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양건 감사원장 후보자가 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답변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양건 감사원장 후보자가 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답변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양건(65)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8일 국회 인사청문회의 최대 쟁점은 역시 땅 문제였다.

양 후보자의 부인은 2004년 기획부동산업체를 통해 강원도 원주시 흥업면의 맹지(도로와 조금도 접하지 않은 토지) 867㎡(263평)를 7800만 원에 매입했다. 당시 부동산업체가 이 일대 임야 3만2000㎡(9700평)을 사들인 뒤 28필지로 분할해 50여 명에게 판 땅의 일부였다.

 김진애 민주당 의원이 8일 양건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김진애 민주당 의원이 8일 양건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김진애 민주당 의원은 양 후보자가 이 땅을 7800만 원에 샀으나 매매계약서는 없다고 서면답변한 것을 파고들었다.

 양건 감사원장 후보자의 강원도 원주시 임야 다운계약서.
 양건 감사원장 후보자의 강원도 원주시 임야 다운계약서.
ⓒ 김진애

관련사진보기

그는 양 후보자의 부인의 도장이 찍힌 150만 원짜리 매매계약서를 제시하면서 "실거래가의 1/50 수준에 불과한데, 이것을 통상 다운계약서라고 부르는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이에 따라 452만 원을 내야 하는 취등록세도 8만7천 원만 납부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양 후보자는 "부동산업자가 관행대로 신고한 것이며, 당시로써는 법령위반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다운계약서(이중계약서) 작성은 2007년부터 금지된 것이기 때문에 2004년에 있었던 원주땅 매매는 법적이 문제는 없다는 것이다.

은퇴 후에 전원주택을 짓기 위해 샀는데, 기획부동산에 속아서 시세보다 높은 가격이었으며, 매입 당시에 본인은 몰랐고 나중에 부인에게 들었다는 것이 양 후보자의 해명이다.

김 의원은 "원주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 선정발표를 한 달 앞두고 샀다는 점에서 기획부동산에 기획 투자한 것"이라고 투기의혹을 제기했으나, 그는 "은퇴용으로 산 것뿐"이라고 부인했다.

강기정 의원은 감사원이 2009년에 기획부동산에 의한 토지분할과 세금탈루문제를 발굴한 중부지방국세청을 모범사례로 표창한 것을 거론하면서 "후보자와 똑같은 경우인데 감사원장이 되면 당혹스럽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양 후보자는 "부동산업자에게 땅 산 사람은 일종의 피해자"라고 답했으나, 강 의원은 "기획부동산 업자도 투기자고, 산 사람도 주변지역 개발을 생각하고 투기한 것이다. 결국 실패한 투기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경태 의원은 "맹지는 법상 건축허가 대상이 되지 않는 땅인데 무슨 주택을 짓느냐"며 "또 7800만 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샀는데 본인이 몰랐고 아내가 혼자 산 것이라면 집 문제로 고생하는 국민들이 이해하겠느냐, 솔직하게 투기를 시인하라"고 공격했으나, 양 후보자는 "함께 땅을 산 50명이 함께 요구하면 도로를 놓고 집을 지을 수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제 딸도 작은 아파트 전세를 살고 있기 때문에 주택문제 어려움을 잘 안다"고 덧붙였다.

양 후보자 "문제점 인정한다"면서도 "나도 피해자" 강조

손범규 한나라당 의원도 "다운계약서는 매도인 측에서 관행대로 작성했고 당시 법 위반은 아니지만, 부인에게 시키지 말고 (법학자로서) 본인이 직접 하면서 업자에게 다운계약서는 쓰지 말라고 하거나 부인에게 철저하게 당부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법을 떠나 도의적으로 국민에게 유감표시할 용의가 없느냐"고 물었다.

양 후보자는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는 것은 받아들인다"며 애매한 답변을 했으며, "법으로 금지되기 전에도 제대로 계약하는 게 권장사항이었다. 다른 공직후보자들도 모두 잘못을 인정한 사항이었으니 사과하라"는 노영민 민주당 의원의 질책에도 "떳떳한 것은 아니다. 오늘날 관점에서 문제가 있다는 점 인정한다"고 답하면서도 자신이 피해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양 후보자가 3년인 권익위원장 임기를 채우지 않고 1년 5개월 만에 사퇴한 것도 쟁점이 됐다.

이상민 자유선진당 의원은 양 후보가 2009년 8월 권익위원장 퇴임사에서 "이런 저런 소회가 있을 수 있으나 떠나는 입장에서 긴말은 아름답지 못하다"고 말한 부분을 거론했다. 이 의원은 "감사원의 정치적 독립을 위해서는 원장의 임기보장이 중요하다"며 "후보자는 권익위원장에서 사퇴하면서 이런 말을 했는데, 후임 이재오 위원장에게 밀려난 것이냐"고 물었다.

한나라당의 김용태 의원도 "권익위원장 중도사퇴는 팩트라는 점에서 이상민 의원의 질문을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 후보자는 "부패방지에 가장 중점을 두고 일했는데, 법적으로 권익위의 활동범위와 권한이 너무 작았기 때문에 사퇴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장 임기는 반드시 마치겠다"고 덧붙였다.

노영민 민주당 의원은 권익위원장 사퇴에 대해 ▲업무부진에 따른 문책 ▲정치인이나 실세가 아니라는 점에서 애초부터 부적합한 인물 ▲이재오 위원장에게 자리를 내주기 위한 것이라는 세 가지 시각이 있다고 주장했으나, 양 후보자는 모두에 대해 완강하게 부인했다.


#양건 감사원장 후보자#권익위원회#다운계약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