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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8일 오전 10시, 인천시청 앞마당에서 열린 전국건설노동조합 인천건설기계지부의 기자회견 모습
2월 8일 오전 10시, 인천시청 앞마당에서 열린 전국건설노동조합 인천건설기계지부의 기자회견 모습 ⓒ 이정민

"인천시에서 주관하는 관급공사임에도 원청인 대기업 건설회사 외에 하청격인 협력업체가 모두 어음으로 대금을 지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처음 계약하는 조건부터 현금지급을 명시했더라면, 굴삭기 노동자들의 처지가 이렇게 어렵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열악한 환경을 만든 임금체불과 어음부도를 막기 위해 시는 전담기구를 별도로 편성해 지속적인 관리를 해나가야 한다."

김종근 전국건설노동조합(이하 건설노조) 인천건설기계지부장은 '굴삭기 노동자 생존권 대책을 위한 전국동시다발 기자회견'에서 건설현장의 임대차계약서 법제화와 공공 공사에서 표준임대차계약서를 의무화해 노동조건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야한다고 주장했다.

건설노조는 정부종합청사와 전국 8개 광역시·도청 앞에서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열어 굴삭기 노동자 실태를 폭로하고, 건설기계 수급조절·임금체불 대책 등의 8대 요구안을 발표했다. 이에 인천건설기계지부 굴삭기지회도 2월 8일 오전 10시부터 인천시청 앞마당에서 조합원 등 관계자 3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인천건설기계지부 굴삭기지회는 기자회견에서 건설노조가 2010년 9월 1일부터 11월 7일까지 굴삭기 노동자 9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굴삭기 경력 20년에 부양가족 4명인 노동자가 임대료를 받아 기름값·수리비·보험료·할부금 등을 빼면 순수입이 월 100만 원도 안 됐다. 심지어 일부 노동자들은 일을 할수록 적자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이로 인해 부채가 1억원·신용불량경험자도 30%에 달했다.

또한 이들은 '특수고용직'이라는 신분 때문에 제대로 된 임대차계약서도 없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4대강 공사 등으로 인한 굴삭기 과잉공급으로 현실적으로 공사현장 수요가 어려운 노동자들은 그나마도 일자리를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었다.

건설노조는 이러한 이유로 ▲굴삭기 수급조절 ▲체불과 어음근절 ▲작업시간 단축 ▲임대료 인상 ▲표준임대차계약서 의무 작성 ▲안전사고 시 건설사 책임제 도입 ▲건설기계 불법행위 단속강화(중고매매 대여 금지 등) ▲특수고용 노동자성 인정 등 8대 요구안을 제도화해줄 것을 요구했다.

 인천건설기계노조 조합원의 푯말이 한 번도 제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그들의 심경을 대변해주고 있는 듯 하다.
인천건설기계노조 조합원의 푯말이 한 번도 제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그들의 심경을 대변해주고 있는 듯 하다. ⓒ 이정민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한 조합원은 "명절만 되면 (임금)체불로 인해 고향에 고기 한 덩어리조차 사들고 가지 못해 죽음까지도 생각해 본적이 있다"며 "정부는 건설기계업자들의 관행적인 체불과 어음 근절을 위한 법적·제도적 대책을 마련해 더 이상 노동자들을 법의 사각지대로 내몰지 말아야한다"고 하소연했다.

최명숙 인천건설기계지부 사무국장도 "평균부채 5880만 원, 할부금 월 평균 155만 원, 임대차 계약서 미 작성 46.7%, 어음지급 관행 42.8%, 임금체불 경험 84.1%가 20년 경력 노동자의 현실"이라고 한 뒤 "불법·탈법의 온상이 되고 있는 건설현장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노동자들의 기본적인 생존권만이라도 보장하기 위해 조속한 시일 내에 빠른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 만일 또다시 이런 요구를 무시하거나 미온적인 대책으로 일관할 경우 상경투쟁을 포함한 총력투쟁을 전국 노동자들과 함께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굴삭기 노동자#인천건설기계노조#전국건설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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