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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통영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친일 문인' 유치진(동랑, 1905~1974)․유치환(청마, 1908~1967) 형제의 기념사업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통영 남망산공원에 유치진 흉상을 설치했다가 5년만인 1995년 친일 혐의로 철거하기도 했는데, 최근 몇 년 사이 통영시의 재정 지원 속에 '동랑희곡상'에다 '청마문학상'이 만들어져 시민사회단체들이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민족문제연구소 통영시민모임, 민주노총 거제지부 통영연락소,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통영거제시민모임, 통영여성장애인연대, 통영진보연합(준)으로 구성된 '올바른친일청산을위한통영시민연대'는 2일 통영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경남 통영시가 대표적인 친일 극작가인 유치진의 호를 딴 '동랑희곡상'을 제정해 논란을 빚고 있다. 사진은 유치진의 흉상이 있다가 친일행적이 드러나 철거된 통영 남망산의 기슭.
경남 통영시가 대표적인 친일 극작가인 유치진의 호를 딴 '동랑희곡상'을 제정해 논란을 빚고 있다. 사진은 유치진의 흉상이 있다가 친일행적이 드러나 철거된 통영 남망산의 기슭. ⓒ 윤성효

이들은 "통영시와 통영연극예술축제위원회는 김구 선생에 의해 친일파로 분류된 유치진, 친일논란에 있는 유치환에 대한 기념사업을 전면 중단하여 현재와 미래세대에게 올바른 역사관과 민족정기를 심어줄 것"을 촉구했다.

통영지역 연극․문인단체들은 2008년 '동랑 희곡상', 2010년 '청마문학상'을 제정했는데, 통영시가 재정 지원을 해오고 있다. 통영시민연대는 "친일반민족행위자를 기리는 사업에 혈세를 쏟는 몰역사적 행사를 개최해왔다"고 비난했다.

유치진은 한일합병을 열망하는 작품 '흑룡강'(1941), 친일의 선봉에 섰던 이용구를 찬양한 작품 '북진대'(1942)를 발표했으며, 친일관변연극제인 '제1회 연극경연대회'에 '대추나무'로 작품상을 수상하는 등 대표적인 친일반민족행위자로 판명났다.

유치진은 1948년 김구 선생의 지시로 작성된 '친일파 263인'의 명단에 이름이 올랐고, 1992년 민족문제연구소에서 펴낸 <친일파 99인>에도 이름이 올랐으며, 2009년 민족문제연구소에서 펴낸 <친일인명사전>에도 빠지지 않고 올랐다.

유치환은 학도병 지원을 촉구하는 '전야'와 일제의 대동아공영권수립을 축원하는 '북두성' 등의 친일시를 발표했다. 또 그는 일제를 노골적으로 찬양하는 산문 '대동아전쟁과 문필가의 각오'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친일세력을 확대하고 반일세력을 진압하기 위해 조직된 최대의 친일단체 '만주협화회'에 근무하기도 했다. 민족문제연구소가 2009년에 펴낸 <친일인명사전>에는 그의 이름이 들어 있지 않지만, 통영시민연대는 "앞으로 추가 발간될 <친일인명사전-보유편>에 반영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통영시민연대는 "통영시장과 통영시의원들의 역사관이 도대체 어떠한지 묻고 싶을 따름이다"며 "자신의 영달과 안위를 위해 조국과 민족을 배반한 이들을 지금껏 위인이라고 교육하고 혈세를 부어 기념하고 있는 이 마당에 과연 우리 사회는 일본정부만 나무랄 자격이 있는가!"라고 따졌다.

이어 이들은 "예향의 도시 통영은 왜침으로부터 나라와 민중을 지키고자 했던 성지의 한 가운데 있는 곳"이라며 "독립과 자존을 지키고자 했던 선열들의 정신을 우리는 친일잔재를 온전히 떨침으로써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일 극작가 유치진#친일 문인 유치환#동랑 희곡상#청마 문학상#통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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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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