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단지 안에 고압 송전탑이 서있는 인천시 부평구 십정동 목화연립. 송전탑 아래 연립주택 입주자들은 송전탑 인근 옹벽이 붕괴될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재건축을 하기 위해서는 송전탑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하는 상황이다.
 단지 안에 고압 송전탑이 서있는 인천시 부평구 십정동 목화연립. 송전탑 아래 연립주택 입주자들은 송전탑 인근 옹벽이 붕괴될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재건축을 하기 위해서는 송전탑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하는 상황이다.
ⓒ 한만송

관련사진보기


수년째 해결되지 않고 있는 인천 부평구 십정동 고압(354킬로볼트) 송전선로 이설 문제와 관련해 목화연립재건축조합이 송전선로 이설 공사를 3월에 추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해 당사자들이 '송전선로 지중화 추진협의회'를 구성키로 해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인천시, 부평구, 한국전력 관계자와 십정동 뜨란채·한국 아파트 주민 등은 지난달 17일 인천시청에서 송전선로 문제 해결을 위한 간담회를 열어 '지중화추진협의회'를 구성키로 했다. 지중화추진협의회에는 시와 구, 한전, 동암 신동아아파트를 비롯한 인근 아파트 단지 주민, 목화연립재건축조합과 백운2구역 재개발 조합 등이 참석키로 했다.

하지만 지난 2일 부평아트센터에서 부평구와 동보, 한국, 뜨란채 아파트 주민들, 백운2구역 재개발조합, 목화연립재건축조합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중화추진협의회 준비모임을 열었지만 이렇다 할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다만 송전선로 이설을 반대해온 주민들은 시와 구, 한전과 주민 등이 공동으로 지중화 전제 협약서를 작성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부평구는 지난해 12월 31일자로 십정동 목화연립주택 단지 위를 지나는 고압 송전선로를 백운초등학교를 포함한 인근 주거지역 옆으로 이설하는 공사를 인가했다. 이설 공사는 한전이 맡는다. 목화연립재건축조합 측은 2일 열린 준비모임에서 "3월 15일부터 송전선로 이설 준비 작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지중화추진협의회에서 이렇다 할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상황에서 송전선로 이설 공사가 착공될 경우, 송전선로 이설을 반대해온 주민들이 다시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 부평구 십정동 주민 100여명은 부평도서관 인근에 설치된 송전탑에 올라 송전선로 이설을 반대하며 농성하고 있다.<부평신문 자료사진>
 2009년 부평구 십정동 주민 100여명은 부평도서관 인근에 설치된 송전탑에 올라 송전선로 이설을 반대하며 농성하고 있다.<부평신문 자료사진>
ⓒ 한만송

관련사진보기


'십정동 고압송전탑 이설반대 및 지중화실천위원회'는 수년 전부터 고압 송전선로로 인해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설을 반대해왔다. 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2009년에 '이설 공사기간이 만료된 뒤 송전선로 지중화 방안이 논의되던 중에 이설 공사 인가가 다시 났다'며 부평도서관 근처 송전탑 앞에서 장기간 농성하기도 했다. 송전선로 이설을 둘러싼 갈등은 2005년부터 시작됐고, 반대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이설 공사 인가와 유보가 반복돼왔다.

'지중화추진협의회'를 통해 모든 이해 당사자들이 지중화에 동의하고 있으나, 지중화 예산이 확보되지 않고 있는데다 지중화는 수년에 걸쳐서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목화연립재건축조합은 송전탑 등의 붕괴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이설 공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이번에는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목화연립재건축조합 관계자는 2일 기자와 한 전화 인터뷰를 통해 "붕괴 위험이 있는 송전탑을 언제까지 지고 있을 수 없지 않냐, 재건축 사업도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반대 주민들이 공사 금지 가처분 신청 등을 냈지만 모두 패소했다, 협상하면서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 한전에서 휴전이 잡히면 공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반대 측에서) 법원 판결문도 공개하지 않고 주민들을 선동하는데, 선량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인천지방법원 제15민사부는 2009년 12월 십정동 주민 최아무개씨 등 99명이 목화연립재건축조합과 한전을 상대로 낸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반면에 목화연립재건축조합이 송전선로 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을 상대로 낸 '공사 방해 및 접근 금지 가처분' 신청은 인용했다. 당시 재판부는 공사 현장 출입 및 방해 시 1회당 1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하기도 했다.

부평구 관계공무원은 "한전을 테이블로 끌어내 (지중화) 의지 표현을 받아내는 과정이다, 한전도 구의 노력에 부응해 주고 있다, 조만간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십정동 고압 송전선로는 인천 서구 가좌변전소에서 광명시와 시화공단, 수도권 일부 지역으로 연결돼 전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고압 송전선로#십정동#목화연립#지중화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