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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가축 매몰 현장에 설치된 가스관을 통해 사체에서 나온 가축의 피와 생석회가 흘러넘치고 있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보였다. 또 매몰지 옆 수로를 통해 사체에서 나온 피가 흐르고 있는 모습이 보였고, 악취는 정말로 지독했다. 매몰 현장 앞에는 엄청난 양의 소독약품과 석회 등이 널려있어 2차 오염도 우려되었다."

12곳의 구제역 가축 매몰지가 있는 경남 김해 주촌면 일대를 조사했던 경남환경운동연합이 이같이 지적했다. 지난 1~2일 사이 주촌면 일대 조사를 벌인 이 단체는 4일 조사보고서를 통해 "다시 사람이 살 수 있는 마을로 만들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4일 경남환경운동연합은 김해시 주촌면 일대 구제역 가축 매몰지 실태조사 보고서를 냈다. 사진은 매몰현장에 설치된 가스관을 통해 사체에서 나온 가축의 피와 생석회의 모습.
 4일 경남환경운동연합은 김해시 주촌면 일대 구제역 가축 매몰지 실태조사 보고서를 냈다. 사진은 매몰현장에 설치된 가스관을 통해 사체에서 나온 가축의 피와 생석회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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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경북·경기지역보다 뒤에 구제역이 발생한 지역으로, 사전 준비가 되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 지역이다. 그런데 현장 조사를 벌인 환경단체는 "다른 어느 곳보다 심각하다고 할 만큼 우려되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이곳에서는 이미 침출수가 흘러 나오고 있었으며, 악취도 심각하다는 것. 경남환경연합은 "심지어 가스관과 유공관으로 침출수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흘러내리지 않은 유공관 속에는 시뻘건 핏물이 고여 흘러내리기 직전이었다"며 "침출수로 인해 인근의 농수로, 하천, 계곡이 이미 엉망이 되어 있었고, 악취가 가득했다"고 설명했다.

매몰지 위치 선정부터 잘못되었다다는 지적을 했다. 이 단체는 "매몰지 위치는 인가, 수원지, 하천과 적절하게 이격저리를 두도록 되어 있다"며 "하지만 주촌면에 조성된 매몰지는 이런 규정이 그저 문구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경남환경연합은 "아예 저수지를 매몰지로 사용한 곳도 있었고, 주택 뒤에 매몰지를 조성하여 침출수가 집 마당으로 유입되도록 배수로를 만든 곳도 있었다"면서 "마을을 관통하는 하천과 불과 10m 남짓 떨어진 곳에 조성된 곳도 있고, 많은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일하는 공장과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매몰지를 조성한 곳도 있었다"고 밝혔다.

4일 경남환경운동연합은 김해시 주촌면 일대 구제역 가축 매몰지 실태조사 보고서를 냈다. 사진은 매몰지 옆 수로를 통해 사체에서 나온 피가 흐르고 있는 모습.
 4일 경남환경운동연합은 김해시 주촌면 일대 구제역 가축 매몰지 실태조사 보고서를 냈다. 사진은 매몰지 옆 수로를 통해 사체에서 나온 피가 흐르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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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관리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 단체는 "가스관과 침출수를 모으는 유공관이 매몰지 지반 침하로 인해 기울어져 있기 일쑤였고, 역시 지반 침하 때문에 매몰지를 덮은 비닐이 찢기고 표층이 갈라져 우수가 스며들기에 충분해 보였다"면서 "조성된 매몰지를 두고 사후관리를 하는지 안 하는지를 따지는 것조차 무의미한 현장이었다"고 지적했다.

주촌면 주민들의 상수원은 지하수인데, 환경단체는 매몰지 침출수가 식수 오염을 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단체는 "매몰지 상태가 이러하니 침출수 관리도 역시나 불가능한 지경이다"며 "설상가상으로 주촌면 일대는 물줄기가 한 곳으로 모여드는 지형을 갖고 있고, 지질상태도 물 빠짐이 잘 되는 자갈과 모래로 구성되어 있어 매몰지의 침출수로 인한 급속한 지하수 오염이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밝혔다.

경남환경연합은 "주민들의 지하수 이용을 중단시키고 신속하게 식수대책을 강구할 것"과 "민관 합동으로 매몰지 실태조사와 대책수립을 할 것", "사후 환경관리가 불가능한 매몰지는 수거 후 재처리할 것" 등을 요구했다.

김해 한 구제역 가축 매몰지 현장으로, 엄청난 양의 소독약품과 석회 등이 널려 있다.
 김해 한 구제역 가축 매몰지 현장으로, 엄청난 양의 소독약품과 석회 등이 널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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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구제역, #매몰지, #경남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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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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