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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21일 오후 4시 40분]

 

오세훈 "감사원,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고민 안해"

 

오세훈 시장 : "높은 가치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되는 주민투표다."

김미경 시의원 : "높은 가치가 있다는 건 시장님의 가치인 것 같다."

오세훈 시장 : "80만 시민의 가치다."

김미경 시의원 : "더 많은 1000만 시민이 있다."

오세훈 시장 : "더 많은 시간 있었다면 더 받을 수 있었다."

김미경 시의원 :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투표 철회할 의사 없나."

오세훈 시장 : "그걸 철회할 지위에 있지 않다."

 

6개월 동안 벼르고 벼른 시정 질문답게, 오세훈 서울시장과 시의원들 사이에는 격한 공방이 오고갔다. 어느 쪽도 물러서지 않았다. 급기야 오세훈 시장의 입에서는 "그럼 이 자리에서 뭐하려고 질문하십니까"라는 정제되지 않은 말이 나왔고, 허광태 시의회 의장이 "무례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오세훈 시장이 돌연 시의회 불출석을 선언했던 지난해 12월 당시 시정 질문을 하기로 되어 있었다는 김미경 민주당 시의원은 오 시장에게 "대선에 나갈 건지, 안 나갈 건지 지금 결단을 내리라"고 압박했다. 앞서 박준희 민주당 시의원 역시 오세훈 시장의 대선행보에 대해 집중 추궁했지만 "나중에 두고 보면 안다"는 답변을 들었다.

 

"'주민투표 182억+ 시장 재보궐 선거 150억=332억' 어떻게 할 건가"

 

이에 대해 김 시의원은 "후보 때는 잘 보이기 위해 떳떳하게 밝히면서 당선되고 나서는 기회를 엿보는 건 무책임 하다"면서 "시장직을 내던지고 대선에 나가게 되면 무상급식반대 주민투표 비용 182억 원과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비용인 150억 원, 총 332억 원을 어떻게 할 건가"라고 캐물었다.

 

그러자 오 시장은 "너무 논리적인 비약이 심하신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오 시장은 "(대선출마와 관련) 결단을 내려야 할 상황이 다가오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지금 이 자리에서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답변을 피했다.

 

이날 오 시장은 한강르네상스사업 감사결과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감사원의 감사결과에 재심의를 요구하는 이유와 관련, "감사원이 일자리 창출이라든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어떤 영역의 산업을 발전시키느냐에 대해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고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해당 사안 하나만 놓고 이것이 법령의 위반이냐, 원칙의 위반이냐를 판단한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또 김미경 시의원이 감사결과와 관련 "창피해서 얼굴을 들 수 없었다"고 하자, "경인 아라뱃길을 완성하는데 2조 2000억 원이 드는데 2900억을 쓰지 못해서 김포에서 여의도까지 뱃길을 만들지 못하다면 그것이 비경제적"이라며 종전의 입장을 고수했다.

 

한편, 지난 6개월간 홀로 시정질문 시간을 지켰던 곽 교육감도 무상급식반대 주민투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곽 교육감은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아이를 낳은 지 100일도 더 지난 상황에서 아이를 낳을지 말지 다시 결정하는 꼴"이라면서 "182억 원에 달하는 공금을 들여서 학부모, 아이, 학교현장은 물론, 서울 교육에 지대한 관심을 가진 서울시민들에게 큰 혼란을 주는 행위로 우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추진 중인 주민투표 발의에 몇 가지 법적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심층적 법률 검토를 하고 있다"며 "심각한 하자가 있을 시에는 필요한 대응을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1신 보강 : 21일 낮 12시]

 

"주민투표 배후조종하나" 질문... 오세훈 "거슬린다"

 

반년 전 파업을 선언하기 전만 해도 '신사적으로' 시정 질문에 임하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투사'로 변해 있었다.

 

21일 시정질문 첫 주자로 자선 김종욱 시의원(구로구3)은 "오세훈 시장님 발언대로 나와주십시오"라며 오 시장을 불러 세웠다. 한참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던 김 시의원은 "들어가세요"라고 오 시장에게 말했다. 오 시장은 의원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인사를 한 뒤 착석했다. 그러자 김 시의원은 "오세훈 시장님 나와주십시오"라고 오 시장을 또 다시 발언대로 불러세웠다.

 

한나라당 시의원들 사이에서 항의의 고성이 나왔다. 그러자 김 시의원은 "오 시장님 지금 기분 어떠세요?"라고 물었다. 오 시장은 "낮은 자세로, 해주시는 말씀 들어야겠다"고 답했다. 이에 김 시의원은 "시장의 빈자리를 바라보며 시정 질문을 해야 하는 의원들의 마음은 더 아팠다"고 오 시장에게 쏘아붙였다.

 

"오 시장, 나와라, 들어가라, 나와라"... "지금 기분 어떠세요?"

 

 

오 시장도 지지 않고 맞섰다. 김 시의원과 함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발언을 할 때는 마치 연설을 하듯이 본회의장에 앉아있는 의원들을 바라보기도 했다.

 

"이 자리는 제가 질문을 하고 시장님은 답변을 해야 한다"는 김 시의원의 지적에 오 시장은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자리는 토론을 하는 자리입니다"라고 맞받아쳤다.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치기도 했다.

 

지난 6개월간의 '불출석'과 관련 "약자의 입장에서 항거의 의사를 표현하는 방법이 그 방법 이외에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불출석을 한나라당의 예산안 '날치기 통과'에 항의한 민주당의 '장외투쟁'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어 김 시의원은 본회의장 스크린 화면에 한 장의 사진을 띄웠다. 지난 16일, 오 시장이 무상급식반대 주민투표 서명지가 들어있는 박스 수십 개를 쌓아놓고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이었다. 오 시장에게 "업무 시간이었죠, 시청 기자실이었죠, 공식적인 업무였죠?"라고 연이어 질문한 김 시의원은 "지금 주민투표 배후조종하십니까?"라고 따졌다.

 

이에 오 시장은 "거슬립니다"라고 답했다. "기획하셨죠"라는 질문에는 "발제했다는 게 더 정확하다"고 말했다. 김 시의원이 다시 "배후 조종하고 기획하고 협의했죠"라고 되묻자 오 시장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가지고 말씀하시면 답변드리겠다"고 말을 돌렸다.

 

그러자 김 시의원은 "중립적인 위치에서 주민투표를 진행해야 하는 시장이 기자들 불러모아서 업무시간에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지적했지만, 오 시장은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라고 맞받았다. "불법이라는 판단이 서면 고발하겠다"는 엄포에도 "그렇게 하십시오"라고 여유롭게 맞섰다.

 

'충돌'은 계속되었다. "182억 혈세를 써서 할 만한 주민투표예요?"라는 김 시의원의 질문에 오 시장은 "전 꼭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이번 주민투표는 복지의 바람직한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후에도 계속해서 설전이 이어지자 오 시장은 "노란 안경을 쓰면 노랗게만 보인다"고 비꼬았다. 그러자 김 시의원은 "그렇죠 지금 오세훈 시장님께서는 노란안경을 쓰고 계십니다"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선관위 "주민투표 기자회견, 사전선거운동으로 볼 수 없어"

김종욱 시의원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지난 16일 주민투표 기자설명회와 관련, '불법선거운동' 이라는 주장을 폈으나 서울선관위는 "사전선거운동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선관위 지도과 관계자는 21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주민투표 공표 이후는 사전 선거운동기간으로 볼 수 있지만, 서울시가 주민투표를 공표한 것은 기자회견 다음 날인 17일이었다"고 말했다.

 

시점 상으로 사전 선거운동이 되지 않는다는 것. 이 관계자는 또한 "오 시장이 행사에 나가서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을 했다면 모를까, 기자회견이나 인터뷰는 단순한 의견개진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태그:#무상급식, #오세훈, #주민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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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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