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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색 화살표 신호등 관련 여론수렴을 위한 시민공청회'가 13일 오후 서울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리고 있다.
 '삼색 화살표 신호등 관련 여론수렴을 위한 시민공청회'가 13일 오후 서울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리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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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오 경찰청장이 13일 오후 서울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삼색 화살표 신호등 관련 여론수렴을 위한 시민공청회'를 지켜보고 있다.
 조현오 경찰청장이 13일 오후 서울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삼색 화살표 신호등 관련 여론수렴을 위한 시민공청회'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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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색 화살표 이해 못한다는 거, 이해가 안 간다. 면허 딸 실력이면 '빨간색 화살표는 정지하고, 녹색 화살표는 가고'. 이거 이해 못할 사람이 있을까 의문스럽다. 왜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우리 국민을 바보 취급하나. 서양 사람들은 아무 문제없는데. '종전의 것이 익숙하니까, 편하니까 그대로 가자'? 이건 위험을 방치하는 거다." - 정강 녹색교통정책연구소장

"일반 시민들은 현재 신호체계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인지를 하는데 나라에서 계속 새로운 걸 하라고 강요하고 있다. 선진국에서 삼색신호등을 쓰고 있다고 하는데 실질적으로 좋은지 안 좋은지 국민들은 잘 모른다. A에서 B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바꿀 필요가 있나. 또 신호등이 모두 교체되는 데 10년 정도 걸린다고 했는데, 두 시스템이 공존하게 되면 20년간 운전한 저도 혼란스러울 것 같다."- 방청객

서울 도심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는 삼색신호등.
 서울 도심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는 삼색신호등.
ⓒ YTN화면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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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서대문 미근동 경찰청에서 진행된 '3색 신호등 관련 여론수렴을 위한 시민공청회'에서는 '3색 신호등 도입'을 둘러싼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공청회 이후 95명의 방청객을 대상으로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 역시 찬성의견(50.5%)과 반대의견(49.5%)의 차이가 단 1%에 불과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조현오 경찰청장도 참석했다.     

경찰청은 '빨간색-노란색-녹색좌회전-녹색 직진' 순서로 배치된 4색 신호등을 '빨간색-노란색-녹색'만 있는 3색 신호등 체계로 바꾸기로 하고, 지난 4월 20일부터 한 달간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직진 차로에는 '3색 동그라미' 등이, 좌(우)회전 차로에는 '3색 화살표' 등이 설치되어 있는데, '좌회전 금지'를 의미하는 빨간색 화살표의 경우 '정지'를 뜻하는 빨간색이 화살표가 결합되어 있어서 혼란스럽다는 지적이 있다.   

"G20 넘어 G7로 가기 위해서는 '국제기준'인 3색 신호등 써야"

'찬성'측을 대표해 나온 김진태 연세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3색 신호등은 온 국민을 잠재적 범법자에서 구제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4색 신호등의 경우, '무조건 서라'는 빨간 신호등과 '가라'는 녹색 화살표가 함께 켜지는데, 여러분들이 교통사고를 겪었을 때 국가가 빨간색을 중심으로 해석하면 어떻게 할 건가"라며 "이는 황색과 녹색이 같이 켜져있을 때도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4색 신호등은 단순하지 않아서 안전상의 위험이 있고, 하나의 신호등에서 서로 상충되는 걸 포함하고 있어 도로교통법에도 위배된다"며 "대한민국이 법치주의 국가인데 도로교통법에 위배되는 시설을 계속 써도 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익숙하다'와 '변하지 말아야 한다'는 다르다"며 "G20을 넘어 G7으로 가기 위해서는 국제기준인 3색 신호등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찬성'측 패널들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예산낭비' 논란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황창선 경찰청 교통기획 계장은 "지자체 재정여건상 한 번에 바꾸는 건 불가능하다, 멀쩡한 신호등을 바꾸는 게 아니라 10년 된 것, 갈아야 하는 걸 바꿀 것"이라며 "길게 10년을 잡고 차근차근 바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호체계 바뀌는 데 10년...앞으로 발생할 혼란 어떻게 할 건가"

'삼색 화살표 신호등 관련 여론수렴을 위한 시민공청회'가 13일 오후 서울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공청회장에 신호등이 전시되어 있다.
 '삼색 화살표 신호등 관련 여론수렴을 위한 시민공청회'가 13일 오후 서울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공청회장에 신호등이 전시되어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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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측 패널로 나온 이성일 성균관대 시스템 경영 공학과 교수는 "3색 신호등이 논리적으로 훌륭하게 잘 짜여져있다"고 하면서도 "기존 신호체계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에게 혼란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새로운 신호체계를 학습하는 데 드는 시간적, 경제적 비용이 크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평균적인 운전자들은 이러한 논리적인 신호체계를 충분히 잘 이해하고 사고도 일으키지 않겠지만, 아무리 적게 잡아도 1%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매일 혼란스러운 체계에 노출이 된다"며 "안전과 관련된 체계는 이러한 취약한 사람들까지 포함한 전체 사람들이 다 이해하고 학습할 수 있고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신호등 교체에 소요되는 예산과 관련, "신호등 교체는 렌즈만 바꾼다고 해서 모든 게 다 해결되지 않는다,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운영을 위한 소프트웨어도 다시 또 프로그래밍을 해야하고 이는 렌즈값보다 훨씬 많이 든다"며 "사고가 난다든지 해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까지 감안하면 비용대비 개선효과가 뚜렷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 방청객 역시 "신호체계가 바뀌는 데 10년 정도 걸릴 거라고 했는데, 경찰이 그동안 일어날 부작용에 대해서는 너무 쉽게 생각한다"며 "법을 시행하려면 앞으로 일어날 혼란에 대해 어떻게 하겠다는 입장이 있어야 하는데 그럼 말은 한 마디도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조현오 경찰청장은 "중요한 문제에 대해 제대로 홍보하지 않은 것, 진심으로 사과말씀 올린다"며 "저희 경찰이 너무 형식적 절차만 거치는데 급급했지 국민들 눈높이에서 접근하지 못했던 점 반성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조 청장은 "머뭇거리지 않고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존폐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리겠다"며 "오는 16일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는데 빠르면 시범 운영이 끝나는 19일 이전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태그:#3색신호등, #삼색신호등, #조현오, #조현오 경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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