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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새마을금고에서 해고된 여성노동자들과 노조원들이 복직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성당새마을금고에서 해고된 여성노동자들과 노조원들이 복직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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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하면 법에 가서 호소하라 하면서 지노위, 중노위 판결을 무시하는 새마을금고의 입장은 정말 아무리 생각하고 이해할려고 해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대구에 있는 성당새마을금고가 여성노동자 3명을 해고하면서 시작된 천막농성이 218일째 이어지고 있다. 경북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판결이 잇따랐지만 복직을 시키고 있지 않은 가운데, 전국새마을금고노조 대구성당새마을금고분회 분회장이 23일부터 무기한 단식에 들어가자 지역 노동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관련기사 : 대구성당새마을금고 조합원 '해고... 복직... 또 해고')

성당새마을금고는 전체 직원 11명 가운데 지난해 10월 16일 노조간부 2명과 출산휴가 중인 1명을, 분점 폐쇄에 따른 인원감축을 명분으로 정리해고를 단행하자 이에 반발한 여성노조원 7명이 파업을 시작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2월 22일 경북지방노동위원회가 "해고회피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아 명백한 부당해고에 해당된다"며 "이 사건의 근로자들을 즉시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를 하지 아니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고 판정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성당새마을금고의 이재경 이사장은 "중노위의 판정을 받아보고 결정하겠다"며 노조원들과의 대화를 회피하고 원직 복직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지난 2월에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했다.

성당새마을금고분회 박현 분회장.
 성당새마을금고분회 박현 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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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월에 새로 임명된 황상화 이사장도 중노위의 결정이 내려지면 그때 가서 판단하겠다며 시간을 끌다가 중노위가 지난 4월 27일 '정리해고가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지만 판결문을 전달받은 후에 결정하겠다며 복직을 미루고 있다.

이에 대해 박현 분회장은 "제가 맞언니로서 어린 동생들에게 고생만 시키는 것 같아 미안하다"며 "그러나 '법대로 하자' 하던 금고 측이 복직 판결이 났는데도 지키지 않는데 대해 끝까지 싸우려 한다"고 단식에 임하는 태도를 밝혔다.

민주노총 박배일 대구본부장은 "'법대로 하자' 해놓고 법이 심판을 하니 이번에는 '배 째라' 하는 저들은 깡패집단과 같다"고 비난하고 "우리 노동자들이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다해 노동조합을 탄압하고 노조원을 부당해고한 자들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다짐했다.

"법으로 심판했는데도 그걸 지키지 않는다는 것은 잘못"

성당새마을금고가 부당해고 판정을 받은 것은 이번 뿐만이 아니다. 금고는 지난 2008년과 2009년에 걸쳐 출산휴가를 낸 임산부 여직원에게 업무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권고사직을 강요했다.

이에 고용불안을 느낀 여직원 7명이 2009년 6월 노조를 결성하고 단체협상을 벌여왔으나 진전이 없자 그해 10월부터 2010년 2월 말까지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3월 업무에 복귀했고, 금고는 4월 징계위원회를 열어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박현 분회장 등 2명을 해고하고 4명의 조합원을 징계했다.

노조는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여 6월 24일 부당해고 판결로 2명이 복직을 했으나, 또 다시 지점 폐쇄를 이유로 10월 16일 원직에 복직한 간부 2명과 출산휴가 중인 1명의 여성노동자를 해고했다.

23일 오전 열린 집회에서 성당새마을금고에서 해고된 노동자가 집회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날부터 박현 분회장이 복직을 요구하며 단식에 돌입했다.
 23일 오전 열린 집회에서 성당새마을금고에서 해고된 노동자가 집회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날부터 박현 분회장이 복직을 요구하며 단식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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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또다시 지노위에 구제신청을 했고 지노위는 지난해 12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고 해고 회피를 위한 실질적인 노력이 없었다'고 판정하고 원직복직을 요구했지만, 금고는 이번에는 중노위의 판정을 받아보겠다며 중노위까지 간 것이다. 그렇지만 중노위의 부당해고 판정에도 불구하고 복직을 미루는 데 대해 노조가 반발하면서 노조 분회장이 무기한 단식에 들어간 것이다.

이를 보는 지역 주민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새마을금고를 자주 이용한다는 정재덕(65)씨는 "처음부터 무책임하게 해고를 단행한 새마을금고의 책임이 크다"며 "법으로 심판했는데도 그걸 지키지 않는다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하고 즉시 복직시키고 노사가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새마을금고 조합원인 박규식(42)씨도 "노조원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당연히 주장할 수 있다"며 "이를 거부하고 부당해고를 시켰다면 당사자는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대구본부는 그동안 매주 수요일마다 집중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원직복직을 요구했으나 지금까지 금고의 태도가 변한 것이 없다며, 분회장의 단식에 맞춰 강도 높은 투쟁을 전개하기로 하고 동조단식과 1인시위 등을 이어가기로 했다. 또한 중노위의 판결문이 전달될 것으로 에상되는 6월 초에는 집중적인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황상학 금고 이사장은 "판결문이 전달되면 이사회를 개최해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소송비용이 부담이 되는 만큼 행정소송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성당새마을금고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는 집회가 노조원들과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모인 가운데 23일 오전 열렸다.
 성당새마을금고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는 집회가 노조원들과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모인 가운데 23일 오전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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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성당새마을금고, #해고자 복직, #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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