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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 시민들이 '친일파' 김백일(본명 김찬규, 1917~1951) 장군 동상에 달걀 100개를 던져버렸다. 거제경실련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 9개로 구성된 '거제시민연대'는 15일 오후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 안에 있는 김백일 장군 동상 앞에서 철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뒤 달걀을 투척했다.

 

이들은 김백일 장군 동상의 목에 친일 행적을 기록한 종이를 걸어놓고 달걀을 던졌다. 이렇듯 김백일 장군 동상 철거 목소리가 높지만, 동상 건립을 허가해 준 거제시와 동상을 세운 (사)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는 아직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기념사업회는 지난 5월 27일 이곳에 동상을 세웠는데, 당초 이 동상은 강원도에 세우려고 했지만, 시민들의 반발로 세우지 못했다. 거제시민연대는 동상 건립 직후 성명서를 통해 동상 철거를 촉구했지만 보름이 지나도록 철거되지 않자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재차 촉구한 것. 무소속 옥영문 의원(거제가)도 지난 9일부터 동상 앞에서 1인시위를 벌여 동상 철거를 촉구했다.

 

당초 기념사업회는 광복 후 미군정 국방경비대에 참여하고 1군단장을 지낸 김백일 장군이 6·25전쟁 흥남철수작전 당시 미군을 설득해 피난민을 함대에 승선할 수 있게 한 인물이라며 동상을 세웠다. 그런데 김백일 장군의 친일 행적이 드러나고, 김 장군이 민족문제연구소에서 펴낸 <친일인명사전>에도 등재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철거 목소리가 높아졌다.

 

거제시민연대 "흥남철수작전 실제 주역은 현봉학 박사"

 

 

거제시민연대는 이날 한국전쟁 당시 흥남철수작전의 실제 주역은 김백일 장군이 아니라 현봉학(1922~2007) 박사라는 주장을 폈다. 시민연대는 "현 박사는 당시 알몬드 10군 사령관의 민사부 고문으로 일하면서 알몬드 사령관과 인간관계를 통해 피난민을 승선시킬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시민연대는 이어 "세계 위키백과 사전에도 '10만명의 피난민을 살려낸 한국판 쉰들러'로 표현돼 있다"며 "당시 현 박사의 역할은 흥남철수작전 과정의 전반이 수록된 미 군정 군사기록에도 나타나 있다"고 설명했다.

 

시민연대는 "김백일은 당시 흥남철수작전의 한국 측 지휘관으로만 있었을 뿐이다. 기념사업회 측이 주장하는 것처럼 동상을 세워 추앙할 만한 역할은 없었다"며 "이처럼 흥남철수작전의 실제 주역은 역사적 사실과 자료로 입증되고 있다, 한시라도 빨리 친일파 김백일의 동상을 자진 철거하라"고 촉구했다.

 


태그:#거제포로수용소, #친일파 김백일 장군, #흥남철수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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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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