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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 학마을 도서관 개관식에서 김정곤 입주자 대표회장이 축사를 하고있다.
 신동아 학마을 도서관 개관식에서 김정곤 입주자 대표회장이 축사를 하고있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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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아파트 동대표 일을 시작한 지 3년째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우리 아파트는 여수 최초로 재건축을 통해 지어진 1830세대의 대단위 재건축 아파트입니다. 분양 받을 당시만 해도 이곳은 미분양 아파트가 많았습니다. 대도시와 달리 인구가 한정된 지방이라 많은 사람들이 '과연 저 많은 세대가 제대로 분양이 될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을 품었습니다.

점점 사람들의 예상이 현실이 되는 듯싶더니 상황이 반전 되고 말았습니다. 그 이유는 여수해양엑스포의 유치확정이 발표되면서 희비가 엇갈린 것입니다. 분양시기와 맞물린 엑스포유치가 큰 호재가 되었던 것입니다.

엑스포의 유치 탓에 내집을 장만하다!

이후 분양이 되지 않아 골치를 앓던 미분양 세대는 프리미엄을 얹어줘도 구하기 어려워졌습니다. 기존에 분양을 받았던 세대들 역시 '엑스포 프리미엄'으로 순식간에 수천만 원의 시세차익이 발생했습니다. 이렇게 되자 잔여세대를 잡기 위한 분양러시가 시작되었습니다.

필자 역시 입주를 망설였던 터라 뒤늦게 미분양세대 헌팅에 나섰지만 딱히 맘에 드는 곳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후 여기저기 발품을 판 지 1달여만에 부동산 중개사무소를 통해 딱 내 맘에 드는 조망권 좋은 아파트를 만났습니다. 내 집 마련의 꿈은 이렇게 저질렀지만 앞으로가 걱정입니다.

아파트를 분양 받은 후 스스로 아파트 자치 일에 뛰어 들었습니다. 그것은 내 권리 찾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우리 동은 누구도 모두의 권리를 찾기 위해 대신 나서 주지 않았습니다. 억대의 거액을 들여 집장만을 하면서도 정작 하자 등 스스로의 권리 찾기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일에는 침묵했습니다.

우리 아파트는 1830세대의 대단지다 보니 동 대표만 해도 20명에 이르렀습니다. 더구나 재건축 아파트라 입주 초기 아파트 내부적으로는 바람 잘 날이 없었습니다. 특히 동 대표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조합측과 비 조합측 인사로 편이 갈렸습니다.

당시 건설사측이 재건축을 추진했던 조합측 임원들을 지원한다는 소문이 나돌았습니다. 특히 동 대표 중 대표회장을 뽑는 선거에서 조합측 후보를 막아야 한다는 여론이 강했습니다. 건설사측이 조합측 인사를 내세워 아파트 하자처리 및 위탁관리 업무를 입맛대로 하려는 의도는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분양아파트 입.대 결성 늦은 만큼 손해

동대표를 하다 보니 아파트의 문제점들이 하나하나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분양초기는 건설사가 사업주체를 관리하는 시기입니다. 이렇게 건설사에 의해 선정된 위탁관리업체는 입주자대표회의(이하 입.대)가 구성되기 전 신규 분양 아파트의 모든 이권을 고스란히 차지했습니다.

이중 가장 돈이 되는 부분은 아파트 광고입니다. 특히 엘리베이터 광고는 수천만원의 노른자위 광고에 속합니다. 또한 입주초기 청구되는 관리비는 눈 여겨 봐야 할 사항입니다. 입대가 결성된 후 사업주체인 피고 신동아 건설을 상대로 약7천만원의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아직도 법정 소송이 진행중입니다. 이렇듯 신규아파트는 입.대 구성이 늦게 되면 그만큼 법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 1~2년차 하자를 놓치기 십상이니 그 손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입니다.

신동아 건설이 1830세대 74평규모로 아파트 도서관을 지었으나 3년째 텅비어 있어 입주민이 사용할 수 없지만 분양전 준공검사는 무리없이 마쳤다.
 신동아 건설이 1830세대 74평규모로 아파트 도서관을 지었으나 3년째 텅비어 있어 입주민이 사용할 수 없지만 분양전 준공검사는 무리없이 마쳤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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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내가 사는 아파트의 도서관 관련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신동아 파밀리에 추미향 관리소장의 말입니다.

"분양초기 우리 아파트 독서실은 엉망이었습니다, 당시의 법 규정으로는 일정규모 이상의 독서실 공간과 도서, 책상, 의자가 형식적으로 비치되어 있으면 준공검사를 받는데 별 문제는 없지만 실제 사용상 문제점이 많아 도서관으로 활용할 수 없어요."

시공사가 근린 생활 편의시설로 제공한 도서관은 말만 도서관이었습니다. 시공사가 어디서 구입했는지 모를 쓸모 없는 수백권의 책과 함께 몇 개의 책걸상이 전부였습니다. 입.대에서는 이 부분을 하자로 규정에 신동아건설(주)에 요청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법 규정에 맞도록 다 했는데 뭐가 하자냐?"라고 하였고 입.대에서는 "사용상의 문제점이 있으니 하자다, 최소한 사용할 수 있게는 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후 건설사로부터 1500 ~ 2000만원 정도의 시설비를 지원해주겠다는 약속을 받은 바 있습니다. 그런데 시공사인 신동아 건설이 워크아웃 되어 법정관리에 있는 상태라 이제 언제 받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입.대가 만든 '신동아 학마을 도서관' 개관식

여수시에서 작은 도서관 사업으로 6천만원을 지원받아 새롭게 리모델링된 신동아 학마을 도서관 내부 모습
 여수시에서 작은 도서관 사업으로 6천만원을 지원받아 새롭게 리모델링된 신동아 학마을 도서관 내부 모습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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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입.대에서 첫번째로 생각했던 부분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실시중인 '작은도서관 조성사업'을 지원받기 위해 두 차례(2009/2010년) 시도를 했습니다. 하지만 2008년 이후 준공 받은 아파트는 지원 대상에 해당되지 않아 그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그래서 당시 대표회장(현 쌍봉동 시의원 김종길)을 주축으로 2008년부터 실시한 여수시의 작은도서관 사업에 매달려 4000만원(2009)과 2000만원(2010년)의 사업비를 확보해 마침내 도서관 리모델링을 완료했습니다.

어제(5일)는 주민들의 숙원 사업인 도서관 개관식이 열렸습니다. 주민들의 공모를 통해 선정된 도서관 이름은 '신동아 학마을 도서관'입니다.

도서관 추진위원회에서 도서관 이름 공모 대상을 받은 조은예(102/1401)씨가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도서관 추진위원회에서 도서관 이름 공모 대상을 받은 조은예(102/1401)씨가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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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역 학동(鶴洞)의 유래를 찾아보니 학이 배움(學)을 통해 날아가는 형상으로 배움을 갈고 닦아 마침내 승천하는 형상을 의미합니다."

도서관 이름을 지은 조은예(102/1401)씨는 이날 개관식에서 상품과 함께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또한 개관식에는 입.대를 비롯 여수시 관계자와 청년봉사회, 부녀회 등 150여 명의 많은 입주민들이 참석해 현판식을 가졌습니다.

신동아 학마을 도서관은 총 74평 규모에 남녀 27석씩 총 54석을 갖췄고 신청자는 월 5만원의 이용료를 지불하는데 벌써부터 매진이 되었습니다.

신동아 학마을 도서관 개관식을 가진후 다과회를 가지고 있는 입주민의 모습
 신동아 학마을 도서관 개관식을 가진후 다과회를 가지고 있는 입주민의 모습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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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개관식을 지켜본 주민들에게 첫 소감을 물었습니다

"얘들이 언제 도서실 개관을 하냐며 많이 기다려 왔어요, 바로 코앞에 사니까 좋고 향후 얘들이랑 많이 이용할 것 같아요." (101/1805호 노현자)

"도서관에 책이 아직 덜 들어 왔지만 이런 환경이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해요." (118/1605호 국선화)

"도서관이 깔끔해서 좋구 앞으로 기대가 많이 돼요." (수빈이 엄마)
"얘들이 셋인데 주말에 자주 이용하고 싶어요." (승헌이 엄마)

"밖에는 9만원인데 독립된 구조로 되어 있잖아요, 이용을 해봐야 알겠지만 싸다는 느낌이 안 들어요." (이름 안 밝힘)

도서관 개관식 현판식을 가진후 시 관계자 및 주민대표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우측 첫번째가 김종길 시의원)
 도서관 개관식 현판식을 가진후 시 관계자 및 주민대표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우측 첫번째가 김종길 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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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여수시는 생활환경 밀착형 서비스로 2008년부터 '작은도서관 사업'이 진행되어 신동아 학마을 도서관은 18번째로 개관을 했습니다. 여수교육문화사업단 신동선 도서관장은 "이 사업은 여수시에서 작은 도서관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으로 신동아 아파트에 6천만원을 지원해 내부 리모델링과 도서 및 집기류 구입을 위해 예산이 지원되었다, 향후 연차적으로 추진해 한 군데당 4천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다"고 밝혔습니다.

덧붙이는 글 | 전라도뉴스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신동아 학마을 도서관, #입주자대표회의, #작은도서관, #신동아파밀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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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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