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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드로성당 전경 ..
성 베드로성당 전경.. ⓒ 정현순

"우리가  드디어  로마에 도착했습니다. 거의 14시간 이상 걸렸지요"라고 가이드가 말을 한다. 여행자들은 믿기지 않는지 지친 목소리로 "여기가 정말 로마 맞아요?"하며 두리번거린다.  "그럼요 틀림없이 로마 맞습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7시간만에  타쉬켄트에 도착. 그곳에서 3시간 40분 정도 기다렸다가 다시 로마행을 타고  7시간만에 로마에 도착했다. 마음으로는  20시간 이상도 더 걸린 것 같았다. 그래도 로마에 도착했다니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었다.

지난 18일 언니, 올케, 조카, 나 네 명의 여자들은  6박8일 일정으로 서유럽(이탈리아, 프랑스, 스위스, 영국)여행을 떠났다. 첫 도착지인 이탈리아 로마에 도착했다.

긴 시간 비행에 시달렸지만 우린 곧바로 로마시내를 지나 바티칸시국의 성베드로성당으로 향했다. 꿈과 같은 로마에 도착해서인지 설렘임과 기대로 피곤함은 어느새 까맣게 잊었고 눈은 초롱초롱 빛이 나는 듯했다. 로마시내를 보면서 성베드로성당은 점점 가까워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드디어 바티칸시국에 도착했다. 성베드로대성당이 보였고 그 한가운데에 요한 교황바오르2세의 사진이 우리를 반겨주는 듯했다. 마침 5월1일은 그분의 생일이라 사진이 걸려 있다고 한다. 끝도 보이지 않는 줄이 보인다. 모두가 관광객이라 했다. 성베드로성당을 들어가기 위한 줄이었다. 종교를 떠나서 한 번쯤 오고 싶은 곳이었다. 내가 그곳에 서 있다는 것이 좀처럼 실감이 나지 않았다.

부드러운 미소를 띤 요한교황바오르 2세의 모습 ...
부드러운 미소를 띤 요한교황바오르 2세의 모습... ⓒ 정현순

전시되어 있는 사진을 관람하는 사람들 ..
전시되어 있는 사진을 관람하는 사람들.. ⓒ 정현순

어느 하늘의 구름보다 예쁜 바티칸의 구름 ...
어느 하늘의 구름보다 예쁜 바티칸의 구름... ⓒ 정현순

우리 일행도 그 줄에 합류를 해서 차례를 기다렸다. 그래도 그날의 줄은 그다지 긴 줄이 아니라고 했다. 운이 좋은 편이라 했다. 3시간은 보통이라고 했지만 그날은 1시간 정도이니. 선글라스를 쓰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뙤약볕이 아주 뜨겁다.

그렇게 뜨거운 뙤악볕 아래에서 오랜 시간 기다리면서 누군가가 "바티칸의 구름은 다른 곳의 구름보다 더 예쁜 것 같다"라고 하는 말이 들려온다. "그러게 그런 것 같은데"하는 일행의 말이다. 그의 말에서 그의 마음 상태가 느껴지는 듯했다. 그 말에 미소가 지어진다. 내마음도 그러했다. 어느 사이엔가 우리도 그 안에 들어갈 수 있었다.

성당내부의 사람들 ..
성당내부의 사람들.. ⓒ 정현순

중앙의 돔 ..
중앙의 돔.. ⓒ 정현순

성당의 작은 돔 ..
성당의 작은 돔.. ⓒ 정현순

천정화 ...
천정화... ⓒ 정현순


성당 안으로 들어섰다. 웅장한 중앙의 돔과 여러 개의 작은 돔으로 이루어진 성당의 천정화들. 섬세하고, 화려하다. 생동감이 느껴진다. 그런 모든 것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데 아주 충분했다. TV에서 영화에서 보던 조각과 그림들을 내가 실제로 보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했다. 그곳의 그림과 조각들이 무슨 말인가 하고 있는 것 같았고 곧 살아 움직일 것만 같았다.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불교를 믿고 있는 올케도 연신 감탄을 자아낸다. 언니에게도 물었다. "언니 어때?" "오길 정말 잘했다. 안 왔으면 후회 할 뻔했다"며 좋아한다. '아주 오래 전 저렇게 높은 곳에 올라가서 어떻게 저런 작품들을 만들어냈을까?' 잠깐 감상하기도 고개가 아픈데, 혼신의 힘을 다했을 작가의 정성이 느껴졌다.

사도 성베드로의 성좌 ..
사도 성베드로의 성좌.. ⓒ 정현순


사도 성베드로의 성좌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고 사진도 찍었다. 믿기지 않는 일들이 내게 일어나고 있었다. '그래 여기는 바티칸시국의 성베드로성당이야' 다시 한 번 되뇌어본다.

평소 내겐 그곳은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곳이었다. 여행을 떠나면서도 이런 사실들을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그곳에 내가 있었고, 그곳의 아름다운 모습을 내 두 눈으로 볼 수있었고, 느낄 수 있었고 아주 가까이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이 그저 행복하기만 했다.

세계 각국에서 온 사람들이 감탄하는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조용히 성체조배를 하는 사람들, 무릎끌고 기도 하는 사람들, 작품을 열심히 감상하는 사람들. 누군가를 위해 촛불을 켜는 사람들. 누구 한 사람도 큰소리로 말하는 사람들은 없었다. 성스러운 그곳의 분위기가 절로 느껴졌다. 그곳을 둘러보고 아쉬운 발걸음으로 밖으로 나왔다. 바티칸의 구름은 들어가기 전보다 더 멋지고 예뻐 보였다.

성 베드로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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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현순


#이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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