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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의회 홈페이지 화면 캡쳐.
 인천시의회 홈페이지 화면 캡쳐.
ⓒ 한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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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원이 자신이 선출된 지역구가 아닌 곳에서 사는 걸 어떻게 봐야 할까? 법적으로 인천시의회 의원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선 지역구와 상관없이 인천시에 주민등록을 두면 된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주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은 게 사실이다.

특히 선거 때 '지역 일꾼'임을 내세워 당선을 위해 출마 지역구로 주소를 옮겨 놓는 이른바 '위장전입' 논란도 일 수 있다. 위장전입은 주민등록법 위반으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인천 부평지역 출신의 광역 시의원 거의 모두가 자신을 뽑아준 지역구에 거주하지 않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특히 진보·개혁 세력임을 내세우면서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범야권 단일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이들이 자신을 뽑아준 지역구에 거주하지 않거나, 허위로 주민등록을 옮겼다는 의혹까지 일고 있다.

민주당 소속 이재병(42) 시의원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부평2선거구(부평2·3·6동, 십정1·2동, 산곡3동)에 출마해 당선됐다. 하지만 그의 실제 거주지는 산곡1동이다.

이 의원은 오랜 동안 산곡1동에서 부모와 함께 살았다. 하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소를 산곡3동 369-35번지로 옮겼다. 17일 현재 인천시의회 홈페이지에도 이 의원의 주소는 산곡3동 369-35번지로 돼있다.

지난 14일 시의회 의장으로 선출된 류수용(60) 의원도 지역구와 거주지가 다르다. 부평5선거구(산곡1·2·4동, 청천1동)에 출마해 당선됐지만 사는 곳은 부평1동 동아아파트다. 류 의원은 부평구의회 의원 재직 시절에도 이 아파트에 거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6.2 지방선거 당시에도 자신의 주소지를 청천동으로 기재했으며, 현 시의회 홈페이지에도 집 주소를 청천1동 108-9번지로 해 놨다.

같은 민주당 소속 이성만(49) 시의원도 부평1선거구(부평1·4·5동, 부개1·2동, 일신동) 출신이지만 현재 산곡1동 철마현대아파트에 거주한다. 국민참여당 강병수(50) 시의원의 경우도 부평3선거구(갈산1ㆍ2동, 청천2동)에 출마해 당선됐지만, 삼산동에 거주한다.

인천시의회 홈페이지 화면 캡쳐.
 인천시의회 홈페이지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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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모습을 두고 갈산동 주민 이아무개(39)씨는 "서울 강남에 살면서 그곳에서 자식을 교육시키는 정치인이 인천에 내려와 정치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잘 모르겠다"며 "주민이 잘 몰라서 그렇지 이런 사실을 안다면 실망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조진형 의원실 이익성 보좌관도 "지방자치의 기본 취지는 주민과 동고동락하면서 주민의 아픔을 대변해주는 것인데, 아쉽다"고 한 뒤 "내가 주민과 동고동락하지 않는데, 어떻게 주민의 가려운 곳과 아픈 곳을 알아서 해결할 수 있느냐. 부평 발전에 대한 고민이 적을 수밖에 없지 않냐"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부평구위원회 홍춘호 사무국장도 "주민과 함께하려는 정신이 부족해 보이는 참으로 안타까운 모습"이라고 잘라 말했다.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김송원 사무처장은 "현행법상 허용이 된다하지만, 지방자치의 의미인 풀뿌리 민주주의는 현장 밀착성과 동고동락 정신"이라며 "선거 때는 골목골목을 다니며 어려움도 함께하겠다고 했지만, 사는 곳이 다르니 그들이 진정으로 어려울 때 어떤 도움을 줄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태그:#인천시의원, #풀뿌리 민주주의, #위장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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