등제인가. 이 제도는 현재 등록금 문제 해결책 중의 하나로 잘 언급이 안 되고 있는데.

"등록금 차등제 법안이 교과위에 이미 제출돼 있다. 왜 언급이 안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뿐 아니라 각 주 단위에서도 이미 하고 있는 제도다."

 

- 한나라당이 내놓은 등록금 30% 인하안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사학 구조조정을 시급히 해야 한다. 대학민국엔 대학이 너무 많다. 제대로 대학을 나와도 취업을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사회적 불만계층이 늘어나게 된다. '등록금 장사' 하는 사학에도 국민의 세금을 투입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얘기다. 대학들도 통폐합하고 정리하고 대학다운 대학에 국민 세금을 투입하는 게 맞다. 일률적으로 30%를 내린다는 것은 무의미하다."

 

- 2006년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반값 아파트'라면서 토지임대부 주택 공약을 내놨는데 이번 전당대회에선 이 이야기를 안 하는 것 같다.

"그 정책은 이미 현실화 됐다. 원내대표를 할 때 토지임대부 주택법을 통과시켰는데, 다만 이 정부의 주택정책인 보금자리주택과 맞지 않아 시행이 안 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을 만났을 때 이 사안을 말씀드리니까 '그건 당신이 대통령 되면 하라'고 하시더라."

 

- 유승민 후보가 '지금 와서 박근혜 전 대표를 지킨다고 하는 후보들 많은데, 진즉 잘하지'라고 비판하던데. 홍 후보에게도 해당되는 말 아닌가.

"그렇다. 그러나 정치적 소신의 문제와 향후 총선 대선에 나갈 후보의 문제는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 나는 정치적 소신이 다를 땐 대통령에게도 서슴없이 이야기 하는 사람이고 박근혜 대표 시절에도 공개적으로 할 말을 다 했다. 박 전 대표는 내년 대선에 나갈 가장 유력한 후보다. 이 문제는 한나라당이 재집권 할 수 있느냐 하는 것과 직결돼 있기 때문에 한나라당이 박 전 대표를 보호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정치적 소신이 다를 때는 언제든지 이야기할 수 있는 것 아닌가."

 

- '지금은 박근혜 시대' '나는 박근혜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 등의 발언은 박근혜 대세론을 인정하는 것인가.

"지금 국민 여론이 그렇지 않나? 압도적인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다. 나는 발언 당시 '박근혜 대표를 포함한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 주자들의 보완재'라고 분명히 말했다. 내년은 홍준표 시대가 아니라고 판단했고 그래서 당권을 잡아 대선 주자를 돕고, 한나라당이 재집권하는데 진력하겠다고 결심한 뒤에 한 이야기다."

 

"오픈프라이머리는 오히려 사소한 문제"

 

- 완전국민경선제 반대의 이유로 '100% 현역이 공천 받을 것'이라고 했는데, 혹시 물갈이를 염두에 두고 있는가. 그렇다면 물갈이 비율은.

"미국에도 완전국민경선제를 실시하는 주가 많지 않다. '물갈이를 몇 퍼센트 하자'는 얘기도 난센스다. 나이 같은 건 공천의 기준이 될 수 없다. 나는 '현재 당헌도 상향식 공천이다' '개혁 공천하겠다' '이기는 공천하겠다'고 했다. 오히려 오픈프라이머리는 사소한 문제다. 공천 개혁을 빙자해 현역 의원의 기득권을 지키는 수단이 될 수 있다."

 

- 한나라당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탈당을 요구하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는데.

"노태우, YS, DJ, 노무현 대통령 다 탈당했는데, 나는 그것을 배신의 정치라고 본다. 여당과 대통령은 동시에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대통령이 인기가 없으니까 떼어내고 가자는 건 배신의 정치다. 대통령의 탈당을 막으려면 당·정·청이 일체화 돼야 한다. 내가 당 대표가 되면 대통령과 매일 통화하고 수시로 만나서라도 정책을 조율할 것이다. 당·정·청이 한 목소리로 정책을 추진하고 국민의 평가를 받을 것이다. 급하면 일일회동도 해야 하고 대통령과 늘 통화할 수 있는 핫라인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공멸한다."

 

 

- 당 대표가 돼서 가장 먼저 할 일은 뭔가.

"현장정치를 강화할 것이다 최고위원단이 여의도에 앉아서 탁상공론하는 정치는 하지 않을 것이다."

 

- 지난 5월 6일 개각 때 장관직을 제의받았다는 얘기가 있는데.

"4월에 입각 요청을 받았다. '장관직을 수행하기보단 당에 남아서 할 일이 많다'고 사양했다. 난들 왜 장관 안 하고 싶겠나."

 

- 당 대표 도전을 생각하고 사양한 건가.

"그렇다."


태그:#홍준표, #한나라당 전당대회, #원희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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