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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마른 이에게는 연못처럼, 추위에 떠는 이에게는 불처럼, 벌거숭이에게는 옷처럼, 상인들에게는 무역상의 우두머리처럼, 아이에게는 어머니처럼, 강을 건너려는 이에게는 배처럼, 환자에게는 의사처럼, 어둠에 묻힌 이에게는 등불처럼, 재산을 구하는 이에게는 보석처럼, 모든 성주들에게는 전륜왕처럼, 하천에게는 바다처럼, 모든 어둠을 밝히는 횃불처럼, 모든 괴로움에서 해방되게 하며, 모든 병을 낫게 하며, 모든 윤회의 공포나 속박의 좁고 가파른 길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그런 가르침이나 묘법이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위 글은 서울 법련사 보경스님이 쓰고 <민족사>에서 출간한 '한 권으로 읽는 <법화경>'에서  '바른 가르침의 백련'을 소개하는 내용이고 이 '바른 가르침의 백련'을 한 권으로 엮은 게 바로 '한 권으로 읽는 <법화경>입니다.

 

종교 관련 서적들을 읽다보면 어리둥절할 만큼 황당할 때가 있습니다. 무협지도 아니고 공상과학 소설도 아니면서 동해 번쩍 서해 번쩍은 물론 하늘에서 꽃비가 내리기도 하고, 동정녀가 아이를 낳고, 태어나자마자 일곱 걸음을 걷는 등 보편적인 상식이나 지식으로 판단하기엔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내용들이 수두룩합니다.

 

하기야 100년 전 쯤, 그 때의 사람들이게 요즘 사람들의 일상, 집 안방에 앉아서 필요한 물건을 구하고, 거리를 거닐며 지구 반대쪽에 있는 미국사람들과 얼굴을 마주보며 통화를 할 수 얘기했다고 하면 당시의 사람들 역시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반문했을 게 뻔합니다.

 

경전, '아, 그럴 수도 있구나!' 하면서 읽고 이해해야

 

필자가 느끼는 그런 황당하다고 할 수 밖에 없는 내용들에 대해 '한 권으로 읽는 <법화경>에서는 책의 초입에서 준비 운동을 시키듯 경전을 읽거나 대하는 마음가짐을 알려주고 책이 말미에서 다시 한 번 마무리 운동을 하듯이 경전을 대하는 자세를 일깨워 줍니다.

 

 한 권으로 읽는 법화경 / 보경 스님 / 민족사 / 2011-04-05 / 25,000원
한 권으로 읽는 법화경 / 보경 스님 / 민족사 / 2011-04-05 / 25,000원 ⓒ 임윤수

'경전에 나오는 보살들의 물음은 아직 알지 못하는 여러 대중과 미래의 중생을 위해 대신 묻는 것임을 항상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 질문 속에 내 질문이 있고 그 답 속에 내가 알아야 할 답이 있습니다. 경전은 이런 마음으로 읽어야 합니다. 그냥 지식으로 알려거나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는 한 줄도 제대로 알기 어렵습니다.'-48- 

 

"우리의 상식으로는 불가사의하지만 분명히 경전에 이렇게 설하신 부처님의 진실이 있을 것입니다. 이럴 때는 '아, 그럴 수도 있구나!' 하면서 경을 읽고 이해해나가면 됩니다."-671

 

이런 마음, 지식으로 알려고 하지 않고 '아, 그럴 수도 있구나!'하면서 읽고 이해해 나가다보면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묘법이 법화경, 보경스님이 '한 권으로 읽는 <법화경>'을 통해 설하고 있는 법화경임을 알 수 있습니다.

 

법화경은〈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진실한 가르침의 연꽃이라는 경')>의 약칭으로 동아시아 불교의 주도적 형태인 대승 불교 전통에서 가장 중요하고 널리 읽혀온 경전의 하나로 제1품에서 제10품까지는 일승묘법(우주의 통일적 진리), 제11품에서 제22품까지는 구원본불(모든 생명이 영원한 생명을 지닌 본래로 부처라는 뜻), 제23품에서 제 28품까지는 보살의 실천도(중생을 위한 보살행의 장려)가 설해집니다.

 

법화경에 담긴 뜻을 현대적 감각으로 보여주듯이 설명

 

'법화경'이야 어디서라도 구해 읽을 수 있지만 법화경에 담긴 뜻을 오롯하게 해석하고 이해한다는 것은 100년 전 쯤 사람들이 언뜻 이해하지 못하거나 상상하지 못 했을 현세만큼이나 난해합니다. 그러기에 법화경을 읽었으면서도 묘법을 보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부처님께서 가르침을 설할 때는 원론적인 말씀인 '법설(法說)'이 있고, 이해를 돕기 위해 비유를 들어 설하시는 '비설(譬說)'이 있고, 과거 전생의 인과관계를 들어 설하는 '인연설(因緣說)' 등이 있습니다. <법화경>은 이 세 가지가 모두 동원된 웅혼한 경전입니다. -344-

 

100원짜리 눈깔사탕은 알지만 화폐 가치를 모르는 아이에게 돈의 가치를 알려주는 방법은 1000원을 들고 가면 100원짜리 눈깔사탕을 10개나 준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손쉬운 방법이듯이 '한 권으로 읽는 <법화경>'은 28품의 법화경을 한 권으로 읽게 할 뿐 아니라 법화경에 담긴 오묘한 뜻을 현대적 감각으로 보여주듯이 설명해 주고 있으니 어렵지 않게 묘법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꽃비만큼이나 아름답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강설

 

법화경 자체가 묘법이지만 묘법인 법화경 28품을 강설하고 있는 보경스님의 글들은 하늘에서 쏟아지는 꽃비만큼이나 아름답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삶은 한 송이 꽃과 같습니다. 꽃은 아무 목적 없이 피고 집니다. 특별한 누군가를 위해 피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도 길을 지나가지 않을지라도, 누구 하나 꽃향기를 맡아주지 않아도 상관하지 않습니다. 그 자리에 있으니까 피어나는 겁니다. -637-

 

목마르고, 춥고, 벌거숭이, 상인, 아이, 강을 건너려 하거나, 환자, 어둠에 묻혀있고, 재산을 구하고 있다면 연못이 되고, 불이 되고, 옷이 되고, 무역상의 우두머리가 되어 주고, 어머니, 배, 의사, 등불, 보석이 되어 줄 '바른 가르침의 백련', 보경스님이 쓰고 민족사에서 출간한 '한 권으로 읽는 <법화경>에서 그 답이나 길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진정한 기도와 수행은 입술과 혀가 아닙니다. 고요한 마음, 축복하는 마음, 어진 생각, 무엇보다 한 치의 의심도 망설임도 없는 결연한 의지입니다. 마음이 열리고 의식이 깨어 있다면 혀를 잠그고도 세상을 움직입니다. 고요한 마음이 도리어 삶의 열정이고 중생에 대한 자비심이고 정화된 마음의 향기입니다. -831-

 

입술이나 혀가 진정한 기도나 수행이 아니듯이 법화경을 찬탄하는 어떠한 미사여구 또한 묘법을 전하는 '한 권으로 읽는 <법화경>'이 아님을 알기에 이 글을 읽는 모든 이 하나하나가 직접 읽고 새겨 묘법의 가피를 경험하길 서원해 봅니다.  

덧붙이는 글 | 한 권으로 읽는 법화경 / 보경 스님 / 민족사 / 2011-04-05 / 25,000원 


한 권으로 읽는 법화경

보경 지음, 민족사(2011)


#법화경#민족사#보경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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