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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박완수 창원시장이 '이원수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재정 지원과 관련해 여론수렴 의사를 밝힌 가운데,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친일작가 이원수 기념사업저지 창원시민대책위원회'는 "참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며 비난했다.

 

창원시는 올해 이원수(1911~1981)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에 2억원을 지원했다. 지난 1월 창원 '고향의봄 도서관'에서는 흉상 제막식을 열었고, 앞으로 '학술세미나'와 '고향의 봄 어린이잔치', '이원수문학상 제정·시상', '고향의 봄 기념사업 10주년 백서발간' 등을 벌인다. 또 창원시는 총 4억원을 들여 오는 11월 3~6일 사이 '국제아동문학대축제'를 계획하고 있다.

 

이원수는 대표적인 친일문인이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친일인명사전>에 그의 이름을 올려 놓았다. 이원수는 일제시대 조선금융조합연합회에서 발간하는 친일잡지인 <반도의 빛>에 "지원병의 보내며", "낙하산" 등의 일제 찬양 시를 썼던 것이다.

 

창원시가 2억원을 지원하고, 박완수 창원시장이 이원수를 '도시 브랜드'로 삼겠다고 발언하자, 열린사회희망연대 등 단체들은 이원수 기념사업에 재정 지원을 중단할 것과 '도시 브랜드' 계획 취소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런 속에 최근 박완수 시장은 재정 지원 여부 등에 대해 여론수렴 과정을 거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이에 대책위는 이날 "친일부역자 혈세지원, 여론수렴이 웬 말이냐"는 제목의 기자회견문을 발표했다.

 

"여론조사 하겠다는 말은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

 

대책위는 "친일작가를 도시 브랜드로 삼고, 기념사업에 시민의 혈세를 지원해도 되는지 아닌지를 여론 수렴을 통해 결정하겠다는 말은 친일부역자를 시민들의 표상으로 삼을 것인지 말 것인지를 여론조사 하겠다는 말이다. 참 어처구니없는 일이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나라이다. 지금 박완수 시장은 자신이 국가 정통성과 정체성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대책위는 "일제에 협력한 인사들에게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은 언제나 격렬한 저항에 부딪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며 이런 사례는 수년 내 우리 지역에서도 여러 차례 있었다"며 "박완수 시장도 이런 사실을 모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그동안 기념사업회 측의 일방적인 여론만 수렴하여 이원수 기념사업을 지원한 박 시장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하나 뿐이다"며 "자신의 신중하지 못한 결정에 대해 시민들에게 사과하고 이원수 기념사업에 대한 지원을 즉각 중단, 폐기하는 일이다"고 밝혔다.

 

이원수선생기념사업회는 학술토론회에 '재정 지원 반대측'을 초청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책위는 "느닷없이 반대 측 인사들을 토론자로 초청하겠다는 통보를 해 왔다. 참으로 무례하고 몰염치한 요구다"며 "아동문학 운운하는 사람들이 마치 권모술수에 능란한 정치인들을 닮은 이런 행위에 실망감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기념사업회가 아직도 깨닫지 못하는 문제의 핵심은 이원수가 아니라 이원수를 등에 업은 산사람들의 욕심이라는 사실이다"며 "진정 이원수를 존경하고 그의 아동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창원시의 지원이라는 끈을 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친일문인 이원수#아동문학가#창원시#박완수 창원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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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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