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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25일 기자간담회를 다시 열어 전날 발언에 대해 해명했다.

 

김 원내대표는 전날 간담회에서 "(23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개헌 얘기는 일체 없었다. 거짓말이 아니다"고 말했다가 <조선일보>가 대통령의 개헌 발언을 보도하는 바람에 "기자들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자리에 앉자마자 "변명 같지만 내가 어제 감기가 심해서 컨디션이 안 좋았다. 화장실도 왔다갔다 했고...", "몸이 안 좋아서 사실상 기억이 없는데 내가 어제 강하게 부인했기 때문에 (다시 해명하게 됐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 원내대표는 "기억을 못한 이유를 생각해 보니 대통령이 평소에 하시던 얘기였다", "평소 하시던 얘기를 슬쩍 지나가는 말로 하신 것"이라고 대통령 발언의 의미를 축소했다.

 

김 원내대표는 <조선>에 보도된 일부 발언도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개헌 논의 당에서 제대로 해달라는 MB 발언 사실 아냐"

 

대통령이 "개헌 논의를 당에서 제대로 해달라", "설사 (개헌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진지하게 논의해서 성과를 남겨야 한다"고 말한 부분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전혀 아니다. 기사를 믿을 수 있나? 참석자를 다시 만나 기억을 더듬어 봤는데, 보도 내용을 100% 맞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이 "개헌 논의를 시작하게 되면 단순히 권력구조만이 아니라 기본권 조항이나 여성, 기후변화 등 헌법 조문 전체에 걸쳐 바뀐 세상에 맞는 구조와 내용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 부분은 인정했다.

 

- 앞으로 의총에서는 권력구조만이 아니라 다른 부분의 논의도 열어야 한다는 얘기인가?

"당연하다. 내가 평소에 하던 얘기다. 87년 대통령 직선제와 전두환 정권의 개헌 모두 원포인트 개헌이었다. 국민기본권에 대한 개헌은 1960년 이후 한 번도 없었다. 50년 동안 인터넷도 생기고, 얼마나 문화가 많이 바뀌었나? 헌법학자들도 이 문제에 대해 할 일이 많다는 의견이다."

 

"의총 연기 얘기 전혀 없어... 임태희에 항의했다"

 

그러면서도 김 원내대표는 "(만찬 회동에서) 의총 연기 얘기는 전혀 없었다"고 부인했다. 이 대통령이 여권 수뇌부를 급히 모아놓고 개헌 추진의 구체적인 방향까지 지시했을 것이라는 세간의 관측과는 동떨어진 답변이다.

 

하지만 "개헌 얘기는 전혀 없었다"고 앞뒤가 안 맞는 말을 전날 했기 때문에 그의 이날 발언도 신뢰성이 더 떨어진 상태다.

 

김 원내대표는 "당으로부터 나온 기사는 아니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특정지에만 기사가 나와서 다른 언론사들을 전부 화나게 하면 어떻게 하냐', '청와대가 자꾸 얘기하면 내가 일하기 어렵다'고 항의했다"며 기자들을 다독였다. 자신의 발언이 언론에 보도돼 이미 떠들썩해진 상황에서 대통령이 "앞으로 개헌 얘기는 일체 하지 말라"고 청와대 참모들에게 지시했다는 얘기도 소개했다.

 

"안상수 대표와 김무성 원내대표가 대통령에게 사과했다"는 언론보도에 대해서도 그는 "(정동기 낙마는) 잘못된 일이라고 얘기하고 (감정을) 풀었는데, 마치 사과한 것처럼 기사가 나갔다. 사과라는 표현은 전혀 없었다"고 확인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언론에 노출한 것으로 추측되는 청와대에 서운한 감정을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원내대표는 "지금 하는 말도 어느 정도까지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지적이 나오자 "내 처지가 그리 됐다. 나쁜 놈들 때문에 체면 확 구겼다"고 푸념했다.


태그:#김무성, #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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