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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4월 1일부터 타임오프제를 강행키로 하자 노조가 강력 반발하며 투쟁을 불사하겠다고 밝혀 전운이 감돌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임단협에서의 합의로 이미 지난해 7월 1일부터 시행된 타임오프제를 올해 3월까지 유보해왔다. 이에 따라 현대차 노사는 최근 타임오프에 대한 두 차례 협상을 벌였고, 지난달 30일 2차 협상에서도 회사 측은 타임오프 강행 의지를 밝혔다.

 

현대차노조는 조합원 4만5000여 명에 유급 전임자가 220여 명으로 알려졌고, 타임오프가 적용되면 현재의 10% 수준인 24명으로 전임자를 줄여야 한다.

 

현대차노조는 이에 대해 "노조를 말살하려는 것"이라며 강력 저지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회사 측은 "법에 따른 정당한 일"이라고 맞서면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것.

 

노사 모두 타임오프 두고 강수

 

현대차 사측은 52페이지 소책자까지 발간하며 "타임오프는 노조를 무력화하려는 것이 아니라 법에 따른 것으로 회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하지만 노조 측의 반발은 거세다. 현대차노조는 지난달 31일 지부 신문을 통해 "사측의 타임오프 강행을 총력 투쟁으로 맞서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3일에는 타임오프 저지 집회를 열기도 했다.

 

현대차노조는 "지난해 7월 1일부터 타임오프가 시행되었지만 금속노조 사업장에서 대부분 무력화되었으며 특히 대기업노조는 단 한 곳도 시행되지 않았다"며 "노조는 파국만은 막자며 특별협의를 진행했지만 회사가 끝내 노조를 외면했다"고 성토했다.

 

또한 노조는 "30일 열린 2차 특별협의에서도 법과 원칙을 들먹이며 강행의지를 굽히지 않았다"며 "사측이 노사상생을 외면하고 파국을 원한다면 현대차노조는 당당히 갈 길을 갈 것"이라며 회사 측을 압박했다.

 

현대차노조는 특히 "동종사 사례에서 보듯 타임오프는 개악노동법임이 백일하에 드러났으며 무력화되었다"며 "정권의 그늘에서 벗어나 타임오프 시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현장조직 "법대로 하려면 불법파견 정규직화부터"

 

이같은 현대차노조 집행부의 강력 반발에다 노조 현장조직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다.

 

노조 내 현장조직인 제2민주노조운동은 1일 "사측이 타임오프를 법대로 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법대로를 주장하려면 불법파견 정규직화부터 먼저 시행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정몽구 회장이 불법으로 현대차에 손해를 입힌 행위로 826억 원의 배상 판결이 났는데도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임명했다"며 "타임오프제는 법대로를 주장하고 비정규직들에게는 불법파업을 했으면 책임지라며 대량 징계를 했다"고 지적했다.

 

현장조직은 "타임오프는 돈줄을 말려 노조를 무력화하려는 것이며 노조 무력화는 노예노동 회귀를 뜻한다"며 "집행부가 결단하면 조합원들은 단결투쟁으로 나섰던 것이 현대차노조의 24년 역사"라며 집행부의 강력대응을 주문했다.

 

현대차 타임오프 어떻게 되나

 

현대자동차노조 내 현장조직인 제2민주노조운동실천단은 지난 3월 15일 현장에 3만 부 배포한 소식지에서 현대차노조 현 집행부가 기아차 수준(타임오프는 수용하되 수당을 올려 전임자 임금을 보전함)을 넘지 못할 것 아니냐는 자포자기설을 제기했다.

 

앞서 현대차는 국회가 타임오프제를 다룰 때 노동계의 반발로 논란이 일자 경총을 탈퇴하면서까지 타임오프 시행에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 계열사인 기아차에 타임오프를 관철시킨 경험이 있어 현대차노조에게도 타임오프를 강행할 것으로 점쳐진다.

 

단지 기아차 노사는 타임오프는 수용하되 수당을 올려 전임자 임금을 보전하는 방법을 택해 편법 논란이 있었던 전례로 봐 노사가 궁극에는 이 방법을 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지난달 현대차노조 집행부에서 은행 대출설이 나오자 현대차노조 내 제2민주노조운동은 "노조전임자 임금을 대출로 충당한 후 회사와의 협상에서 기아차 수준의 타임오프를 진행하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회사와 투쟁도 해보지 않고 자포자기하려는가"며 에둘러 집행부를 견제하기도 했었다.

 

이 때문에 지역에서는 현대차노조 현 집행부가 지난 2년간 파업 없이 임단협을 성사시키는 등 실리를 택하고 있어 회사 측과 기아차 수준의 협상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반면, 9월 노조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타임오프 고수를 위한 강수를 둘 것이라는 두 가지 전망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현대차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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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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