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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보고관 "MB정부, 표현의 자유 위축"…<한겨레><경향>만 보도

 

지난해 5월 한국을 방문했던 프랭크 라뤼 유엔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이 '이명박 정부 출범 후 표현의 자유가 위축됐다'는 보고서를 유엔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라뤼 보고관은 '모든 인권과 발전권을 포함한 시민·정치·경제·문화적 권리의 증진과 보호: 한국 실태조사'라는 보고서 초안을 우리 정부에 전달했다.

 

보고서는 "지난 수십년에 걸쳐 이룩한 성과에도 불구, 한국에서의 표현의 자유 영역은 2008년 촛불시위 이후 줄어들고 있다"며, 주된 이유로 "정부의 입장과 일치하지 않는 견해를 표현하는 개인에 대한 사법처리와 박해 사례가 점차 늘어나는데 있다"고 꼽았다. 아울러 "명예훼손과 인터넷상 의사와 표현의 자유, 선거전 의사·표현의 자유, 집회의 자유, 국가안보를 이유로 하는 의사․표현의 자유권 등 8개 분야에서 우려를 표시하거나 개선을 권고"했다. 이 보고서는 우리 정부의 반론을 검토한 뒤 확정되어 6월 유엔에 제출될 예정이다.

 

지난해 라뤼 보고관이 방한했을 때 국가정보원은 미행·사찰 등으로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정부가 이번 보고서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17일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은 라뤼 보고관의 보고서 내용을 전했다. 특히 한겨레신문은 사설을 통해 "이 정권의 인권에 대한 편견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2008년 촛불집회 이후 한국 표현의 자유 위축">(경향, 2면)

 

경향신문은 2면 <"2008년 촛불집회 이후 한국 표현의 자유 위축">을 통해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의사표현의 자유가 위축됐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오는 6월 유엔에 제출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기사는 라뤼 보고관이 "다수의 명예훼손 민·형사 소송이 정부를 비판하는 개인을 처벌하기 위해 사용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으며,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의해 불투명하고 자의적인 절차를 통해 온라인 콘텐츠가 과도하게 규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또 현 정부 집권 후 "언론사 대표가 대통령 측근으로 교체된 점", 여당 단독으로 통과된 신문법이 "언론매체의 다양성과 다원성 원칙에 위배되고 재벌기업과 신문사주, 외국자본이 방송부분에 진입하는 발판이 될 것", "공무원들이 노조 가입을 이유로 불이익을 받은 데 대한 문제점" 등을 라뤼 보고관이 우려했다고 전했다.

 

<유엔 보고서 "한국, 표현의 자유 후퇴">(한겨레, 1면)

<"정부비판 처벌에 악용된 명예훼손죄 형법서 빼야">(한겨레, 6면)

<국제사회에서 공인된 '이명박 정권 인권퇴행'>(한겨레, 사설)

 

한겨레신문은 1면에 <유엔 보고서 "한국, 표현의 자유 후퇴">를 실었다. 기사는 라뤼 보고관이 작성한 보고서가 "국제사회가 한국의 인권 상황을 판단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한편, "유엔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 보고관이 국내 인권 상황과 관련해 정부에 보고서를 전달하고 개선을 권고하는 것은 1995년 방한한 아비드 후사인 특별보고관의 보고서 이후 16년 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 비정부기구(NGO)나 개별 국가의 보고서와 달리 유엔 보고서의 신뢰도와 파급력은 매우 크다"는 한 인권단체 관계자의 말을 덧붙였다.

 

6면 <"정부비판 처벌에 악용된 명예훼손죄 형법서 빼야">는 라뤼 보고관의 보고서가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터넷 보급률을 자랑하는 한국에서 의사표현의 제약과 집회의 자유 위축, 국가인권위원회의 위상 저하 등 표현의 자유가 총체적으로 후퇴하고 있음을 짚으며, 표현의 자유를 옥죄는 처벌과 기소의 남발"을 지적했다고 전했다.

 

기사는 라뤼 보고관이 "명예훼손죄를 적용한 다수의 형사소송이 정부를 비판하는 개인을 처벌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형사상 명예훼손죄를 형법에서 삭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고 전했다. 이어 "나중에 무죄 판결을 받더라도, 기소를 당하는 것만으로도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기 때문에 형법의 명예훼손죄는 삭제되는 게 마땅하다는 취지"라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유제성 사무차장의 말을 덧붙였다.

 

기사는 라뤼 보고관이 "방통심의위의 폐지를 권고"했다면서, "대통령 임명 위원으로 구성되는 방통심의위가 온라인상의 정부 비판 내용을 삭제하는 사실상의 '검열기구'로 기능할 우려가 있고, 이를 막을 안전장치도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입만 열면 선진한국을 외치는 이명박 정부가 유엔 인권이사국임에도 국제인권사회에서 큰 망신을 당했다"는 김형완 전 인권위 정책과장의 말을 전했다.

 

사설 <국제사회에서 공인된 '이명박 정권 인권퇴행'>에서는 최종보고서가 "우리 정부의 반론을 검토한 뒤 확정될 예정이지만, 그 주조는 달라지지 않을 게 확실"하다며, 그 내용이 "실제 인권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사설은 "이것이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동시에 달성한 나라라는 국제사회의 평가에 힘입어 유엔 사무총장까지 배출한 나라의 모습일 수는 없다"고 안타까워하며, "정부 스스로 인권이란 보편적 가치를 무시하고 국격을 떨어뜨리면서 말로만 선진화를 외친다고 선진국이 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제라도 보고관의 권고를 받아들여 그동안의 잘못을 바로잡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사설은 "이 정권의 인권에 대한 편견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면서, "라뤼 보고관의 말처럼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표현할 권리를 전면적으로 보장하는 것이야말로 이 나라의 민주적 기반을 공고히 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언련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태그:#민언련, #UN, #인권, #이명박, #표현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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