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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연극은 왜 볼까. 인생이 연극이란 말이 있듯이 이상하게 연극을 보고나면 배우들 못지 않게 관객도 허탈하고 고독해진다. 그래서 인생을 연극이라고 하는 것일까. 종종 비루하기 그지 없는 일상을 내팽개치고 아무 망설임 없이 부산 광복동 소재 조이너스 건물 6층에 있는 연극천국, 소극장 <실천무대>를 찾는다.
 
이 소극장 <실천무대>는 관객들의 연극이 내린 뒤의 쓸쓸함을 너무나 잘 이해하는 있는 듯 책을 볼 수 있고 차도 마실 수 있는 공간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갖가지 연극포스터며 소품들, 그리고 창가에 놓인 숱한 문학서적과 연극서적들이 광복동 주변에 숱하게 널린 까페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소극장 <실천무대>는 25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소극장 <실천무대>는 부산 연극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극단 <새벽>과 함께 존재해 왔다. 그러니까 소극장 <두레마당,1985~91)의 폐관 이후, 3년간 노력 끝에 2000여명의 노동자, 시민의 후원으로 1994년 11월 개관됐다.
 
이렇게 어렵게 마련된 소극장 <실천무대>는 IMF를 맞아 건물주의 부도로 인해 보증금을 되찾지 못한 채 2000년 서면 복개도로, 2003년에는 명륜동으로 여러 차례나 보따리를 사고 풀고 해야했다. 그러나 새벽 극단의 대표 이성민 연출가 외 소극장 실천무대 사람들은, 이런 현실적인 난관을 극복하고 부산의 소극장 운동과 진보적인 예술활동, 나아가 대안문화형성의 장으로서 노력해 왔다.
 
2006년부터 현재까지 광복동에 자리하게 된 소극장 <실천무대>는 진보적 문예운동, 대안문화운동의 거점으로, 문예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상업주의 문화예술에 대한 대안적, 진보적인 연극, 영화, 음악, 문화포럼, 예술교육프로그램 등이 진행되고 운영되는 쌍방향의 소통과 나눔의 공간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비로소 안가(安家)를 마련케 된 소극장 <실천무대>에서 오는 3월 8일(화)에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극창작연구네트워크의 '현과 율 사이'의 <집, 침대 그리고 여자>가 무대 위에 올려진다. 
 
'현과 율 사이'의 <집, 침대, 여자>의 연극 공연 관람은 무료(선착순)이다. 이 작품은 이탈리아의 진보적 연극인 '다리오 포'가 그의 부인 '프랑카 라메'와 공동집필했다. 이들 부부의 작품은 여성과 여성들이 겪는 성생활을 소재로 사회구조 속, 남성과의 관계 속에 놓인 여성의 절박한 상황에 대한 작가의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릴레이 형식으로 진행되는 세대별 여성들의 이야기는 관객에게 웃음과 눈물과 함께 화두를 던질 것이다.
 
이날 세 작품이 무대에 올려질 예정이다. 첫째 작품은<잠에서 깨어나기>. 이 작품의 대략 줄거리는 이렇다. 공장에서 손가락이 잘려나가는 악몽을 꾸다 깨어난 30대 여성이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바라본 시계는 여섯시 반을 가리키고 있다.
 
그녀가  황급히 일어나서 출근 전 미션은 7시까지 보육원에 아기를 데려다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엄마, 아내, 노동자인 한 여성이 고군분투하는 아침의 반복되는 일상을 보여준다.
 
두번째 작품은 <엄마는 마약 중독자>의 줄거리는 자신을 잡아가기 위해 따라오는 경찰을 피해 교회로 들어 간 50대 여성이 급히 고해실로 숨어 든 그녀는 졸고 있던 신부를 깨워 고해성사를 시작한다.
 
"현모양처의 귀감이 되어 보려고 너무 애쓴 탓에 마약중독자가 되었다."는 그녀의 쇼킹한 고백과 함께 엄마와 아내의 의무를 벗고 이제야 자유로울 수 있는 고귀한 길을 찾았다는 한 여성의 결코 평범하지 않는 삶의 이야기를 풀어낼 예정이다.
 
세번째 작품은 <메디아>. 이 작품은 그리스 비극 작가, '에우리피데스'의 고전 <메디아>'를 간략하게 관객들에게 소개하면서 연극의 막이 올려질 계획.
 

극창작네트워크, '현과 율 사이'는 공연상품 제작을 목적하는 프로젝트 작품팀으로 모이고 흩어지는 연극인들. 현재 대다수의 작품이 취하고 있는 이러한 방식 속에 수많은 연극인들은 '공연을 위해 쓰이는(필요에 의해 사용되어지는) 인력'이라는 위치에 놓인다. 그렇기에 자연히 '공연', 공연에 필요한 '기술적 요소' 이 외에 연극인에게 필요한 일상적인 과정(연구 및 훈련, 인문사회학적 소양)은 개인의 몫으로 놓이거나, 연극인들 스스로가 그리 중요하지 않게 여기고 있는 것이 현실.
 
해서 이들은 한국연극계에 사라지고 있는 '창작 동인성'을 회복하는 대안이 되고자 한다. '어떤 연극인이 되고자 하는가?'라는 고민을 채워가는 노력으로, '어떤 연극, 어떤 연극인들과 만나고 싶은가?'를 묻는 관객들과의 소통역할을 희망하는, 그야말로 '연극 천국'를 꿈꾸는 연극인들의 좋은 모임이라 하겠다.
 
소극장 <실천무대> 역사

1984년 5월 문예운동 실천을 위한 소모임 '두레마당' 결성, 7월      극단 '두레' 창단(7월 1일)1985년  1월  소극장 '두레마당' 개관(부산 서면),10월 소극장 '두레마당' 이전개관(자갈치 신천지백화점 2층)본격적인 소극장 운동 시작, 1988년 10월 극단 '두레'를 극단 '새벽'으로 명칭 변경. '두레마당' 이전 개관 (부산 양정), 1989년 12월      양정 '두레마당'을 부산민족문화협의회 단체공동운영체계로 전환, (이후 '신명천지'로 공간이름 변경, '두레마당'은 극단새벽 전용공간으로 역할조정),1990년   3월 '두레마당' 이전 개관(부산 대연동),1991년 10월 소극장 '두레마당' 잠정 폐관 이후 극장 건립을 위한 3개년 계획 추진,1994년 11월  소극장 '실천무대'(부산 부전동) 개관(11월 10일) 2001년   7월      '실천무대' 이전 개관 (부산 부전동 복개도로),2003년  4월 '실천무대' 이전 개관 (부산 동래구 명륜동)

2006년  2월'실천무대' 이전 개관 (부산 중구 광복동)2011년 2월 현재까지 동 소재지에 존재.

덧붙이는 글 | 소극장 실천무대는 부산광역시 중구 광복로 2가 2-97번지 조이너스 건물 6층.
공연 문의 전화 051)245-5919, 010-2581-6674. 이메일 saebyeok@hanmail.net.
'현과 율 사이'의 <집, 침대 그리고 여자>는 선착순 70명에 한하여 무료이다.


태그:#실천무대, #이성민 연출가, #극단 새벽, #연극, #연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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