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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북구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신생아가 로타바이러스에 집단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대구 북구의 한 여성병원에서 운영하는 산후조리원에서 태어난 지 1개월도 안 된 신생아 3명이 집단으로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되었으나 산후조리원 측의 늑장 대응으로 인해 비난이 일고 있다.

지난 4월 28일 산후조리원에서 퇴원한 직후부터 심한 탈수증세와 열이 나서 종합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진 아이의 아버지 송아무개씨는 "5월 2일 확진을 받고 산후조리원 측에 알렸으나 병원은 아무 잘못도 없으며 책임질 일도 없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송씨는 "퇴원하기 전부터 토하고 설사증세가 있었으나 산후조리원 측이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며 "5월 2일 저녁에 확진을 받은 사실을 알리자 그때서야 사실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또한 송씨는 "산후조리원이 다음날인 3일 낮에 2명의 환자가 추가로 발생했는데도 쉬쉬하고 보건당국에 알리지 않아 직접 북구보건소에 신고를 했다"며 "보건소의 직원이 올 때까지도 산후조리원에서는 로타바이러스 발병을 부인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산후조리원 측이 3일 오전 신생아들을 상대로 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해 2명의 양성반응을 보인 신생아들을 먼저 퇴원시키고도, 다른 산모들에게는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병원  "로타바이러스, 산후조리원에서 옮겨진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병원 측은 "아이의 부모로부터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을 전해듣고 즉각 모든 산모들을 퇴원시키고 소독을 실시했다"며 "바이러스가 산후조리원에서 옮겨진 것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산후조리원에서는 엄격한 관리를 하고 있지만 아이들을 보러 온 외부인들로부터 옮겨진 것일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산후조리원 팀장은 "바이러스 발병 사실을 알고 난 후 소독을 하고 산모들에게 양해를 구해 퇴원을 시켰다"며 "그 이후에 보건당국에서 나와 가검물을 수거해 갔다"고 말했다.

이 병원 행정부장도 "빠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에 대한 잘못은 인정한다"면서 "처음에는 의례적인 설사증상이라 생각해서 크게 신경 쓰지 않은 것 같다"면서 "치료에 필요한 모든 지원은 다해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산후조리원은 S여성병원이 직영으로 운영하는 곳으로 산부인과와 소아과를 두고 있다. 현재는 S여성병원뿐만 아니라 타 병원에서 오는 신생아들도 받지 않고 있다. 로타바이러스가 최초 발병될 당시 전체 17명이 입원해 있었으며, 이후 병원 자체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타나 산모와 신생아는 모두 퇴원한 상태다. 또한,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된 신생아 3명 중 중환자실에 입원한 송씨의 아이를 제외한 2명은 통원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부보건소 "정밀검사 의뢰... 6일쯤 결과 나오면 조치 취할 것"

한편 북구보건소의 담당자는 "신생아의 아버지가 신고를 해 와 산모와 아이들의 인체가검물과 환경가검물을 수거해 보건환경연구원에 정밀검사를 의뢰했다"며 "6일쯤 결과가 나오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타바이러스는 겨울철에 유행하는 장염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로 대부분 기저귀의 변 등으로 전염되지만 오염된 음식이나 물 또는 공기 중 호흡기를 통해서도 전파되는 전염성이 강한 균이다. 때문에 산후조리원이나 유아원, 유치원, 어린이집 등 공공장소에서 쉽게 감염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타바이러스에 걸리면 하루에서 사흘 정도 잠복기를 거쳐 처음에는 고열과 콧물 등 감기증상처럼 나타나다가 구토, 설사 등을 동반한 탈수증상까지 나타날 수도 있으며 심할 경우에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박억 소아과전문의는 "로타바이러스에 걸리더라도 빠른 조치를 취하면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면서도 "전염성이 강해 집단감염이 될 수 있으므로 격리치료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예방접종을 하면 중증 감염으로 번지는 것은 막을 수 있다"며 "예방접종을 하려면 최소 20만 원에서 30만 원의 돈이 들어 부모들에게 큰 부담이 되는 만큼 정부 당국이 기본 접종에 포함시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