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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1300리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길로 알려진 창녕 '개비리길'이 4대강 정비사업으로 파괴될 위기에 놓이자 환경단체들이 보전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개비리길'은 경남 창녕군 남지읍 영아지마을 서편 강가에 있는 길로 창아지~용산마을 사이의 좁다란 벼랑길을 말한다. '개'는 '물가' '강가'를 말하며 '비리'는 벼랑이란 뜻으로, '개비리'는 강가에 있는 벼랑이라는 뜻이다.

김상화 낙동강공동체 대표는 "낙동강 1300리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길이 '개비리길'이다"고 말한 적이 있다. 4대강 사업이 시작되면서 환경시민단체들은 낙동강 답사를 벌이고 있는데, 개비리길은 단골 코스가 될 정도다.

낙동강을 바라 옆에 끼고 걷는 개비리길.
 낙동강을 바라 옆에 끼고 걷는 개비리길.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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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은 국가공인 명소나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문화관광체육부에서 역사문화자원으로 '아름다운 자연의 길'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곳은 낙동강사업 20공구(합천보)에 해당하는데, 국토해양부 4대강사업본부와 창녕군은 이곳에 자전거도로를 건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낙동강지키기 부산·경남·대구·경북운동본부(아래 낙동강본부)는 13일 "4대강 사업 자전거 도로 공사로 인한 낙동강 자연문화 유산, 영남대로 중 유일하게 남은 잔도인 창녕 개비리길 파괴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낙동강본부는 "'영남대로' 중 유일하게 남은 잔도인 창녕 개비리길이 4대강 사업의 자전거 도로 공사로 파괴될 위기에 처해 있다"며 "현재 영남대로 중 물금~원동간 황산잔도 길은 일제에 의해 경부철도로 사라진 상황에서 유일하게 남은 개비리길은 영남대로와 낙동강 길 중 자연생태가 그대로 보존된 벼랑의 잔도이다"고 설명했다.

개비리길 답사가 줄을 잇고 있다. 사진은 2010년 5월 5일 부산지역 문화예술인들이 개비리길을 걷고 나오는 모습.
 개비리길 답사가 줄을 잇고 있다. 사진은 2010년 5월 5일 부산지역 문화예술인들이 개비리길을 걷고 나오는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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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이 길은 수백만 년 민족의 젖줄 낙동강이 굽이쳐 흐르다 낭떠러지 절벽 위에 사람 한 명 겨우 지나는 한적한 길 하나를 내어 숨겨두어, 그 길을 걸으면서 누구나 '자연과 낙동강, 길'의 아름다움에 감탄했던 길이다"고 덧붙였다.

낙동강본부는 "동화 같은 아름다운 길을 경상남도가 도로를 계획하였으나 여러 가지 문제로 중단되고 폐기되었다"며 "그러나 결국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의 하나로 추진하고 있는 '자전거도로 공사'로 낙동강변 유일하게 남은 옛길, 개비리길의 원형이 사라지고, 미래세대에 물려줄 자연생태 문화유산은 파괴될 예정이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사업의 목표가 자연생태 문화유산의 돌이킬 수 없는 파괴가 아니라면, 지금 당장 4대강 사업과 창녕 개비리길 자전거도로 사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태그:#개비리길, #4대강정비사업, #낙동강사업, #자전거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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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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