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책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 교과서>
 책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 교과서>
ⓒ 노란우산

관련사진보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니 부모로서 긴장이 된다. 조그만 체구에 큰 가방을 메고 씩씩하게 등교하지만 과연 잘 해 낼 수 있을까 안쓰러운 게 부모 맘이다.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 교과서>는 지금 초등학교 1학년에 아이를 입학시킨 부모들을 위한 책이다. 현직 초등학교 교사이면서 교육 컨설팅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박미영 씨가 쓴 것으로 실질적이며 구체적인 내용으로 부모들에게 도움을 준다.

지금 삼십대 중반인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옷에 실수를 하는 아이, 콧물을 질질 흘리며 입학하는 아이 등 별의별 모습이 다 있었는데, 요즘 아이들은 다양한 유아기 교육을 거쳐서인지 좀 나아 보인다. 생활 면에서 좀 영글어서 입학한다고 할까?

반면에 안전 측면이나 예의범절 면에서는 예전보다 못하단 생각이 든다. 우리가 학교 다닐 때만 하더라도 차들이 그다지 많지 않아 인도로만 조심히 다니면 걱정할 일이 없었는데, 최근 등하교 하는 아이들을 보면 온갖 위험 요소에 노출되어 있다.

책에서는 안전하게 길 건너는 법부터 시작하여 학교에서 지킬 일까지 소상하게 설명해 준다. 신호가 바뀌자마자 급하게 길을 건너다 사고를 당하는 아이도 있고 깜빡이는 신호 때 뛰어가다가 다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교통안전은 엄마가 다양한 사례를 들어가며 가르쳐야 하겠다.

"등교 후 학습 준비물을 꺼내어 책상 속에 정리한다. 교과서는 왼쪽 구석에 차례대로 쌓아 넣는다. 학습장은 교과서의 오른쪽에 쌓아 넣는다. 필통, 크레파스, 색연필 등은 오른쪽에 놓는다. 다른 준비물 중 책상 속에 들어갈 수 없는 것은 사물함이나 책상 옆 고리에 걸어 둔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아무 일도 아닌 것들이 아이들에게는 하나하나 알려 주어야 할 새로운 것들이다. 사물함이나 책상 속을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책가방과 준비물을 챙기는 일까지, 우리 아이만 봐도 신경 써서 이야기해 주어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고 하지만 '초등 1학년 버릇이 대학까지 간다'고 해야 맞을 듯하다. 초등 1학년 때 정리정돈을 잘하고 예의범절을 지키며 바르게 생활해 온 아이가 그 습관을 계속 유지하지 않을까? 그래서 초등 1학년이 그만큼 중요하다.

책의 저자가 알려주는 학습 방법 중에도 좋은 것들이 많다. 대부분 초등 1학년 아이들은 읽기와 쓰기에 어려움을 느끼는데, 다양한 방법으로 아이의 습관을 바로 잡아 주면 나중에 국어 실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말하기보다 듣기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을 위해선 평소 가정에서 어른들이나 형제자매의 말을 끝까지 잘 듣고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귀 기울여 들어야 중요한 말의 의미에 집중하게 되고 문제의 요지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잠자기 전 10분 동안 동화책을 읽어주는 것도 좋다. 아이 스스로 읽는 것도 필요하지만 어른들과 읽으며 애착관계를 형성하고 모르는 어휘나 낱말에 대한 궁금증도 즉시 해결하면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아이들은 듣기, 말하기, 읽기보다 쓰기를 싫어하는데, 그럴 때는 먼저 입으로 말한 다음 옮겨 쓰면 훨씬 쉽게 쓸 수 있다. 우리 아이는 1학년에 입학한 다음날부터 담임선생님이 알림장을 쓰도록 하셨는데, 며칠 새에 글씨 및 글 솜씨가 훨씬 나아진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만큼 자주 쓰다 보면 나아지는 게 쓰기가 아닐까 싶다.

아이의 교육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서는 사교육 시장에 기웃거리는 것보다 실질적인 학교의 교육 목표를 파악하는 게 더 중요하다. 초등학교의 교육은 학생의 학습과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초 능력 배양 및 기본 생활 습관 형성에 그 목표를 두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1. 풍부한 학습 경험을 통해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균형 있게 자랄 수 있도록 하며, 다양한 일의 세계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를 한다.
2. 학습과 생활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는 기초 능력을 기르고, 이를 새롭게 경험할 수 있는 상상력을 키운다.
3. 우리 문화에 대해 이해하고, 문화를 향유하는 올바른 태도를 기른다.
4.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다양하게 표현하며 타인과 공감하고 협동하는 태도를 기른다."

이 교육 목표에 맞게 우리 아이도 키운다면 큰 걱정 없이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가장 강조하고 있는 교육은 바로 '독서 교육'이다. 책은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는 좋은 매개체이며 상상력과 독해력, 읽기 능력과 생각하는 힘을 향상시키는 최고의 교육 수단이다.

유아기 교육에서 독서시기를 놓쳤다면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집중적인 독서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학교 교육과 연계한 좋은 책들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책 읽기를 두려워하는 아이를 위해 만화 같은 그림과 이야기를 함께 넣은 것들도 있으니, 엄마와 아이가 함께 골라 읽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는 책의 첫 장에서 아이가 입학할 때 꼭 고쳐 주어야 할 습관으로 주의가 산만한 것, 남의 앞에서 말을 하지 않는 것, 떼를 쓰는 습관, 용변을 혼자 해결하지 못하거나 행동이 느린 것, 남을 얕보거나 욕하는 행동 등을 든다.

초등학교 1학년은 평생을 결정할 학교생활의 첫 단추를 끼우는 시기다. 이 기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아이의 학업 성적과 생활의 질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의 성공을 바란다면 1학년 때부터 좋은 습관 만들기를 시도해 보자. 나도 모르는 사이에 건강한 학교생활과 가정의 도움으로 쑥쑥 성장하는 아이를 발견할 것이다.


태그:#1학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