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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메아리의 영향으로 폭우가 쏟아지던 26일 오전,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과의 학생회실로 비에 젖은 학생들이 한 명 두 명 모여들었다. 비를 맞을까봐 카메라와 붐마이크, 삼각대는 비닐로 꽁꽁 감싸여져 있었다. 모이자마자 컵라면을 먹으며 오늘 일정을 의논한다. 초단편 1분 시트콤 <19일의 금요일> 팀의 촬영장 모습이다.

블로그에 올려 진 로고
▲ 19일의금요일 블로그에 올려 진 로고
ⓒ 임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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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투브(http://youtube.com)와 비메오(http://vimeo.com)에 업로드되고 블로그(http://friday19.tistory.com)와 트위터(http://twitter.com/friday19film)로 링크되고 있는 <19일의 금요일>은 대학생들이 만드는 초단편 시트콤이다. 현재 28화까지 업로드가 됐고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새로운 에피소드를 만날 수 있다.

<19일의 금요일>, 짧게 말하면 '19금'이 된다. 시트콤의 이름이자 팀명이기도 한 19일의 금요일은 이름만큼이나 그 내용도 파격적이다. 핑크무비와 에로무비를 오가며 기발한 언어유희와 은유를 통해 대놓고 '야함'을 추구한다.

"야심한 밤에 엄마아빠 몰래 보세요"라는 타임라인을 보고 호기심이 발해 한 번 더 클릭을 해보게 된다. 팀원인 임학현씨는 "귀에 잘 들어오고 기억하기도 쉬운 이름과 제목, 핑크무비라는 익숙하진 않지만 자극적인 소재를 통해 킬러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싶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중앙대학교 내에서 촬영 중인 19일의금요일
▲ 19일의금요일 중앙대학교 내에서 촬영 중인 19일의금요일
ⓒ 임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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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의 금요일>이 탄생하게 된 건 순전히 언론고시 때문이었다. 졸업을 앞두고 언론고시를 위해 스터디를 하던 임학현, 이규진, 황승기씨가 장난스럽게 주고받았던 이야기들이 최초의 기획이 됐다. PD를 준비하던 학생들은 경험을 쌓으면서도 하나의 추억을 만들고자 마음이 맞는 사람들을 모았고 그렇게 이 연재물이 탄생했다.

올 1월 처음으로 오프라인 기획회의를 하게 됐고 첫 촬영은 3월 20일이었다. 이규진씨는 "오랜 사전기획을 통해 스토리의 틀을 잡아가고 캐릭터를 구체화 시켰기 때문에 이 정도의 연재가 가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카페에서 촬영 중인 19일의 금요일 팀.
▲ 19일의금요일 카페에서 촬영 중인 19일의 금요일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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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원들의 얼굴이 낯설지 않았다. 이미 시트콤을 통해서 만나 본 얼굴이기 때문이다. 남자, 여자 4명씩 총 8명으로 구성된 19일의 금요일은 모든 멤버들이 연출과 촬영, 편집에 직접 참여한다. 다함께 모여서 에피소드 기획회의를 하고 연출자를 결정한 후 연출자가 시나리오를 쓰는 방식이다. 카메라도 촬영분이 없는 사람이 돌아가며 잡고, 연출자가 편집과 업로드까지 책임진다.

연출자는 어떻게 결정하냐고 묻자 팀의 막내인 이정민씨가 "에피소드를 미리 정하고 연출을 원하는 사람이 선착순으로 선택한다"고 답했다. 격주로 일요일마다 총 4개의 에피소드를 촬영하기 때문에 많으며 한 달에 두 개, 평균적으로 한 개씩 연출을 맡는다. 서로 연출을 하겠다고 경쟁하며 싸우는 일은 없지만 연출을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어 곤란했던 적도 없었다고.

<19일의 금요일>은 윤성호 감독의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에서 영감을 얻었다. 인터넷을 통해 연재되었던 인디시트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는 새로운 장르의 개척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황승기씨는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를 보며 누구라도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통해 콘텐츠를 유통 시킬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언제든 새로운 장르를 개척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렇게 해서 현대인의 미디어 소비 행태를 좀 더 민감하게 고려해 '1분 시트콤'이라는 장르가 탄생했다.

1분대라는 짧은 러닝타임으로 몰입을 유도하고, 웹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을 통해서도 짧은 시간 동안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를 생산해 이용을 쉽게 했다. 새로운 매체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소소한 재미를 줄 수도 있고 자신들도 하나의 완성품을 만들어내며 보람과 재미를 느낀다고 했다. 요즘 이슈도 세밀하게 반영되고 사회적인 문제에 풍자도 아끼지 않는다. 대학생들의 꿈과 낭만을 현실적으로 보여주며 누구보다도 자신들과 같은 세대의 공감을 꾀하고 있다.

카페에서 촬영 중인 황승기, 이규진, 이정민, 임학현(시계방향)
▲ 19일의금요일 카페에서 촬영 중인 황승기, 이규진, 이정민, 임학현(시계방향)
ⓒ 임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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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무섭게 쏟아지던 비는 오후가 되면서 그쳐 걱정했던 야외촬영도 무사히 끝낼 수 있었다. 한 회당 약 30여 분의 촬영 분량이 나왔고 그 중에 98퍼센트 이상을 잘라내야 1분여의 완성된 에피소드가 나온다. 목표했던 촬영분량을 다 채우지 못하게 되면 평일에 따로 모여 추가촬영을 하기도 한다.

빡빡한 일정으로 촬영이 마무리될 때쯤엔 다들 지쳐보였지만 다들 <19일의 금요일>을 우선적으로 여기며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었다. 촬영장에서는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함께했던 즐거운 촬영장에서의 모습이 어떤 결과물로 완성될지 기대하며 화요일을 기다린다. 19일의 금요일 전편은 블로그(http://friday19.tistory.com)를 통해 만나 볼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임보람 기자는 <19일의 금요일> 팀에서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태그:#19일의금요일, #1분시트콤, #1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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