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경기 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강재섭 한나라당 후보와 손학규 민주당 후보 간 첫 TV토론에선 난데없이 색깔론이 펼쳐지면서 격앙된 설전이 벌어졌다.

 

21일 저녁 성남시 분당구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최하고 지역 케이블 아름방송을 통해 방송된 토론회에서는 아파트 리모델링 활성화, 신분당선 연장선 미금 정차역 설치 등 겹치는 부분이 많은 탓인지, 양측의 공약을 두고선 큰 대립점이 없었다. 그러나 대북정책에 대한 토론을 하면서 두 후보 간 설전이 벌어졌다.

 

강 후보는 "손학규 후보 말씀이 그때마다 달라져서 의문"이라며 "한나라당에 계실 땐 정부는 북한이 핵실험과 핵개발을 철회하기 전까지 어떤 지원도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표가 된 작년 12월 '햇볕정책이 모든 것을 다 치유하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라고 해서 민주당에서 난리가 났다"고 말했다.

 

강 후보는 이어 "이런 문제에 대해 그냥 개인적인 생각보단 민주당의 의견을 전부 통일하라"며 "박지원 원내대표 얘기 다르고, 최문순 (강원도지사) 후보 얘기 다르고"라고 공세를 폈다. 

 

이에 대해 손 후보는 "이런 소모적인 논쟁이 도움이 되겠느냐"며 반론을 펼쳤다. 손 후보는 "나는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반대 입장이었고 북한의 도발은 당연히 응징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일관된 입장을 유지했다"며 "내가 한나라당에 있을 때에도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지지했다, '평화가 기본'이라는 것이 내 철학이고 누가 어떻게든 폄훼할 수 없다"고 맞섰다.

 

잠시 토론주제가 바뀌었지만, 자유토론 순서에서 강 후보가 천안함 사건을 꺼내들면서 색깔론 공방이 시작됐다.

 

강 "천안함 누구 소행?" - 손 "정부 발표 믿는다 했다, 편 가르나?"

 

강 후보는 "길게 묻지 않겠다, 천안함 사건은 북한의 소행인가 아닌가"라고 물었다.

 

손 후보는 답답한 듯 격앙된 목소리로 "그에 대한 입장을 당 대표로서 여러 차례 말했다, 그런 질문을 하실 땐 내가 말했던 자료도 들여다 봤을 것이다, 나는 '정부의 발표를 믿는다'고 공식적으로 말했다"고 답했다. 손 후보는 이어 "그렇게 물어보는 의도가 뭡니까, 그렇게 해서 편을 가르자는 것인가, 색깔론을 하자는 것이냐"며 "내가 당 대표로서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고 말한 것이 있는지 찾아보라, 그렇게 덮어씌우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 후보는 "그러면 민주당 전체의 의견은 뭐냐, 민주당 의원들은 곳곳에서 달리 이야기 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민주노동당과도 단일화 해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민노당 대표는 6·25도 남침인지 북침인지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고 색깔론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강 후보는 이어 "천안함은 작년에 일어난 엄청난 사건인데 분명한 태도를 밝히라고 하면 밝히면 되지, 색깔론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새로운 색깔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다시 손 후보는 "이 자리에서 민주노동당까지 말하는 건 무슨 뜻이냐"며 "민노당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다는 문제를 왜 나한테 책임을 묻는 것이냐, 그래서 색깔론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손 후보는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에 대해 우리는 분명히 북한에 엄중한 책임을 묻고 3대 세습에 대해서도 정상국가가 아니라고 당의 대표가 얘기를 했으면 당의 입장인 것이지, 한나라당은 150명이 넘는 여러 국회의원들이 모든 일에 똑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느냐"고 되물었다.

 

강 후보는 다시 "미국과 일본도 북한 인권법이 있는데 유독 대한민국에서만 북한 인권법이란 것을 (국회) 통과시킬 수 없다"고 이 법 통과에 반대해온 민주당 대표로서의 입장을 물었다.

 

이에 대해 손 후보는 "그러면 이 정부에선 북한의 인권문제를 정식으로 제기하고 있느냐"고 반론했다. 손 후보는 "정부도 북한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북한 인권문제는 민간단체가 제기하게 하고 외교부 통일부는 공식으로 제기하지 않는 것 아니냐"며 "북한을 상대하지 않으면 안되고 전쟁이 일어나선 안되고, 교류·협력을 통해 서로 이익을 얻어야 하고, 개성공단을 확대하면 우리가 더욱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 아니냐"고 반박했다.

 

손 "킨스타워·테크노밸리·신분당선 내 작품" - 강 "15년 살았다"

 

이날 토론회에서 분당지역 관심사인 아파트 리모델링 증축 허용여부에 대해 강 후보는 "노후 아파트를 리모델링하고, 재건축을 많이 해야 한다"며 "이번에 한나라당 리모델링특위 위원장을 맡게 됐는데, 당선되면 아파트 리모델링에 최선을 다해서 분당을 업그레이드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손 후보는 "민주당에선 분당 주민들의 숙원을 받아들여서 작년에 조정식 의원 발의로 법안을 제출했다가 통과가 안됐고 3월에 최규성 의원의 대표 발의로 법안을 만들었지만 한나라당에서 미적미적하고 있어 처리가 안되고 있다"며 "한나라당에서 지금이라도 법을 통과시키면 되는데 굳이 대책특위를 만들 필요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날 강 후보는 자신을 "분당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서 15년 이상 분당에 거주했다는 사실을 강조한 반면, 손 후보는 자신이 경지도지사를 맡았던 시절 분당에서 추진했던 주요 사업을 열거했다.

 

손 후보는 "정자동 킨스타워에 성남시와 함께 지멘스 등 기업을 유치했고, 건교부와 4년간을 싸워 테크노밸리를 유치, 첨단산업을 끌어들였다, 분당의 우수한 인력에 맞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자고 생각했던 것"이라며 "신분당선을 조기착공해 수원까지 연장하고, 구미동의 고압선을 지중화해서 철탑이 없어졌고 율동공원에 책 테마파크를 조성했다"고 말했다.

 

손 후보는 "강 후보는 분당에 15년 동안 살았는데 여당의 힘있는 대표로 어떤 일을 하셨느냐"고 공세를 폈다.

 

이에 강 후보는 "내가 15년 전부터 여기 살았다는 것이 조금 전에 이사 오신 손 후보에게는 아픈 부분이어서 질문하는 것 같다"며 "나는 지역구 활동으로는 대구 서구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분당은 의정활동을 위해 왔다갔다 한 것이고 분당 발전은 지역구 의원이었던 임태희 의원이 히는 것"이라고 답했다. 강 후보는 "고압선 지중화 같은 것은 내가 살고 있는 곳이어서 나도 많이 거들고 해서 이미 공사가 돼 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그:#손학규, #강재섭, #재보선, #분당을, #TV토론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