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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조명바로 벽면을 장식한 점포, 24시간 밝히고 있어 수면을 방해하고 있다. - 이 사진은 이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습니다.
▲ LED조명바로 장식한 점포 LED조명바로 벽면을 장식한 점포, 24시간 밝히고 있어 수면을 방해하고 있다. - 이 사진은 이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습니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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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부터 불을 꺼도 책을 볼 수 있을 만큼 방이 환하다. 바로 집 앞 건물에 교회십자가탑이 있으니 그 불빛인가 싶었는데, 이전보다 훨씬 더 밝아졌다. 설친 잠에 일어나 창문을 열어보니 네온사인 십자가 조명탑과 더불어 스마트폰 가계에서 뿜어져 나오는 LED조명이 더해진 것이다.

며칠을 꾹 참았지만, 교회십자가탑은 집회가 있는 날만 계속 켜있는 반면 스마트폰 가계의 LED조명은 24시간 빛나고 있었다. 십자가 탑 없이도 홀로 수면을 방해할 만큼의 빛을 내는 조명에 점포를 방문했다.

나의 요구사항은 이랬다.

"광고하시는 것은 이해하지만, 너무 밝아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어 고통을 당하고 있으니 밤 11시 이후에는 조명바를 꺼주면 좋겠습니다. 타이머를 달면 그래 어려운 문제가 아닐 것 같은데 부탁드립니다."

직원들도 그다지 기분나쁘지 않게 답변을 주었다.

"사장님한테 이야기하겠습니다. 그리고 업자들에게도 연락을 해야 하니까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그 말만 철썩같이 믿고 기다렸지만 LED조명은 불을 밝힌 이후 단 한 번도 꺼진적이 없는 것 같았다.

요즘들어 LED조명바가 유행한 것 같다. 설치를 할 때에는 그로인해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해야하지 않을까? - 이 사진은 이 기사와 간접관련이 있을 뿐입니다.
▲ LED조명바로 장식한 점포 요즘들어 LED조명바가 유행한 것 같다. 설치를 할 때에는 그로인해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해야하지 않을까? - 이 사진은 이 기사와 간접관련이 있을 뿐입니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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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LED조명으로 장식한 가계들을 유심히 보게 되었는데 그리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휘영청 밝은 조명, 그 조명으로 잠 못이루는 사람들의 처지를 배려해주면 누가 뭐라겠는가?

그러나 2주가 지나도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 다시 방문을 해서 대화를 해보니 그동안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조금 언성이 높아질 수밖에. 그랬더니만 다른 직원이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손님도 계시니 나가서 이야기 하세요. 평점 나빠지거든요."한다.

'어라, 방귀 뀐 놈들이 성질 낸다더니....'

항의하는 동안 내내 직원들은 고압적인 자세를 버리지 않았다. 결국, 2주동안은 기다리겠으나 이후에도 개선되지 않으면 민원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하고는 가계를 나와버렸다.

자신들의 가계의 LED조명의 빛으로 인해 수면을 방해받아서 밤 11시 이후에만 조명을 좀 꺼주면 좋겠다고 요구한 것인데, 오히려 나만 이상한 놈이 되어버리는 현실은 뭔가?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이기적인 생각들이 판을 치는 세상인듯하여 씁쓸하다.

가계를 홍보하기 위해 간판이나 LED조명을 설치하는 업주들은 주변에 그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없는지 파악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원자력의 한계가 여실하게 드러난 요즘 이렇게 전기 펑펑 써도 좋은 것인지 돌아봐야 할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도 야간조명에 대한, 빛공해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태그:#LED조명, #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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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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