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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인사청문회에서 최 후보자가 김대희 방송통신위원회 기획조정실장(왼쪽)으로부터 자료를 건네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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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헌 "노무현 정부 당시 언론자유지수 어떤지 아는가?"
최시중 "기관마다 다르다. 야당 의원들이 좋아하시는 국경없는기자회는…."
전병헌 "그것 때문에 물어본 게 아니다. (방통위에서 여당 의원에 전달한) '주요 현안에 대한 대응 답변 자료'에는 답변이 이런 식으로 돼 있다. 최시중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문답형 시나리오를 만들어 청문회를 짜고 치는 고스톱으로 만들려 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연임을 향한 방통위의 '과잉 충성'이 도마에 올랐다. 17일 국회 문방위에서 열린 최시중 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도중 방통위에서 야당이 제기한 의혹 관련 '대응 답변 문건'을 여당 의원들에게 전달한 사실이 밝혀져 청문회가 정회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또 방통위에서 이날 오후 언론사에 배포한 민주당 제기 의혹 해명 보도자료도 성난 야당 의원들에게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여당 의원에 전달한 '리허설 자료'에 청문회 정회 소동

전병헌 민주당 의원이 이날 오후 4시쯤 김대희 방통위 기획조정실장을 불러 "여당 의원들에게 청문회 대응 차원에서 분할 배포한 대응 답변 자료 사본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게 시발점이었다.

김대희 실장이 "(의원들이) 문의한 내용에 답변한 적 있다"면서 "제출하겠다"고 밝히자 이번에 한나라당 문방위 간사인 한선교 의원이 "내가 야당 의원들이 델리카(최시중 아들 운영업체) 관련 3년 전 의문을 가졌던 정황을 제출하라고 요청했던 것"이라면서 "내가 요청한 자료는 (야당에) 제출하지 말라"고 반발했다.

강승규 한나라당 의원 역시 "청문회 관련 방통위에서 그동안 정책이슈 관련 자료를 받은 적 있는데 야당 의원에게 제출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 간사인 김재윤 의원은 "여당 의원에게 대응 자료를 제출한 것은 심각하고 인사청문회를 무력화하는 기도"라면서 "여당과 방통위가 짜고 하는 청문회가 어딨나"면서 진위를 가려야 한다며 정회를 요청했다.

"방통위, 최시중 사조직화... 짜고 치는 고스톱 만들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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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인사청문회에서 전병헌 민주당 의원이 자료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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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 속개한 회의에서도 전병헌 의원은 최시중 후보자에게 "방통위가 지나치게 개입하거나 과도하게 대응하는 것은 공직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라면서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대응자료를 만들어 의원실 별로 다르게 제출한 것은 방통위에서 인사청문회를 짜고 치는 고스톱으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따졌다.

김재윤 의원은 '언론 장악은 지난 정권의 전유물?'-'언론자유지수 전 정권보다 낮지 않다', '방통위가 방송사 인사에 개입할 수 있습니까', '그렇게 할 수도 없고 그렇지 않습니다' 등 대응 답변 자료 내용 일부를 직접 인용한 뒤 "오늘 질문 답변과 유사하지 않나"라면서 "이것만 갖고도 최시중은 사퇴하는 게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선교 의원은 김대희 기조실장에게 "질문 답변이 거의 리허설 수준"이라면서 "어떻게 저 자료를 여당 의원에 주지 않고 야당에 갈 수 있나"라면서 '내부 통제 잘하라'고 다그치기도 했다. 아울러 "저건 민주당에서 보도자료 낸 7대 의혹 관련 답변서 달라고 방통위에 해명하라고 준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한편 야당 의원들은 방통위에서 이날 오후 각 언론사에 배포한 '민주당 제기 10대 의혹', '최시중 후보자 아들 증여 의혹' 등 최시중 개인 의혹 관련 해명 보도자료도 문제 삼았다.

천정배 의원은 "해명 자료는 방통위가 최시중 사조직이란 걸 의미하는 것"이라면서 "최 후보자가 얼마나 약하면 제대로 방어 못하고 직원들이 보도자료 내나"라고 따졌다.

보도자료 배포에 대해 최시중 후보자는 "오전에 회의 진행 과정에서 답변 시간이 거의 없어 실무자들이 안타깝게 생각해 그리 한 것 같다"면서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아 못하도록 하겠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앞서 여당 의원들에게 제출한 리허설 자료에 관한 전병헌 의원 질문에도 최 후보자는 "1차, 2차 (리허설 자료에) 차이도 있고 그런 질문에 내가 그런 식으로 답하겠나"라면서 "적절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