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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택연
▲ 드림하이 왼쪽 택연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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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드라마 <드림하이>가 손쉽게 타사 경쟁 드라마인 SBS <아테나 : 전쟁의 여신>과 종영된 MBC 드라마 <역전의 여왕>을 시청률 경쟁에서 따돌릴 것이라 예측한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특히 오후 10시경에 하는 월화 드라마임을 감안하면 주 시청자 층이 20대 이상이 많음을 감안하면 더 놀라운 결과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역전의 여왕>이 종영되기 전 지난 1일 방영된 <드림하이> 시청률은 16.7%을 기록한 반면 <역전의 여왕>과 <아테나 : 전쟁의 여신>은 15.3%와 13.6% 기록하며 시청률 경쟁에서 밀렸다. 그리고 지난 7일의 경우 새롭게 시작된 MBC 월화드라마 <짝패>가 10.2%, <아테나 : 전쟁의 여신>은 15.4%, <드림하이>는 17.6%로 역시 시청률 경쟁에서 앞서나갔다.

<드림하이>가 이렇게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은 기본적으로 기획드라마의 틀을 잘 잡은 것이 시청률 경쟁에서 앞서나가는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10대 아이돌스타인 2PM의 택연과 우영, 여기에 티아라의 은정까지 가세하여 확실하게 10대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다 중고등학교 방학 기간에 방영을 잡음으로써 10대 기획드라마의 이점을 충분히 활용한 점 역시 높게 평가할 만하다. 밤 10시에 하는 드라마임에도 타 방송사 시청률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었던 것은 주 시청자들인 중고등학생들이 시청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다는 점 역시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삼촌과 오빠 팬들의 대세라고 불리는 아이유까지 가세하여 20대 이상의 시청자들 역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특히 아이유가 3단 변신을 하여 뚱뚱한 모습에서 날씬한 모습으로 돌아오면서 삼촌과 오빠 팬들의 환호성이 더 크게 들리는 것 같다. 기획드라마가 가지고 있어야 할 적절한 화제성을 계속해서 생산해낼 수 있는 구조를 가져간 것 역시 <드림하이>가 시청률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었던 한 가지 이유다.

하지만 이런 장점에도 10대 아이돌스타들이 보여준 연기 자체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동시간대 1위의 시청률임에도 10대 아이돌스타들의 연기력에 대해서 볼 맨 소리가 나온 것은 기획드라마의 한계처럼 보이는 것 역시 사실이다. 전문 연기자가 아닌 아마추어 연기자의 모습을 드라마에서 자주 노출하고 있다. 분명히 <드림하이>가 이런 약점이 있음에도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것은 위에 요소 말고도 다른 장점들이 있단 의미가 된다.

엄기준과 이윤진 등 10대 아이돌스타들의 부족한 부분 확실히 매워주다

이윤지
▲ 드림하이 이윤지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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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하이>는 10대 아이돌스타들이 주가 되는 드라마임에도 이들의 부족한 부분을 확실히 채워줄 수 있는 연기자들을 배치하고 있다. 특히 엄기준과 이윤진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상당히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두 사람은 이미 충분한 연기력을 검증 받은 배우들답게 이 작품에서도 균형과 조화를 가져다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인물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극에 재미를 충분히 더해주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강오혁 역의 엄기준은 부드럽고 착한 선생님 역할을 드라마에서 맡고 있다. 그는 재능이 없는 학생들에게도 기회를 제공하고 그들이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마음 따뜻한 선생님이다. 승자가 독식하는 세계가 아니라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패자들도 충분히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앞으로 나갈 수 있도록 격려하고 도와주는 인물이다. 그래서 드라마에서 가짜 쇼케이스까지 연다.

이와 반대로 이윤지는 차갑고 도도한 시경진 역을 맡았다. 그녀는 이전 드라마에서 새침하고 활발한, 그리고 착한 역할을 대부분 맡았다면, <드림하이>에서는 차갑고 시니컬한 기린예고 교사로서 자신의 연기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다. 그녀가 맡은 시경진은 재능이 없는 아이들에게 격려를 하기보다, 빨리 현실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 더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유는 자신의 재능을 능가하는 꿈을 꾸다가 큰 상처를 학생들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그녀는 그 누구보다도 냉혹하게 학생들을 평가하고 가감 없이 이야기한다.

엄기준과 이윤지는 아이돌스타들이 10대들의 이목을 끄는데 성공했다면, 그들이 부족한 연기 부분을 매워주는 역할을 독특히 해내고 있다. 두 사람이 보여준 연기가 중심을 잡아주면서 아이돌스타들의 낯선 연기가 너무 도드라지게 브라운관을 통해서 보이지 않도록 하고 있는 것. 이뿐만 아니라 사채업자역의 안길강, 예술부장 역의 이병준 역시 드라마에서 감초 역할을 독특히 하면서 좋은 뒷받침을 해주고 있다.

드라마에서 좋은 연기 보여준 김수현 주목할 만하다

오른쪽 김수현
▲ 드림하이 오른쪽 김수현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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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하이>에서 또 한명 주목할 만 한 젊은 배우가 있다. 바로 송삼동 역을 맡은 김수현이다. SBS드라마 <자이언트>에서 어린 성모 역으로 눈도장을 받았던 김수현은 <드림하이>에서 앞으로 기대되는 젊은 연기자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드라마에 나온 또래 스타들과 비교했을 때 월등한 연기력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수현은 시골소년으로 엄청난 재능을 지니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드라마 초반에 진국(옥택연)과 제이슨(장우영)에게 뒤쳐졌지만 조금씩 자신의 재능을 드러내고 있다. 이렇게 초반에 숨죽였던 인물이 점점 자신의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확실히 각인시키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연기력이 뒷받침을 해주어야 한다. 송삼동이란 인물이 성장해가는 과정을 보면서 시청자들 역시 그의 재능이 꽃피우는 것을 함께 즐겨야만 드라마의 참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31일에 방송된 눈물 연기는 많은 시청자들이 게시판에 글을 남길 정도로 마음을 움직인 연기였다. 혜미를 짝사랑한 삼동이 진국을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감정을 드러내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었다. 이 장면을 통해 그가 기본적인 연기력을 갖추고 있음을 시청자들에게 확실히 인식시켰다. 감정 연기라는 것이 쉽게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드림하이>의 성공은 앞으로 10대 드라마의 한 모델이 될 것 같다. 사실 이런 드라마는 계속해서 나오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주 시청자 층인 10대들이 확실히 TV를 시청할 수 있는 주말이 아닌 평일 월화드라마 편성은 방학기간이 아니었다면 시청률에서 뒤쳐질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절한 기획을 통해서 주 시청자들이 충분히 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는 기간에 방송을 편성했고, 이런 것을 통해 오래 만에 10대 드라마가 시청률 면에서 좋은 성적을 보일 수 있었다.

동시간대에 경쟁했던 타 방송사 드라마들이 출연진이나 홍보 면에서 월등히 앞서나간 것을 생각하면, 앞으로 한정된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획드라마가 어떤 길을 걸어야 할 것인지 그 방향을 제시하는 한 모델이 될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영화리뷰전문사이트 무비조이(http://www.moviejo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드림하이, #이윤지, #엄기준, #무비조이, #MOVIEJ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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