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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아이는 비닐봉지에 과자를 모아들고 다니며 더 달라며 따라 다녔다.
가족들과 나눠먹기 위해 그랬을 것이다. 미져 준비해 가지 안했던 나는 아직도 마음이 짠하다.
이 아이는 비닐봉지에 과자를 모아들고 다니며 더 달라며 따라 다녔다. 가족들과 나눠먹기 위해 그랬을 것이다. 미져 준비해 가지 안했던 나는 아직도 마음이 짠하다. ⓒ 조정숙

신이 인간에게 선물한 웅장한 대자연 속에서, 이를 가꾸고 지키며 사는 사람들.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며 빈곤 속에서도 마음의 여유를 갖고 살아가는 거대한 대륙의 사람들. 아시아 동부에 위치해 있으며 세계 최대의 인구와 광대한 국토를 가진 나라 중국. 국토는 남북 5500㎞, 동서로 우수리강과 헤이룽강의 합류점에서부터 파미르 고원까지 5200㎞에 달하는 세계에서 4번째로 큰 나라, 13억에 가까운 인구, 55개 소수민족들이 살고 있다.

55개 소수민족 중 내가 이번 여행지로 선택한 곳은 26개의 소수민족이 살고 있는 윈난성이다.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했을 것 같은 다랭이논의 웅장함을 작품으로 담기위해 벼르고 별러 사진을 취미생활로 활동하고 있는 출사코리아 클럽 회원들 16명이 2월 26일 원양제전을 찾아갔다. 출사코리아는 손상철(57) 운영자를 비롯하여 2만3천여 명의 회원들이 작품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리고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며 오프라인 온라인을 겸해 활동하고 있다.

일정은 5박 6일, 26일 오후 10시에 곤명으로 떠나는 비행기로 출발하여 곤명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2시 30분, 그들의 첫 인상은 무표정한 모습으로 이국인을 맞이한다. 공항에는 미리 예약해 두었던 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로 6~7시간 동안 윈난성으로 이동하여 황초령이라는 지역의 다랭이논과 피어오르는 안개를 담기 위해 달린다. 가는 길은 구불구불하고 비포장도로가 대부분이어서 온몸이 사정없이 이리저리 요동친다.

 황초령 다랭이논에 구름이 깔려 있다.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황초령 다랭이논에 구름이 깔려 있다.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 조정숙

윈난성은 중국 서남부에 위치한 곳으로 한반도의 1.8배가 되는 광활한 땅에 동쪽으로는 운귀고원, 남쪽으로는 낮은 분지와 협곡, 서북쪽으로는 히말라야 횡단산맥의 끝자락에 속하는 고산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이런 지리적 특성으로 베트남과 마주보고 있는 남쪽의 허코우와 서북단 메리설산해발 6740m 넘는 해발고도 차로 인해 사계절이 동시에 존재하는 입체기후대가 형성되어 있어 사계절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기도 하다.

때문에 농사를 지어야 하는 요즘, 이곳에 벼를 심기위해 다랭이논에 물을 받아 두는데 해발 1800m의 고원지대에서 피어오르는 안개와 해가 뜨는 일출과 일몰 때 빛이 논의 물에 반사되어 빛이 비치는 각도에 따라 층층으로 이루어진 다랭이논에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 낸다.

 황초령 다랭이논과 운해가 장관이다.
황초령 다랭이논과 운해가 장관이다. ⓒ 조정숙

이 모습을 담기위해 사진가들은 빡빡한 일정도 소화해 가며 이곳을 찾는다. 다랭이논의 높이는 어른 키 정도 될 만한 높이다. 다랭이논은 1300여 년 전부터 일구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이곳은 하니 족이 많이 운집하여 살고 있다. 다랭이논은 약 3천 층에 달하는 거대한 논으로 이루어졌다. 지역상 높은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이곳 다랭이논은 천수답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추수를 끝내고 이듬해 농사를 지을 때까지 물을 받기 시작하여 농사철에 벼를 심는다고 한다.

황초령에 도착했을 때 운해가 다랭이논의 아름다운 선을 감싸고 서서히 이동하며 멋진 풍경을 연출한다. 벅찬 감동을 억누른 채 재빨리 셔터를 누른다. 여기저기서 나지막이 숨 쉬는 소리와 셔터 소리만이 자연과 사람들이 만들어낸 위대한 선물에 화답한다. 가는 곳마다 광활한 풍경과 웅장함이라니. 좁은 땅 작은 공간에서 늘 생활했던 나에게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신의 축복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거대한 아우라로 다가왔다.

 모델을 하며 재롱을 피웠던 아이들이 먹을거나 동전을 달라는 시늉을 한다.
모델을 하며 재롱을 피웠던 아이들이 먹을거나 동전을 달라는 시늉을 한다. ⓒ 조정숙

 이 아이들도 동전이나 과자를 달라며 손짓을 하고 있다.
이 아이들도 동전이나 과자를 달라며 손짓을 하고 있다. ⓒ 조정숙

"저는 과자가 필요해요!" 손으로 먹는 모습을 표현하는 아이들

잠깐 장엄한 풍경에서 벗어나 주위를 살펴보니 어린 아이들이 주위에서 전통복장을 하고 무슨 말인가를 하며 따라다닌다. 손에 들려 있는 비닐봉지에 담긴 다양한 종류의 과자들을 보니 짐작이 간다. 사탕이나 먹을 수 있는 과자를 달라는 것이다.

사진 찍을 욕심에 과자를 챙겨 오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워 짠한 마음이 든다. 아마도 이 아이는 관광객들에게 받은 과자를 먹지 않고 가족들과 나눠먹기 위해 모은 것이리라. 한편에는 아이들이 모여 모델을 하며 재롱을 피운다. 역시 먹을 거나 동전을 받기 위한 행동이다. 집으로 돌아온 후에도 이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윈난성에는 대부분의 도로들이 비좁아 서로 비켜가기가 힘들지만 능숙하게 잘도 달린다. 경적소리를 쉴 새 없이 누르면서 말이다. 하지만 사고가 나면 공안이 올 때까지 비키지 않아 마냥 기다려야 하는 희생도 뒤 따른다.
윈난성에는 대부분의 도로들이 비좁아 서로 비켜가기가 힘들지만 능숙하게 잘도 달린다. 경적소리를 쉴 새 없이 누르면서 말이다. 하지만 사고가 나면 공안이 올 때까지 비키지 않아 마냥 기다려야 하는 희생도 뒤 따른다. ⓒ 조정숙

 대부분의 여자들은 등에 짐을 지거나 아이들을 업거나 머리에 매고 간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등에 짐을 지거나 아이들을 업거나 머리에 매고 간다. ⓒ 조정숙

 아이를 업고 가는 여인
아이를 업고 가는 여인 ⓒ 조정숙

 거리 곳곳에는 물 담배를 피고 있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거리 곳곳에는 물 담배를 피고 있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 조정숙

다음 장소를 향해 가던 중 생촌이라는 마을을 지나가게 되었다. 이들의 모습은 빈곤해 보이지만 유유자작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은 이네들의 모습에서 뭔가 모를 여유를 발견할 수 있었다.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여인들은 대부분 등에 바구니를 지거나 아이들을 업고 있다. 한가롭게 쉬고 있는 할아버지는 물 담배라는 것을 피고 있다.

비좁은 길을 이용하여 사람, 차, 소들이 어우러져 다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쉴 새 없이 눌러대는 자동차 경적 소리에 깜짝 깜짝 놀라지만 좁은 길에서 모두 어우러져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이것도 시간이 흐르면 그러려니 하며 적응해 간다. 어미소와 곁에는 송아지가 항상 따라다니는 모습을 보니 우리나라 농촌 풍경과 별반 다름이 없었다. 다음 촬영 장소는 노을에 비친 다랭이논이 환상적인 멍핀으로 향한다.


#중국윈난성,원양제전#황초령#생촌#출사코리아#물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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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사람이 하나 되는 세상을 오늘도 나는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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