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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12일 오전 11시 44분]

그바그보가 결국 항복했다. 한국시간으로 12일 아침 외신들은 일제히 그바그보가 월요일(현지 시간) 프랑스와 유엔군의 공격이 계속되자 견디지 못하고 백기를 들었다고 보도했다.

자신의 사저 지하벙커에 숨어 있던 그바그보는 공격이 심해지자 하얀 손수건을 든 비서실장을 밖으로 내보내 항복의사를 표했다. 그바그보는 아내와 함께 체포됐고 현재 유엔의 감시 하에 있다. 체포 후 그바그보는 방송을 통해 "싸움은 끝났다"고 말했다.

이로서 대선 이후 4개월 이상 계속된 정치적 불안과 내전은 극적으로 종식됐다. 대선에서 승리하고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고 있는 와타라 당선자는 그바그보 체포 후 국민들에게 침착할 것을 당부했다. 또 그바그보와 그의 부인 그리고 다른 협력자들 모두 사법 당국의 조사를 받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알렝 드 로이 유엔 평화유지군 부사무총장은 이곳 저곳에서 약간의 저항이 있지만 대부분의 전투는 끝났다고 말했다.

[1신 : 11일 오후 4시 55분]

"그바그보 측이 서방 국가들을 속였다. 그바그보는 지난주 항복 협상에 임할 것처럼 위장했다. 그런데 사실은 그 시간을 세력을 재규합하고 중화기를 재배치하는데 이용했다."

지난 10일 뉴욕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코트디부아르 사태 성명을 통해 밝힌 내용이다. 반 사무총장은 덧붙여 프랑스군과 유엔군이 그바그보 군에 대해 대대적인 공격을 개시한 것과 관련해 자신이 공격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반 사무총장은 그바그보 군이 민간인들과 유엔 평화유지군을 공격하는 것을 중단시키기 위해 공격을 명령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군과 유엔군 헬기는 이날 그바그보 대통령 사저와 대통령궁 주변, 그리고 군사 기지들을 일제히 공격했다.

그바그보 대통령은 지난 11월 대선에서 지고도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것을 거부했고 결국 코트디부아르를 내전에 휘말리게 만들었다. 대선에서 이기고 국제사회에서 당선자로 인정받고 있는 알라산 와타라는 몇 달째 호텔에 갇혀 지내는 신세다. 양측의 대립은 격해졌고 몇 주 전에는 내전으로 변했다.

지난주 초에는 와타라 군이 지방 도시들을 장악하고 코트디부아르의 최대 도시 아비장까지 진격했다. 와타라 군은 그바그보가 숨어 있는 사저에 맹공을 가했고 국영방송을 포함한 주요 시설들을 장악했다. 수세에 몰린 그바그보는 프랑스 대사를 통해 국제사회와 항복 협상에 나섰다. 그러나 하루 만에 마음을 바꾸고 자신의 사저 지하에 숨어 버렸다. 이에 지난 주 목요일에는 유엔 사무총장이 직접 나서 그바그보를 압박했다.

"그바그보 대통령은 사임하고 권력을 내놓아야 한다. 이것이 마지막 기회다. 코트디부아르 국민들의 안전과 번영을 생각해야 한다."

그바그보, 항복협상 나선 후 유엔군 공격

 코트디부아르 난민들
코트디부아르 난민들 ⓒ 유엔난민국

이에 그바그보는 대답 대신 지난 토요일(9일) 와타라 군과 유엔 평화유지군에게 대대적인 반격을 가했다. 그바그보 군은 곧 아비장의 주요 시설을 와타라 군으로부터 재탈환했다. 이에 유엔은 민간인 피해를 막기 위해 그바그보 군에 대한 공격을 재개했다. 하마둔 투르 유엔 대변인은 유엔 작전의 목적은 그바그보 군이 민간인들을 살상하지 못하도록 중화기들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중화기를 찾아내도록 수색대를 파견했다. 대통령궁과 대통령 사저 근처, 그리고 아비장의 군사 기지들에서 중화기들을 찾아냈다. 유엔의 이번 작전은 그바그보 군이 그 중화기들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지난주 초 와타라 군이 아비장으로 진격해 대통령 궁과 그바그보가 숨어 있는 사저에까지 공격을 가하면서 코트디부아르 내전은 막을 내리는 것처럼 보였다. 그바그보가 항복 협상에 임하고 있다는 뉴스는 그런 기대에 힘을 실어 주었다. 그러나 항복 협상은 국제사회를 농락하는 속임수로 막을 내렸고 코트디부아르의 미래는 다시 불확실해졌다.

코트디부아르는 원칙을 지키지 않는 한 명의 탐욕스러운 정치인 때문에 결국 내전의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 그바그보의 임기는 사실상 2005년 10월에 끝났지만 그 후 6차례나 대선이 연기됐다. 작년 11월 우여곡절 끝에 대선이 치러졌지만 그바그보는 결과에 승복하지 않았고 지금까지 대통령직을 고수하고 있다.

숲에 숨어 '어서 내전이 끝나기를...'

게임의 법칙을 지키지 않는 이런 안하무인 정치인의 경우 국제사회도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 국제사회는 코트디부아르의 주요 수출품인 코코아와 커피의 국제거래를 중단시킴으로써 그바그보를 압박하고 있지만 그는 굴복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승리를 통해 모든 것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

코트디부아르에는 2007년 내전 종식과 함께 맺어진 평화협정 이행을 감시하기 위해 약 1만 명의 평화유지군이 주둔하고 있다. 그러나 평화유지군에는 무력을 사용해 코트디부아르 상황을 역전시킬 권한이 없다. 유엔군이 그바그보 측을 공격한 것도 민간인과 평화유지군의 희생을 막기 위한 방어 개념의 작전일 뿐이다.

그바그보 군과 와타라 군은 무기를 들고 서로 싸우고 있지만 무기도 없는 민간인들은 싸움을 피하는 것이 최선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을 찾고 있지만 국경을 넘는 사람들도 많다. 유엔난민국은 피난민들이 이전에는 주로 코트디부아르의 서쪽인 라이베리아 국경으로 몰렸지만 4월초부터는 동쪽인 가나 국경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난민들이 유입되자 유엔난민국과 가나 정부는 급하게 캠프를 설치하고 있다. 유엔난민국에 의하면 가나 국경으로 유입되는 사람들 대부분은 아비장에서 온 여자와 어린이들이다. 이들은 내전이 본격화되자 몇 가지 소지품만 챙겨 버스에 올라탄 사람들이다. 이들 중에는 내전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폭력이 만연하고 있는 아비장에서 험한 일을 당한 경우도 있다. 11세의 한 소녀는 납치와 강간을 당한 후 의식불명인 채로 아비장 근교에 버려졌다가 엄마에 의해 발견됐다. 이 소녀는 현재 유엔난민국의 치료와 상담을 받고 있다. 

유엔난민국은 작년 대선 이후 계속되고 있는 내전 상황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으로 피한 국내 난민이 약 1백만 명이며 이웃 나라로 피한 사람들도 약 13만 6천 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수를 파악할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이 숲에 숨어서 내전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코트디브아르#아이보리 코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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